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 4년차 큰 선거 다 경험
이제는 지상전에 올인
당선자 무조건 내야
미래당에게 구의역 사건
산업재해 막아야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미래당은 2017년 3월 ‘우리 미래’란 이름으로 창당됐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12년 만들어진 ‘청년당’에 뿌리를 두고 있다. 3대 선거(대선·총선·지방선거)를 다 겪어봤다. 그러나 아직 당선자를 배출한 적은 없다. 

우인철 미래당 대변인은 지난 3일 저녁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당사에서 기자와 만나 “이제는 정말 출마자 중심으로 기초의원에 도전하고 지역에서 필요한 의제를 발굴하고 역할을 좀 하면서 지방선거부터 시작하는 출발을 해보자는 이런 쪽으로 하려고 한다”며 “지방선거준비위원회가 조만간 발족할 것 같다. 우리가 2017년 대선 때 후보를 내진 않았지만 큰 사업을 했기 때문에 세 번의 큰 선거를 다 치러봤다”고 밝혔다.

이어 “다 해봤는데 당선자가 안 나왔으니까 이제는 어떻게든 목표를 선출직 당선자를 내는 쪽으로 최대한 전략이나 방향성을 좀 잡고 그 속에서 저희들의 목소리를 내려고 한다”고 공언했다.

우인철 대변인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당선자를 내겠다고 공언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오태양 미래당 공동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서울 광진을에 출마(1574표 1.4%)해서 나름 의미있는 성과를 얻었다. 김소희 미래당 공동대표도 2018년 서울 도봉구의회 선거에 출마(8.22% 3463표)한 바 있다.

우 대변인은 “김소희 대표도 기초의회 선거에 나가 8%를 넘겼고 이번에 오태양 대표는 광진을에 처음 출마해서 첫 인사를 드렸으니 지금 바로 확정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서 시작을 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광진구도 지방선거 전략 지역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치 환경은 거대 양당 중심의 승자독식 선거제도라서 작은 정당들이 살아남기 무척 힘들고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원외정당은 말할 것도 없고 정의당도 마찬가지다. 

우 대변인은 “원외정당들이 다 비슷한 상황인데 두 가지가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가와 나 또는 다까지 후보를 낸다. 1~2등을 그 두 당이 독식하거나 나눠갖는데 3등 싸움이다. 3인 선거구를 노리는 게 첫 번째”라며 “두 번째는 원외정당들끼리 여러 명이 출마하면 안 된다. 미리 정리를 해야 한다. 녹색당 뿐만 아니라 정의당 포함 이러한 당들은 겹치는 순간 표가 나눠지기 때문에 3등하기 힘들어진다. 메이저 정당이 1~2위를 한다고 봐야 하고 3등을 놓고 작은 당들이 겹치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부터 1석 정당(기본소득당+시대전환)과 원외정당들이 어느 지역에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도 미리 파악해야 한다. 

우 대변인은 “(전국 기초의회 선거구 어느 곳이) 3~4인 선거구인지는 다 파악해놨고 2018년에 어떤 당들이 어느 지역에 출마했는지도 다 체크가 된다. 아마 4년 전 상황이 그대로 이어진다고 장담하기 어렵다”며 “(당들끼리) 조만간 조금 협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각 당에서 자기 내부 상황을 파악해서 공식적으로 미리 만나서 얘기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정의당 입장에서도 녹색당, 미래당 다 나오면 3등하기 힘들어지니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정당의 선거운동 전략이라고 하면 ‘공중전’과 ‘지상전’이 있다. 전자는 언론 마케팅을 중심으로 중앙에서 이슈를 어필하는 것이고, 후자는 지역 현장에서 주민들과 스킨십에 중점을 두는 것이다.  

우 대변인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스스로) 광역단체장 서울시장 후보로 나갔을 때도 두 가지 의도가 있었다. 우리가 말하고 싶은 청년 의제를 광역단체장으로 나갔을 때 조금 더 언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고 기초의회에 나가는 분들에게도 당을 알릴 수 있어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나는 (서울시장 선거운동을 할 때) 비례 후보 같은 느낌이 있었다. 너무 큰 선거였고 당의 스피커 역할을 했다”고 회고했다.

2018년에는 우 대변인이 희생을 해서 일종의 공중전을 통해 당을 알리려고 했다는 것이다. 허나 2022년 6월1일 예정된 8회 지방선거에서는 다르다. 

