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전직 채널A 기자 ·· ‘검언유착’인가 ‘권언유착’인가?
구속된 전직 채널A 기자 ·· ‘검언유착’인가 ‘권언유착’인가?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7.18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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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 인멸 가능성 때문에
여권의 공작인가
검언유착의 증거 충분한가
검언유착인가 권언유착인가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여권은 ‘검언유착’, 보수 야권은 ‘권언유착’으로 부르는 사건이 분기점을 넘어서고 있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구속된 것이다. 

김동현 영장전담 부장판사(서울중앙지방법원)는 17일 22시 이 전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판사는 이날 오전 이 전 기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언론과 검찰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며 “피의자가 특정한 취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검찰 고위직과 연결하여 피해자를 협박하려 하였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 자료들이 있다. 광범위하게 증거를 인멸하여 수사를 방해했고 향후 계속 증거를 인멸할 우려도 높다”고 밝혔다.

이동재 전 기자는 영장실질심사차 출석하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이 전 기자는 그동안 언론계에서 풍문이 돌던 ‘신라젠 게이트’를 취재하면서 감옥에 있는 이철 전 VIK(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로부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 연루설을 엮어내기 위해 협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 전 기자는 2월14일~3월10일 이 전 대표에게 수차례 옥중편지를 보내 고위 검사와의 친분을 내세우며 가족에 대한 재산 몰수 가능성을 암시했고 △겁을 먹은 이 전 대표는 대리인 지모씨를 이 전 기자와 만나도록 했다.

김 판사가 협박미수에 불과한 이 전 기자에게 영장을 발부한 결정적인 요인은 증거 인멸이다. 

이 전 기자는 3월31일 MBC <뉴스데스크>의 첫 보도 직후 스마트폰 두 대와 랩탑 컴퓨터를 초기화했는데 이로 인해 김 판사는 추가 증거 인멸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이 전 기자와의 커넥션이 의심되는 검사는 한동훈 검사(전 부산고검 차장검사/법무연수원 연구위원)다. 한 검사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이자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수사를 총괄적으로 진두지휘한 핵심 인물로 여권의 제거 대상 1호다. 특히 올초 임명된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연일 윤 총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데 마침 쥐게 된 검언유착 프레임을 절대 놓칠 리가 없다. 그래서 한 검사를 법무부 직접 지시로 좌천시키고 친조국으로 평가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강력한 수사를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윤 총장의 대검찰청과 이 지검장의 중앙지검은 같은 검찰 조직이지만 완전히 다른 기관처럼 대리 싸움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윤 총장은 검찰 내부에서도 알력 다툼을 하고 있지만 외부에서도 추 장관과 더불어민주당의 총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검언유착 관련 감찰 또는 수사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추 장관은 어떻게든 한 검사를 족칠 수 있도록 윤 총장의 손발을 묶기 위해 불호령을 내리고 있다. 윤 총장은 대검 전문수사자문단을 활용하거나, 전국 검사장들을 불러 모아 대응책을 모색해보려고 했지만 추 장관의 압박에 별 수 없이 승복하고 말았다. 

어쨌든 정진웅 부장검사(중앙지검 형사1부)가 지난 15일 이 전 기자에게 청구한 구속영장은 통했다. 영장 청구 당시 대검에서는 협박미수 혐의가 성립되기 어려워서 만류하는 쪽으로 기류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리인 지씨는 이 전 기자와 만나 한 검사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정 검사는 이를 토대로 한 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동시에 스마트폰을 압수수색했다. 정 검사는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는 한 검사에 대해 어떻게 조치할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기자까지 구속시켰기 때문에 추가 증거를 보완해서 영장을 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반면 한 검사는 이 전 기자의 말 속에 등장했을 뿐 실제 검언 공모를 한 바 없고 오히려 특정 세력의 공작에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사실 보수 야권이나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의 진보진영에서는 오히려 ‘지씨-MBC-법무부’의 권언유착이 의심된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검언유착이라 불릴 만큼 명확한 증거가 안 나왔다고 주장했다. (캡처사진=SBS 플러스)

박한명 파이낸스투데이 논설주간은 7일 출고된 칼럼을 통해 “이번 사건은 진중권씨의 설명대로 친문 권력 실세들이 골치 아파하는 사건을 도맡아 풀어주는 6두품 친문 해결사들이 사기꾼 범죄자와 손잡고 권력에 충성하는 애완견 언론을 동원해 꾸민 정치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추 장관은 이 협잡에 동원된 한낱 조연에 불과하다는 게 필자 생각이다. 소위 검언유착 사건의 결론은 이미 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시간이 흐를수록 검언유착이 아닌 권언유착이라는 진실의 얼굴이 더 크게 드러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16일 방송된 SBS 플러스 <이철희의 타짜>에서 “검언유착으로 단언짓고 윤 총장이 한 검사를 친소 관계 때문에 비호한다고 판단할 근거가 충분하냐”면서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한 검사의 혐의가 매우 특정되고 자명한데 친소 관계 때문에 이 사람을 살릴려고 권한을 남용하는 것인지 그게 아니면 실제로 본인이 검찰 조직의 총괄 수장으로서 이걸 봤을 때 죄가 되지 않는 건인데 무리하게 정치적 수사가 들어와서 조직 자체를 지켜야겠다고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환기했다.

무엇보다 이 전 최고위원은 “한 검사가 윤 총장의 라인이라고 하는 것도 과거 어떤 조직에서 검찰 상하관계에 있었다? 그외에 뭐가 있는가. 나는 의혹 단계로 격상시킬 만큼의 내용도 안 나왔다고 판단한다”며 “이 사건이 기자의 사칭 문제에서 사기극에서 의혹으로 격상되려면 전화 다섯 번 했다는 것 이상의 뭔가 나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 전 기자의 구속과는 별개로 오는 24일 검언유착 수사 자체에 대한 적절성을 평가하기 위해 대검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소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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