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당대회
이낙연 견제론
나머지 당권 주자 단일화?
이재명과 박원순 치고 올라와
이낙연도 당권 출마 동기 있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김부겸 전 의원이 대권을 포기하고 당권에 올인하겠다는 마음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故 노무현 대통령처럼 영호남 지역주의 타파라는 상징성과 함께 비문(문재인 대통령) 포지션을 점하고 있는 김 전 의원이 이낙연 대세를 넘어서겠다고 포문을 연 것이다. 

9일 오후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주변 여의도 카페에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4선)과 만나 임기를 채우는 당대표가 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만약 대권 주자가 8월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되면 대권과 당권 분리 규정 때문에 7개월만 수행하고 내려놔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김 전 의원은 대권 포기를 감수하고서라도 당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부겸 전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낙선했지만 여권의 대선 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복수의 관계자발로 이런 대화 내용이 알려졌는데 사실상 김 전 의원이 직접 언급을 하기 전에 언론을 통해 불씨를 키우는 측면이 있다. 2주 전 5월말 이낙연 전 국무총리(5선)가 당권 도전을 공식화할 것이란 보도가 쏟아졌고 김 전 의원 입장에서 어떻게든 초장에 이낙연 대항마로 이미지를 굳힐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우 의원도 당권 출마를 공식화한지 오래다. 

우 의원은 이 전 총리나 김 전 의원에 대해 대권용 발판으로 당대표 지위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 비판하는 스탠스인데 김 전 의원이 대권 포기를 선언함으로써 당권 구도가 좀 더 명확해지고 있다. 다자 구도가 될 수도 있지만 또 다른 당권 도전자인 홍영표 의원(4선)과 우 의원이 이 전 총리 대세론을 견제하기 위해 김 전 의원과 단일화에 나설 역학관계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김 전 의원은 우 의원을 만난 뒤 홍 의원과도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 사실상 이 전 총리에 맞서기 위한 단일화 행보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현재 여권에서의 대권 기상도를 보면 이 전 총리 외에 이재명 경기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치열하게 경쟁을 하고 있는데 30% 초중반을 유지하고 있는 이 전 총리가 타 주자들을 압도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 전 총리가 장기간 넘사벽을 구축한 상태라 박 시장도 일단 이 지사를 정책 아젠다(전국민 고용보험)로 압박하면서 2위권에 진입하려는 모양새다. 

이 지사도 경기 도정 현안을 명쾌하게 해결하는 이미지로 연일 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다. 즉 이 전 총리가 당내 세력 구축과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해서라도 여러 리스크가 있지만 당권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향후 민주당 내에서 대권과 당권이 상호 맞물리는 역학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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