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강의..‘강의 질 낮고 집중력 떨어져’
진학사 캐치, “대학생, 사이버강의 현 등록금의 50% 수준이 적당”
노웅래 의원 “대학 등록금, 감면 환불 필요”

대학가의 등록금 환불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건국대가 처음으로  등록금 환불 입장을 밝혀 타 대학의 도화선이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신현지 기자)
대학가의 등록금 환불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건국대가 처음으로 등록금 환불 입장을 밝혀 타 대학의 도화선이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신현지 기자)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신종 바이러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면서 크고 작은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대학생들에서는 온라인 수업의 질이 낮아 학습권이 훼손되었다며 등록금 일부를 환불해달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실습 과정이 필요한 학과 학생들의 등록금 환불 주장은 등록금 반환소송을 검토에 이르기까지 환불 주장이 뜨겁다.  비싼 등록금을 내고도 실습실 한번 들어가지 못한 채 겨우 교재를 읽는 수준에 그치는 비대면 강의에 학생들이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이에 국민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온라인 강의를 하면서 등록금을 챙기는 게 맞냐’라는 제목 아래 “실험도 안 해. 대학교 강의실도 안 써. 유지비도 안 들어. 대학교 물 전기도 사용 않는데 등록금을 받아 챙기는 대학이 말이 되냐, 당장 환불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서민 지원정책을 펼치길 바란다.”라고 글이 올라와 동의를 구하기도 했다.

(자료=진학사)
(자료=진학사)

이처럼 등록금 환불의 목소리가 잇따르자 처음으로 건국대가 이들의 요구에 2학기 등록금을 감면하는 환불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계에 따르면 건국대는 대학 총학생회와 등록금심의소위원회를 지난 4월부터 8회에 걸쳐 진행한 끝에 등록금 환불 방안을 이번 주 내로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등록금 환불은 서울캠퍼스 학부생 기준으로 1만5,000여명에 달하는 1학기 재학생을 대상으로 2학기 등록금을 일정 부분 감면해주는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하지만 정확한 환불 금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그렇지만 학생들의 등록금 환불 요구에 입장을 밝힌 건국대에 다른 대학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다만, 교육계는 대학 등록금은 학교별로 결정할 사안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학생들의 등록금 환불요구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맞춰  전국 32개 대학 총학생회가 참여하는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도 지난 15일  세종시 교육부 청사 앞에서 등록금 환불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국회의사당까지 5박 6일 간의 릴레이 행진에 나섰다. 따라서 대학과 학생들 간의 첨예한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등록금 환불 요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취업정보사이트 캐치가 대학생 회원 1050명을 대상으로  ‘1학기 사이버강의에 대한 평가’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 따르면  1학기에 진행된 사이버강의에 ‘만족한다’는 답변이 44%(459명)로 절반도 미치지 못했다.  ‘불만족한다’는 31%(329명)였다. 현재 휴학 중이거나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학교를 다니고 있지 않는 학생도 25%(262명)나 됐다.

불만족하는 이유에는 ‘강의의 질이 낮아졌다고 느끼기 때문에’가 45%로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다음은 ‘현장 강의보다 집중력이 떨어져서’가 39%, ‘동기들과 교류할 시간이 적어서’가 16% 순이었다.

실제로 이공계열이나 예체능 계열은 수업이 실습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집에서 사이버 강의로 대체되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케치는 분석했다.

1학기 사이버강의 경험을 바탕으로 2학기도 사이버강의로 진행하게 된다면 적당한 등록금 수준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1050명 가운데 33%가 ‘1학기 등록금의 50%’가 적당하다고 답했다.

이어 ‘1학기 등록금의 70%’가 28%(296명), ‘1학기 등록금의 30%’가 13%(140명), ‘받지 말아야 한다’가 13%(140명), ‘현 수준의 등록금’ 13%(133명) 순이었다.

진학사의 김정현 부장은 “코로나로 인해 1학기 내내 비대면 수업이 이루어져 학습권을 침해당했다는 대학생들의 주장이 있다”며 “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현 수준의 등록금보다 적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10명 중 9명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한편 16일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건국대의 등록금 일부 환불 결정에 대해 "아직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건국대의 결정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대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에 대해 "부분적인 교육 서비스만 제공한다면 당연히 감면 환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총선 기간에 이미 제기되었던 문제이고 교육 당국과 대학이 충분히 대비했어야 할 문제"라며 "대학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학생들의 요구에 공감하고 머리를 맞대면 분명 방법이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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