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대변인 고별사
사회적 약자의 스피커
당명 개정
3기 지도부 선거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1석 정당의 스피커로서 이은혜 민중당 대변인은 2년 반 정도 국회 기자회견장에 드나들었다.

이 대변인은 지난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당사에서 기자와 만나 “민중당 대변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저희가 정론관(현재 소통관)에서 잘 보기 힘든 분들의 목소리를 그곳에 오셔서 낼 수 있게 한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동조합 활동을 하다가 부당하게 해고를 당한 분이나,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부당하게 쫓겨난 분들이나, 농민, 자영업자, 청소년 등 이렇게 언론에 직접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분들이 민중당을 통해 정치권에 작게 나마 울려퍼질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한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은혜 대변인은 1석 정당의 스피커로서 국회 기자회견장을 알차게 사용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민중당은 총선 결과 원외정당이 됐는데 이 대변인은 무엇보다 국회 기자회견장을 활용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이렇게 2년 넘게 하다 보니 나중에 사회부 기자들이 노조 쪽이나 그런 문제가 터졌을 때 나한테 연락이 많이 오더라. 민중당 하면 그렇게 투쟁하거나 사회적 약자들을 잘 알고 곁에 있는 당이라는 인식들이 생기긴 했나 보다. 그럴 때 진심을 다해서 연결을 해드리고 했다”며 “사실 의원 1석이 없어져서 원외정당이 된 것보다 소통관 브리핑 기자회견을 못 하게 됐다는 현실이 가장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의 당을 빌려야 하는 현실이 된 게 안타깝다. 그게 저희가 기획을 해서 언론 전략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렇게 일부러 하려고 했던 게 아니라 힘든 분들이 저희를 찾아오는 것”이라며 “(사회적 약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싶으면 관계가 있든 없든 민중당을 찾아주시는데 저희는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했다. 도움을 드릴 수 있어서 영광이고 다행이었다. 내가 많이 배우기도 했었다”고 회고했다.

5월29일 국회 소통관 단상에 마지막으로 오른 이 대변인은 “민중당이 사명으로 삼은 일들은 국회를 벗어난다고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민중당 대변인으로 3년 가까이 일했다. 언론인들께 더 가까이 다가가고 더 명쾌하게 소통하지 못 한 점 스스로 아쉬움도 남는다. 그래도 참 영광스러운 시간이었다”고 고별 인사를 했다.

이어 “앞으로도 어려운 사람들과 투쟁하는 사람들 곁에서 민중의 마음을 대변하겠다”고 공언했다. 

민중당은 곧 당명이 진보당으로 개정된다. 

이 대변인은 “당명을 진보당으로 바꾸기 위한 투표가 실시(6월16일~20일)될 예정”이라며 “(총선 전에 처음 당명 개정 안건이 올라왔다가 대의원대회에서 부결됐지만) 총선 거치고 진보당 당명을 반대했던 당원들도 계속 각자의 입장으로만 대립하지 말고 진보당이 나쁜 이름도 아니니까 진보당으로 마음을 모으는 과정 중에 있다. 당원들과 전문가들 의견을 듣고 로고, 당색, PI(Party Identity) 다 바뀌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민중당은 전국을 순회하며 당원들과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이 대변인은 “총선 평가는 이상규 상임대표와 김종훈 전 원내대표가 전국을 순회했고 5월 안에 마쳤다”며 “지금 하고 있는 것은 민중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의견을 듣고 지도부 후보로 나선 분들의 공약도 듣는 그런 자리였다. 선거운동 간담회였다”고 설명했다.

민중당 3기 지도부 선거(6월16일~20일)가 예정돼 있는데 △상임대표 1명(김재연) △공동대표 3명(김은진·윤희숙·조용신·김근래) △노동자 민중당 대표 1명(김기완) △농민 민중당 대표 1명(안주용) △청년 민중당 대표 1명(송명숙) △빈민 민중당 대표 1명(이경민) △강원도당위원장 1명(남궁석 후보) △강원도당부위원장 1명(강석현·김주묵·임경신) 등 총 10명을 뽑게 된다.

이 대변인은 “(김재연 후보의) 화두는 과감한 혁신이다. 변화와 혁신을 약속하겠다는 것이 슬로건”이라며 “어쨌든 저희가 총선을 겪고 성적표가 썩 잘 나왔다(지역구 당선자 0명+1.05% 29만5612표)고 할 수 없는 상황이라서 당원들이 다음 지방선거와 대선을 앞두고 있는데 거기서 지금 있는 기초의원들(10명) 이상으로 얻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 걱정이 많으시다”고 밝혔다.

이어 “단순히 지방선거 한 번 잘 치르는 문제가 아니라 진보가 집권할 수 있는 시대로 변화를 만들어내야 하고 포스트 코로나, 포스트 민주당 시대에 진보가 집권할 수 있는 비전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3기 지도부의 역할”이라고 규정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 대변인은 3기 지도부 선거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와 관련 김재연 후보는 △과감한 혁신 △노동 중심 강화 △소통과 단결 △새로운 전망 △젊은 정당 등 5가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김 후보는 4일 당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된 출마의 변을 통해 “민중당과 함께 세상을 바꾸겠다고 마음을 내어주신 우리 당원들 이제 그 힘을 가장 큰 밑천 삼아 수권정당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구체적 전망을 제시해야 할 때”라며 “민중의 마음을 얻기 위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과감한 혁신을 결심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이어 “8년 전 청년 비례대표 후보 경선에 출마하며 당대표단과의 면접 때 30대 당대표가 되고 싶다고 말했던 일이 떠오른다. 20대 초반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를 시작으로 통합진보당의 국회의원을 거쳐 민중당의 지역 정치인으로 뿌리내리기까지 진보정당 20년 역사가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며 “탄압을 이겨내고 고립을 넘어 민중의 요구에 화답할 수 있는 정치인으로 당당히 서기 위해 준비해왔다”고 강조했다.

궁극적으로 김 후보는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민중당은 시대의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며 “뿌리깊은 불평등 구조를 뒤흔들고, 낡은 미국식 시스템을 깨뜨리기 위해 더욱 대담하고 근본적인 발상을 내놓아야 할 때다. 민중은 진취적이고 유능한 진보정당을 기다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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