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의장 취임 축하
문재인 대통령 전화통화
노영민 비서실장 보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대통령에게 권력이 몰려 있는 제왕적 대통령제 하에서 현직 대통령이 국민적 지지를 유지하면서 퇴임하는 경우는 드물다. 임기 말 레임덕으로 여당에서부터 무시를 받거나 퇴임 후에도 주변인 또는 본인이 검찰 수사를 받기도 한다.

비극적인 한국 정치의 속성이 있지만 박병석 국회의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최초로 그런 전통을 깨주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박 의장은 8일 오전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국회 집무실에서 만나 “문 대통령이 앞으로 경제 위기를 잘 돌파하고 퇴임 후 국민의 박수를 받고 떠날 수 있는 최초의 대통령이 되도록 다함께 노력해달라”고 밝혔다. 

이어 “임기 4년 차에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것은 대통령의 탁월한 리더십도 있지만 노 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 등 참모들이 잘 해준 덕분이다. 조금 전 대통령이 전화를 줘서 10여분 통화했다”고 말했다.

노 비서실장은 “대통령이 21대 국회에 거는 기대가 크다”며 문 대통령의 기대감을 전달했다.

노영민 비서실장과 박병석 의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회의장 비서실에 따르면 박 의장은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21대 국회는 과거와 달라야 한다는 국민들의 기대가 크다. 의장으로서 21대 국회가 과거와 달라야 한다는 소명을 갖고 있다. 야당과 최대한 소통하지만 국회법 정신에 따라 국회를 운영할 것”이라며 “우리 국회도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정부와 국회가 공동 주체가 돼서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청와대와 정부도 국회와 많이 소통을 해주시고 야당에게도 힘써서 대화를 해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문 대통령은 “박 의장은 의회주의자로 중재와 소통을 잘 하시는 것으로 유명한 분이다. 국회 개원을 앞두고 초기 진통을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해서 원만하게 출발하길 바란다. 이것이 국민들의 간절한 바람일 것”이라며 “5일에 정식 개원하면 국회에서 개원 연설을 하려고 준비를 했었다. 개원식에서 의장을 만나 뵙고 축하의 말씀을 하고 싶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대통령과 국회의장은 국가 의전서열 1위·2위인데다 통상 여당 소속 의원이 의장으로 선출되기 때문에 당연히 우호적인 관계일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덕담이 오고가는 것은 자연스러운데 박 의장은 통합당과의 협치도 중요하지만 법에 명시된 의사일정을 환기한 만큼 문 대통령의 국정 드라이브에 협조해주는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 

향후 문 대통령은 예산안 제출 이후 시정 연설 등의 목적으로 국회를 방문할 일이 있겠지만 비정기적으로 5부 요인(국회의장·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국무총리·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청와대로 불러 만찬 행사를 열기도 한다. 그때마다 문 대통령이 박 의장과 어떤 메시지를 주고받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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