지주사 AK홀딩스 대표이사에 제주항공 이석주 사장 발탁
제주항공 신임대표이사 부사장에는 김이배 전 아시아나항공 전략기획본부장 영입

이석주 신임 AK홀딩스 대표이사, 김이배 제주항공 신임 대표이사 (사진=애경그룹)
이석주 신임 AK홀딩스 대표이사, 김이배 제주항공 신임 대표이사 (사진=애경그룹)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생활용품·화학 분야가 주력인 애경그룹이 항공사업 육성을 전면에 내세우며 ‘포스트 코로나 체제’를 가동했다.

애경그룹은 코로나19 사태로 주요 계열사들이 위기를 겪자 통상적인 인사철이 아닌 5월에 그룹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고 그룹의 전면에는 항공사업을 내세웠다.

애경그룹 인사철 아닌 5월 ‘깜짝 인사’ 단행

애경그룹은 지주회사인 AK홀딩스 대표이사에 제주항공 대표이사인 이석주(사진) 사장을 선임하고 제주항공 신임 대표이사에는 외부의 항공업계 재무 전문가를 영입하는 내용을 담은 ‘깜짝’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고 12일 밝혔다. 

애경그룹은 AK홀딩스, 제주항공, 애경산업, 애경화학, 애경유화까지 총 5명의 대표이사와 1명의 CFO를 새로 선임했다.

지주회사인 AK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에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를 앉히고, 제주항공 대표이사에는 아시아나 항공 출신 전문가인 김이배 부사장을 영입했다.

임재영 애경유화 대표이사는 애경산업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이동했으며, 박흥식 애경화학 대표이사는 애경유화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표경원 애경유화 전무는 애경화학 대표이사 전무로 발탁됐다. 김주담 애경화학 상무는 애경유화 CFO로 이동했다.  

애경그룹은 포스트 코로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 같은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면서 동시에 애경그룹 주요 계열사인 제주항공과 애경산업을 중심으로 위기경영체제를 가동한다는 전략이다. 

애경그룹은 AK홀딩스 대표이사 임명에 대해 “그룹과 제주항공 간 공조를 더욱 강화해 현 항공 사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제주항공의 사업 혁신을 이뤄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진=제주항공)
제주항공 여객기 (사진=제주항공)

항공전문가 인사 전면 배치…제주항공 육성 포석?

한편 애경그룹이 제주항공 사령탑에 아시아나항공 출신의 항공전문가 김이배 부사장을 영입하고, 이석주 현 제주항공 대표이사를 AK홀딩스 대표이사에 선임한 것을 두고 애경그룹이 제주항공 육성에 집중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특히 이번 제주항공 신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영입된 김이배 전 아시아나항공 전략기획본부장은 1965년생으로 30여 년간 아시아나항공에서 근무한 ‘재무통’이다. 애경그룹 측은 “제주항공의 위기 극복과 미래 도약을 위한 토대 구축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쇼크로 제주항공이 지난 1분기에만 657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상황에 이스타항공 인수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애경그룹 내 항공사업 정비는 김 부사장이 책임지고, 제주항공 속사정을 잘 아는 이석주 대표이사를 AK홀딩스로 올리며 그룹과 제주항공의 관계가 더 끈끈해질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2007년 출범한 제주항공은 애경그룹 내 매출 비중 25%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애경그룹과 제주항공은 저비용항공사인 이스타항공을 인수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간 ‘빅 3’ 체제로 항공업계의 판을 바꿨다. 

제주항공은 최근 들어서는 김해공항의 취항 비중을 높이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전 국제선 편성 규모는 에어부산을 바짝 위협했다.

사실상 애경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을 그룹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제주항공을 중점적으로 키우려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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