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인하 필요성 크지 않다고 판단…금리 낮아지면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우려도 고려
금융·외환시장은 ‘안정적’ 유지…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은 ‘거품’ 우려될 만큼 ‘과열상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금융전문가 그룹 등이 예상했던 대로 현재 0.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16일 결정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금융전문가 그룹 등이 예상했던 대로 현재 0.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16일 결정했다. (사진=한국은행)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한국은행(이하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금융전문가 그룹 등이 예상했던 대로 현재 0.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16일 결정했다.

앞서 금융통화위원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지난 3월 16일 ‘빅컷’(1.25%→0.75%)과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를 통해 2개월 만에 0.75%포인트나 금리를 빠르게 내렸다.

하지만 7월 현재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금융시장과 과열 상태인 부동산 등 자산시장을 고려하여 안정화를 기하기 위해 추가 인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기준금리 동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기준금리(3월 0.00∼0.25%로 인하)와 격차는 0.25∼0.5%포인트(p)로 유지됐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만약 금리가 0.25%로 0.25%포인트 더 낮아져 미국 기준금리 상단(0.25%)과 같아질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현재 금융·외환시장 상황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시장의 경우 ‘거품’이 우려될 만큼 과열된 상태다.

실물경기와 따로 노는 자산시장 동향의 요인으로 신용(대출) 급증과 함께 시중에 넘쳐나는 유동성이 꼽히는 만큼 수 개월간 금리 인하 등을 통해 통화 완화정책을 이끌어온 한은도 책임과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한 금융전문가는 “한은이 부동산을 보고 통화 정책을 펴는 것은 아니겠지만, 유동성이 서울 같은 부동산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몰릴 가능성 때문에 이번에 금리를 또 낮추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학계·연구기관·채권시장 전문가들은 대부분 ‘금통위원 만장일치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우선 현재 기준금리(0.5%)만으로도 ‘실효하한(현실적으로 내릴 수 있는 최저 금리 수준)’ 논란이 있는 만큼, 한은이 추가 인하에 부담을 느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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