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잠시 멈춤 ‘군사행동 계획 보류’ 
김정은의 잠시 멈춤 ‘군사행동 계획 보류’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6.24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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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남 확성기 일부 ‘철거’
군사행동 계획 4가지
협상 시간 벌었나
왜 선전전 재개됐나
하노이 노딜과 군비 증강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6월 초부터 본격화된 남북간의 경색 국면이 군사 도발에까지는 이르지 않게 됐다. 전날(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에서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연락사무소가 폭파되기까지 절정에 이르렀던 긴장감이 조금 가라앉게 됐다. 

협상 시간을 번 것일 수도 있고 북한이 남한에 요구조건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재한 가운데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를 열었다고 조선중앙TV가 24일 보도했다. 한 손에 연필을 쥔 김정은 위원장이 손가락으로 숫자를 세며 설명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시켰다. (사진=연합뉴스)

17일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금강산과 개성공단에 연대급 군부대 배치 △비무장지대 군부대 초소 설치 △전선경계근무 수위 1호로 유지 △대남전단 살포 보장 등 4가지 군사행동플랜을 발표한 바 있고 실제 초소나 대남 확성기 방송이 설치됐다.

그런데 24일 북한이 대남 확성기 방송 시설을 재설치 3일만에 일부를 철거했다. 김 위원장의 보류 조치에 따른 것인데 국방부는 이날 북한이 강원도 철원군 평화전망대 전방 북측 지역에 설치해놓은 대남 확성기 방송 시설 10여개를 철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21일 설치해놨던 30여개 중 3분의 1을 철거한 것이다. 

국방부는 추가 철거 계획도 감지되고 있고 이미 제작된 1200만장의 대남전단과 풍선 3000개 역시 날려보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6.25 전쟁 이후 물리적인 전면전을 벌일 수 없었던 남북 군대는 △소규모 군사 도발 △선전전 등을 통해 상호 적대 정치를 이어왔다. 선전전은 상호 전단지를 뿌리고, 확성기 방송을 틀어 체체 우월성을 피력하는 것이다.

그러나 2018년 4월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직접 만나 발표한 판문점선언으로 선전전은 전면 중단됐다. 그러다가 2년 만에 다시 선전전이 재개됐고 연락사무소까지 폭파되는 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중이었다. 

2004년 남측 확성기가 철거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22일 방송된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금 북한이 잔뜩 독이 올라와 있는 상태”라며 “북한이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 크게 실망감을 가졌을 때는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 때다. 거기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한테 영변 핵 시설을 완전히 폐기할테니까 북한 민생과 관련된 제재를 풀어달라고 요구했다”며 “그게 보기 좋게 거절당했다. 그것은 사실 2018년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정부가 북한을 설득한 일종의 중재안”이라고 정리했다.

이어 “영변 핵 시설은 북한의 핵 능력에서 상당한 가치를 차지하는 만큼 이거는 과거처럼 동결이나 불능화 이렇게 단계적으로 나누지 말고 화끈하게 완전히 폐기한다고 하면 제재 완화와 같은 상응조치를 받아낼 수 있다고 설득해서 들어갔던 내용”이라며 “김 위원장으로서는 그 말을 믿고 갔는데 완전히 낭패를 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노이 노딜에 대해 정 대표는 “북한으로서는 엄청난 충격을 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입장에서 하노이 노딜도 굴욕적인데 군사적 압박은 지속되는 것으로 느껴질 수 있는 대목이 있다. 

정 대표는 “김정은 정권이 문재인 정권에 가장 크게 실망하고 배신감을 느꼈던 것은 작년 7월25일(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남북미 정상 회동)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마주했을 때는 평화의 악수를 하고 뒤돌아서서는 외세와 연합훈련을 하고 최신형 엄청난 무기를 도입하고 이런 이상한 이중적인 행태를 중단하기를 바란다고 하는 권원을 보낸 적이 있었다”며 “한미 연합훈련에는 수복지역에 대한 안정화 작전, 유사시 북한 점령훈련이 포함돼 있고 (판문점선언과 9.19 군사합의에서는 단계적 군축을 하겠다고 했지만) 국방부는 5년 동안 290조원이 넘는 국방비를 책정해서 역사상 최대의 군비 증강을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일단 군사행동계획이 보류된 만큼 우리측 외교안보 라인은 어떻게든 북과 접촉해서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상황을 관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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