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안팎의 긴장감 최고조…구속심사에 ‘초비상’
구속되면 또다시 총수 부재 상황…경영 차질 우려
궁지에 몰린 삼성과 검찰의 승부 결과에도 세간의 관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결정 여부에 따라 ‘뉴삼성’ 실현의 추동력과 기업 기상도가 달려 있어 초미의 관심이 높다. 이 부회장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경영권 승계 관련, 8일 구속심사를 받게 되면서 삼성 안팎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이 부회장이 지난달 6일에 선언한 ‘뉴삼성’은 ‘과감한 신사업 도전’ ‘통찰력에 기반한 위기 극복’ ‘미래를 이끌 인재 영입’ 등이 키워드이다.
 
이 부회장은 ‘과감한 신사업 도전’으로 삼성은 시스템반도체 분야 1위 목표와 향후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나설 가능성도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와 관련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통찰력 기반한 위기극복’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미중 갈등 등 대외 악재가 잇따른 가운데 삼성은 공급망 재편·온라인 판매 강화로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와 관련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춘 최고 수준의 경영만이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며 “이것이 제가 갖고 있는 절박한 위기의식”이라고 말했다.

‘미래를 이끌 인재 영입’으로 앞으로 삼성은 인사에서도 성과와 역량을 보유한 인재들을 과감하게 발탁하는 ‘성과주의’ 원칙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이와 관련 “성별과 학벌·국적을 불문하고 훌륭한 인재를 모셔와야 한다”며 “그 인재들이 저보다 중요한 위치에서 사업을 이끌어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의 이와 같은 ‘뉴삼성’ 선언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및 경영권 승계 의혹 관련 구속심사 중에 있어 위기를 맞고 있다. 이 부회장마저 구속되면 또다시 총수 부재 상황을 맞게 돼 각종 사업과 대규모 투자 등 경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일환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은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입장문을 내고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가 적법하게 진행됐으며 합병 성사를 위해 고의적으로 시세 조종을 했다는 검찰 의혹과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이번 구속심사는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뿐 아니라 궁지에 몰린 삼성과 검찰의 승부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외신들은 이 부회장의 구속심사를 놓고 삼성 총수 부재에 우려를 나타내는 분위기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5일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 그룹의 경영자원이 재판 대책으로 할애돼 중장기적인 전략 수립이 지연되는 등의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삼성이 불안정한 반도체 시황과 미·중 무역 분쟁 등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부재는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도 “이 부회장에게 유죄가 선고된다면 대신할 인물이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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