우 대변인은 “광역단체장에 나가려면 역량과 에너지가 많이 든다. 비용도 많이 든다. 당의 역량을 나눠야 한다. 광역과 기초로 나눠야 한다. 일단 좀 더 판단을 해봐야 하는데 일단 (당 차원 전략의) 베이스는 비중을 지역구 기초의원에 두려고 생각하고 있다”며 “(기초단체장의 경우는) 그때 가서 고민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저희가 보기로는 원외정당이 (오 대표의 광진을 출마 선언 때처럼) 그런 정도의 주목을 받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가 지역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언론의 조명없이도 정말 지역에서 착실하게 운동을 하면서 3등을 노리는 것이라서 (공중전보다는 지상전이) 더 베이스가 될 것 같다. 공중전과 언론 마케팅도 있지만 이제는 정말 지역 속으로 들어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우 대변인은 기필코 당선자를 내겠다고 거듭 반복했다.

우 대변인은 “이번에는 무조건 당선이다. 우리가 총선 끝나고 왜 연합정당(2월 말 ‘정치개혁연합’ 참여 등 연합정당 담론을 주도했다가 3월 초중순 ‘시민을위하여’에 합류하지 않음)에 안 들어갔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주변에서 당원들이 들어가서 실질적인 것을 해야 하지 않는가라고 한다. 저희가 어찌보면 다른 것(플랫폼 정당 단일화 및 정치적 도의)을 더 중시했다”며 “그런데 이제 지방선거에서는 정말 당선이다. 우리의 의제와 방식으로 정말 당선자를 만들어야 된다”고 공언했다.
 
이어 “나도 사는 곳이 서울 서초구라서 서초구의원도 가능하지만 연고는 전북 전주라서 내려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우 대변인은 공중전 보다는 지상전에 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5월22일 광주광역시 광산구의 폐자재 고물상 업체에서 20대 청년 김재순씨가 작업 도중 목숨을 잃었다. 2016년 5월28일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를 하다가 숨진 김군, 2018년 12월11일 태안 화력발전소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진 김용균씨 등 끝없이 반복된 산업재해 참사였다. 

우 대변인은 “구의역 사건은 저희가 창당 이전에 일어난 일이다. 구의역 사건은 당직자나 당 활동가들에게 정말 큰 일이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으로서 너무 그 사건이 마음에 걸렸고 아팠다”며 “매년 산업재해 사건들이 되풀이되고 김용균법(위험의 외주화 방지를 위한 산업안전보건법)도 막판에 책임자 처벌에 대한 부분이 많이 약화되고 그러다보니 이번에도 광주 폐자재 고물상인데 압축기와 파쇄기가 다 있다. 거기서 그렇게 또 사고가 났다”고 풀어냈다.

이어 “이런 비극적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 원래 그 기계를 돌릴 때는 다른 한 명이 서 있어야 하는데(2인1조 작업) 그게 안 지켜지니까 또 사고가 났다”며 “작업자가 파쇄기에 빠지면 바로 전원을 끌 수 있어야 하는 것도 있는데 끄고 작업 중인데 거기서 작업하고 있는지 모르고 버튼을 켜버리는 이런 사고가 되게 많다. 이건 수칙이 잘 지켜지고 하면 되는 건데 제도적인 부분이 너무 미비하고 책임자 처벌이 약하니 안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래당 정치인들에게 구의역 사건은 ‘세월호 참사’나 ‘국정농단 촛불집회’와 같은 의미가 있다.

우 대변인은 “우리 미래 창당 직전에 그때 우리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서 국화꽃 한 송이에 500원씩 모금을 했다. 사람들이 계좌이체를 해줬는데 우리가 양재동 화훼 시장에 가서 300송이씩 사와서 갖다놓고 그랬다”며 “시민들이 구의역 추모 공간에서 헌화하고 메시지를 남길 수 있도록 그런 걸 2주 동안 했다”고 말했다.

특히 “약간 트라우마가 있는 것이 당시 사고 현장에 가면 여름이고 더워서 피 냄새가 났다. 국화꽃 들고 갈 때마다 그런 냄새가 계속 올라왔다. 우리 모두가 진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는 깊은 깨달음을 느꼈지만 계속 반복된다”고 피력했다. 

우 대변인이 강조하는 것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또는 기업살인법으로 불리는 책임자 처벌 강화 △정부 차원의 기업 환경 유도 및 고용노동부의 관리감독 책임 강화 등 두 가지다. 

우 대변인은 “영국의 기업살인법을 보면 위험을 만든 주체가 그 위험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게 대원칙이다. 그래서 원하청 가릴 것없이 처벌이 엄하다”며 “또 한 축이 정부의 관리감독이다. 기업에게 모든 책임을 주고 알아서 하라고 할 게 아니라 환경 개선이 일어날 수 있도록 정부가 유도하고 그런 의지를 가진 기업이나 현장에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럽에 프랑스나 이런 데는 기업들이 안전한 작업 환경을 만드는 것에 프라이드를 느끼는 문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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