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사과 행보
비박계와 개혁보수
연찬회에서 김종인 비대위 문제 결정
주호영은 비대위 지지파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2019년 초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체제 때 자유한국당의 5.18 망언 소동이 있었고 이것은 총선 폭망으로 드러난 미래통합당의 고질적인 문제 그 자체였다.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새로 당선된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 통합당 내 비박계(박근혜 전 대통령) 인사들이 연일 5.18 행보를 보이고 있다. 

총선 참패 이후 5.18 분위기를 타고 강경 보수와 극우적인 친박계의 목소리가 위축되고 개혁보수가 힘을 받고 있는데 곧 결정될 당권 지도부의 형태에 대해서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18일 광주 동구 민주광장에서 열린 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 원내대표는 16일 입장문을 내고 “(5.18 망언을 일삼은) 개인의 일탈이 마치 당 전체의 생각인양 확대 재생산되고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을 일으키는 일은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된다. 당 일각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고 모욕하는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있었고 아물어가던 상처를 덧나게 했던 일들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고 공식 사과했다.

유승민·장제원 의원 등은 17일 광주 국립묘지를 찾았다. 

여러 채널로 통합당의 반성과 거듭나는 시그널이 부각되고 있는데 곧 의원 연찬회가 예정돼 있다. 21일부터 이틀간 개최될 연찬회에서는 아직 합당되지 않은 미래한국당 당선인 19명을 제외한 통합당 당선인 84명이 모두 참여해서 현안별(소주제) 끝장토론을 벌인다. 외부 명사를 초청하지 않고 통합당 내부 인사들만으로 끝장토론을 하고 결론을 내기로 했다. 물론 연찬회 전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비롯 많은 외부 인사가 국회로 초청을 받아 통합당의 총선 참패 요인에 대해 다양한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

당장 중요한 것은 총선 끝나고 한 달 넘게 결론을 못 내고 있는 김종인 비대위(비상대책위원회) 문제다. 그 다음으로는 △총선 평가 △한국당과의 합당 등인데 일단 주 원내대표는 원래부터 김종인 비대위를 강력하게 밀었고 선택을 받은 만큼 그 방향으로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8일 원내대표 선거를 위한 정견 토론회에서 자체 당내 여론을 파악해본 결과 김종인 비대위론이 다수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김종인 전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격렬하게 반대하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5선) △조경태 최고위원(5선) △조해진 당선인(3선) △김태흠 의원(3선) 등 당권 또는 대권을 노리는 주자들의 목소리가 어떻게 잠재워질지 이게 관건이다.

진 전 교수도 15일 열린 토론회에서 김종인 비대위 하나 받지 못 하고 반발하는 홍 전 대표에 대해 “똥개”라고 비판하는 등 내외부적으로 김종인 비대위론이 힘을 받고 있는 형국이다.

물론 김 전 위원장이 △전권 △최소 1년 임기 등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이를 위해 당헌 부칙(8월31일 안에 새로운 지도부 선출 위한 전당대회 개최)을 개정하는 문제가 쉽지 않다. 상임전국위원회에서 재적위원 45명 중 과반 이상이 김종인 비대위에 힘을 실어줘야 당헌 부칙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인데 이미 한 차례 실패한 바 있다.

김종인 비대위 문제는 연찬회 둘째 날(22일) 끝장토론의 주제로 오르는데 어떤 결론이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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