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구성협상 난항
법사위 분리 카드
박병석 의장 강제 상임위 배분
민주당은 법사위의 법안 저지 기능 폐지 원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원구성협상 국면이 점점 타결되기 보다는 양당의 양보 불가로 최종 결렬되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 177석의 더불어민주당은 법사위(법제사법위원회)와 예결위(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절대 넘겨줄 수 없다는 기세를 유지하고 있고, 끌려갈 수밖에 없는 미래통합당은 법사위를 법제위와 사법위로 분리하는 카드를 제시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목적은 분명하기 때문에 별로 받을 생각이 없다.

민주당은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권을 없애거나, 법사위원장을 자신들이 맡지 않는 이상 절대 합의해주지 않겠다는 심산이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8일 정오까지 상임위원외 배정표를 제출하라고 데드라인을 설정했지만 통합당은 지키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기존 관례대로 원구성협상을 타결하고 →상임위 배정표를 제출하고 →상임위원장 표결을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통합당은 많은 걸 내려놓고 민주당과 원구성협상을 합의하지 않으면 박 의장의 강제 상임위 배정 권한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도 있는 처지다.

7일 회동한 김태년 원내대표, 박병석 국회의장, 주호영 원내대표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7일 박 의장 주재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회동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공개 회동 외에 비공개 만찬 자리에서도 타협을 보지 못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권을 폐지할 수는 없고 그 대신 분리하자고 제안했다.

검찰과 사법부를 전담하는 사법위와, 체계자구심사권을 전담하는 법제위를 나눠서 양당이 하나씩 위원장을 갖자는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일단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고 사실상 통합당이 법제위원장을 갖는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법제위가 됐든 법사위가 됐든 법안을 묶어두는 것 자체를 불능화시키지 않는 이상 민주당은 양보할 생각이 없다.

주 원내대표는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권 필요성을 어필해왔는데 이제는 분리 필요성을 띄우면서 “다른 상임위의 법안 2000여개를 (법사위) 법안심사소위(2소위) 위원 7명이 체계자구 심사를 하는 현행 법사위 체제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8일 아침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법사위를 법제위와 사법위로 나눠 의원 40~50명이 참여하는 법제위에서 법안을 살펴보도록 해야 한다”며 “처음부터 원구성협상은 없었고 원구성 협박만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은 법사위를 무조건 가져가는데 동의하지 않으면 18개 상임위원장을 몽땅 가져가겠다는 위협만 했다”고 반발했다.

특히 주 원내대표는 박 의장의 데드라인에 “상임위 정수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어느 상임위에 몇 명을 내야 하는지 알 수 없어 제출할 수 없다. 상임위 정수 개정을 위한 특위 구성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박 의장이 최초로 열리는 본회의에서 특위 구성을 반드시 제안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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