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안무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기대작

'비욘드 를랙' [사진= 국립현대무용단)
'비욘드 블랙 무용수' [사진= 국립현대무용단)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꾸준히 탐구해온 신창호 안무가의 2020년 신작 ‘비욘드 블랙’이 국립현대무용단의 온라인 무대에 초연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무대에서 초연하는 ‘비욘드 블랙’은 26일(금)에는 국립현대무용단 네이버 TV와 네이버 V Classic 채널에서, 27일(토)에는 국립현대무용단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비욘드 블랙’은 당초 4월 17~19일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봄의 제전’과 함께 공연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된 바 있다. 이후 6월 10~13일 무관중 상태에서 촬영된 이번 공연은 영상 상영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편집되어 온라인 초연을 앞두고 있다.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꾸준히 탐구해온 신창호 안무가는. 이번 작품에서 인공지능의 안무 가능성을 실험해 가시화할 예정이다. 공연에 인공지능이 안무한 움직임이 등장하며, 인공지능이 직접 추는 춤 또한 만나볼 수 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춤추는 인공지능’ 마디(Madi)가 무용수 8명의 움직임 데이터를 학습해 안무를 고안해냈다.

비욘드 블랙, 춤추는 인공지능과 무용수 (사진-국립현대무용단)
비욘드 블랙, 춤추는 인공지능과 무용수 (사진-국립현대무용단)

‘마디(Madi)’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탄생한 춤추는 인공지능이다. 뼈와 뼈가 맞닿는 부분으로서 ‘마디’를 뜻하기도 하고, 인간과 인공지능의 ‘연결’이라는 의미도 함께 담겨 있다.

미디어아트 그룹인 슬릿스코프가 인공지능을 개발했고, 신창호 안무가가 협업했다. ‘마디’의 안무 작업을 위해서는 무용수 8명의 움직임을 데이터화해 학습시키는 과정이 필요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크로마키 앞에서 무용수를 촬영하고, 움직임을 추출해 입력하는 방식이다. 인공지능은 입력된 정보를 점과 선으로 코딩해 단순화하고, 이를 독특한 방식으로 재배열하는 알고리즘을 이용해 안무했다. 

256분 분량을 학습하여 1,000분 가까이 되는 움직임을 만들어냈는데, 학습량이 많아질수록 움직임도 정교해져서 완성도 높은 안무를 ‘비욘드 블랙’에 적용할 수 있었다.

비욘드 블랙 속 ‘마디’의 안무는 무용수들의 몸을 통해 재현되며, LED 패널에 영상이 투사되는 방식을 통해 ‘춤추는 인공지능’의 실체를 직접 만나볼 수도 있다.

한편 ‘비욘드 블랙’ 출연진은 20대의 젊은 무용수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작품은 무용수의 움직임을 데이터에 입력하고, 인공지능의 안무를 익히는 작업이 수반되었기에 특히 창의성과 기술과의 친화성이 요구되는 작업이었다.

이를 위해 유연한 사고로 새로운 기술과의 협업에 적응력이 뛰어난 무용수 8명(김연아, 김준기, 박지희, 장소린, 최예원, 최정홍, 한대교, 함희원)이 선발되었다. 출연 무용수들의 개성 있는 움직임은 4월에 예정되었던 공연이 취소된 후, 국립현대무용단이 기획한 영상 ‘혼자 추는 춤’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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