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보이콧은 언제 푸나
세심한 원내 투쟁 전략
3차 추경 심사에 어떻게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상 결렬을 선택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영향을 미쳤든 당내 강경파가 반대했든 이제는 상임위원장 0개로 원내 투쟁을 이끌어가야 한다. 29일 오전 원구성협상이 최종 결렬된 뒤 민주당은 17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요식행위로써 미래통합당 의원들에 대한 상임위 강제 배분권을 행사했다. 통합당은 바로 사임계를 제출했지만 박 의장은 수리하지 않고 당분간 보류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단 주 원내대표는 이미 지속 중이었던 원내 보이콧을 유지하면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의 고민은 민주당과의 협력 전선 밖에서 어떻게 일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느냐다.민주당은 바로 예결위(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해 3차 추경(추가경정예산)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개별 상임위에서도 추경 심사가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30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주 원내대표는 “보이콧이 길어지진 않을 것이다. 의원들을 상임위에 재배치하기 위한 자체 명단 작성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원내 보이콧을 접고 언제 어떻게 복귀해서 원내 전략을 이어가야 할지 고민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관련해서 통합당은 △의원들로부터 희망 상임위 신청을 받고 있고 △박 의장의 상임위 강제 배분에 대한 헌법재판소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고 △의원총회 등 여러 채널로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 원내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헌재 청구는 자체적으로 상임위 명단을 제출하되 강제 배분 행위에 대한 위법성을 확인받으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

구 자유한국당은 의사일정 거부, 삭발, 단식, 장외투쟁 등 보이콧 정치의 극단적인 모습을 다 보여줬지만 총선에서 국민적 심판을 받았다. 그래서 주 원내대표는 원내 보이콧을 장기화하지 않으면서도 민주당없이 국회 안에서 정책 전문성과 논리로 승부를 봐야 한다.

주 원내대표는 전날 원구성협상 결렬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야당 의원으로서 역할은 포기하지 않겠다. 국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견제하고 비판하는 것을 더 가열차게 하겠다. 상임위에서 최대한 팩트와 정책, 논리와 대안으로 여당을 견제하겠다”고 공언했다.

김 위원장도 일찌감치 ①원내 보이콧 철회 ②민주당과의 교섭 포기 ③18개 상임위원장 전부 양보 ④통합당 의원들의 맞춤형 상임위 배정 ⑤정책 전문성과 사회적 약자 챙기는 이미지 구축 등을 내세운 바 있다. 

당장 추경 심사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무엇보다 강경하게 반대만 하는 게 아니라 핀셋 심사를 꼼꼼하게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통합당은 7월11일까지 임시국회 시한을 늘리는 조건으로 예결위에 참여해서 추경 심사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민이 코로나발 경제위기에 힘들어 하고 있기 때문에 통합당은 추경 처리의 속도전을 방해한다는 이미지를 주지 않으면서도 추경안 항목별로 꼭 필요한 문제제기를 할 필요가 있다.

이종배 통합당 정책위의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35조 추경 중 코로나 방역시스템 예산은 2%인 6953억원에 불과하고 대부분 알바 일자리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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