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최근 국회 미디어법 국회통과와 관련하여 7월26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기자회견 전문(全文)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랜 기간 사회적으로 찬반양론이 엇갈려 처리가 미뤄져 왔던 방송법을 비롯한 미디어관련법이 지난 수요일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국민들께서도 뉴스를 통해 접하셨겠지만, 저도 TV를 통해 국회의 통과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고성과 몸싸움의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하루빨리 사회적 앙금이 치유되고, 국회가 다양한 민의를 수렴하는 장으로 제 역할을 찾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이제 더 이상 미디어관련법에 대한 오해가 없었으면 합니다. 이번 법 개정은 지난 80년대 군사정권 시절 만들어진 이후 우리를 얽매어왔던 낡은 칸막이 식 규제에서 벗어났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새로운 방송질서가 시작되고 미디어산업 발전을 위해 앞으로 나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입니다.
 
세계적 권위지인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설을 통해 한국의 미디어관련법 처리는 ‘가치 있는 개혁’이라고 논평했습니다.

미디어 개혁은 미디어 빅뱅으로 이미 시작됐습니다. 통신망의 고도화, 방송통신의 융합, 게임 엔터테인먼트 인터넷과 미디어의 결합, IPTV의 출현 등 기술의 발전이 미디어 산업의 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디어관련법의 개정은 이런 거대한 시대 흐름의 한 부분일 뿐 입니다.

정부는 앞으로 미디어융합의 시너지효과를 높이는데 더욱 속도를 낼 것입니다. 지상파, 케이블TV, 신문, IPTV 등 매체 간 합종연횡과 경쟁을 유도할 것입니다. 사람과 자본이 자유롭게 이동하면 시장이 변화하고 방송산업의 경쟁력이 생길 것입니다.

신규 매체와 기존 매체 간 끊임없는 경쟁을 통해 다양하고 수준 높은 고품격 콘텐츠를 시청자에게 제공함으로써, 방송의 융성기가 시작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혜택은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갈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주는 것은 물론, 자라나는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창의적인 일자리를 만들어 줄 것입니다.
 
미디어관련법 개정은 국회의 몫이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실천하는 것은 정부의 몫입니다. 앞으로 정부는 미디어관련법이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인 미디어산업의 경쟁력 강화, 여론 다양성 보장 등을 최대한 성공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우선, 방송법 시행령 개정을 조속히 추진하겠습니다. 이번에 개정된 방송법에 미디어다양성위원회 구성, 매체합산 영향력 지수의 개발, 시청점유율 제한 등 여론 다양성을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포함된 만큼, 이러한 새로운 제도들이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착실히 준비해 나가겠습니다.

그리고, 이미 여러 차례 밝혔듯이 연내에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을 도입하겠습니다.

종합편성이나 보도전문채널 승인과 관련해 많은 궁금증이 있을 것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겠지만, 가급적 8월 중 구체적 정책 방안을 발표한 후 사업자 승인신청 접수와 심사절차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아직도 방송통신위원회가 특정 신문이나 특정 기업에 방송을 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시장의 현실에 눈을 감고 사실을 왜곡하는 것입니다.

결코, 특정 신문이나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는 없을 것입니다. 어떤 희망자도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해야 사업자로 선정될 것입니다.

종합편성이나 보도전문채널 선정은 방송법(제10조)에 정해진 심사기준에 따라서 위원회에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될 것입니다.
 
이에 덧붙여 저의 소견을 말씀드리면, 새 방송사업자 선정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언론사나 기업의 ‘이름’이나 ‘정치적 성향’이 아니라,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24시간 뉴스’로 보도채널의 새 지평을 연 CNN과 같이 미디어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사업계획과 이를 뒷받침할 자본력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래야 성공적인 미디어 빅뱅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또한 ‘방송으로서의 사회적 책임'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방송 저널리즘은 위기라고 봅니다. 공익성과 객관성을 지키려는 노력보다는 시청률 경쟁에만 몰두하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다큐 프로그램에서 상황 연출을 통해 시청자의 눈을 속이는 일까지도 연이어 일어나고 있습니다.

새로운 방송 사업자는 객관적이며 공정한 보도와 프로그램 제작으로 방송의 공공성과 공익성을 담보해야 합니다. 사업자간 선의의 경쟁을 통해 과거의 제작 관행을 획기적으로 개선, 방송시장의 공정경쟁 환경을 정착시키는 데 일조를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미디어 산업 개편의 궁극적 목표 중 하나가 글로벌 미디어 그룹을 육성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방송 사업자는 독 안에서 별을 헤아리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합니다. 획기적 사업아이디어로 방송시장을 개척하고 글로벌 미디어 기업으로서의 비전을 가진 사업자가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국민 여러분,

이번 미디어관련법 개정으로 우리는 30년 만에 미디어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우리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통신 인프라와 IT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류 콘텐츠만 미디어 산업 육성을 통해 확보된다면 IT 인프라와 효과적으로 접목시켜 미디어 강국으로 가는 여정은 더욱 활기를 띠게 될 것입니다.

정부는 미디어 개혁을 반드시 성공시켜 미디어 강국으로 가는 기틀을 다지겠습니다. 자동차 반도체 신화가 그랬듯이 지금 우리가 뿌린 미디어 산업 육성의 씨앗은 10년, 20년 후 우리의 자식들이 ‘미디어 신화’로 결실을 거둘 것입니다.

또한 정부는 미디어 개혁의 산업적 측면 뿐 아니라, 방송의 공익성과 공공성의 확보라는 놓칠 수 없는 가치를 더욱 소중히 여길 것입니다.

더 이상 소모적인 논란으로 이러한 소중한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제 우리 모두 온 힘을 모아 미디어산업의 세계적 경쟁력을 키우는데 함께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9. 7. 26.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최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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