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SK-LG, 미래차 시장 선점위해 ‘밀월관계’ 시작되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또 만나 미래차 협력 모색에 나섰다. (사진=중앙뉴스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또 만나 미래차 협력 모색에 나섰다. (사진=중앙뉴스DB)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또 만나 ‘미래차 협력’에 머리를 맞댔다.

이를 두고 경제계 안팎에서는 삼성과 현대차 간 ‘미래차 시장 선점’을 위해 ‘밀월관계’가 시작됐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1일 이 부회장과 정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R&D) 심장부’인 경기 화성 남양연구소에서 두 번째 회동을 했다.

이들은 차세대 친환경차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Urban Air Mobility), 로보틱스(robotics) 등 정 수석부회장의 ‘미래 비전’ 3대 분야에서 다각도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정 부회장의 ‘미래 비전 3대 분야’는 △미래차 △미래 모빌리티 △로보틱스 등 3가지가 큰 축이다. 이에 이 부회장도 협력을 모색할 것에 뜻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만남은 지난 5월 13일 정 부회장이 충남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찾아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을 둘러본 데 대한 답방 형식으로 이뤄진 2차 회동으로 양 측이 미래차 시장 주도권 선점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한 문재인 정부의 한국판 뉴딜인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중 그린 뉴딜에 힘 입어 현대차를 구심점으로 미래 기술 전반에서 대기업 간 협력이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인다.

실제적으로 정 부회장은 지난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2025년 전기차 연간 100만 대 판매 등을 그린 뉴딜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앞서 정 부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을 만나서 미래차와 미래 모빌리티 등과 관련해 중지를 모으기도 했다.

이를 두고 경제계 안팎에는 앞으로 전기차 배터리뿐 아니라 자율주행, 초고속 통신, 인공지능(AI) 등의 분야에서 삼성·LG·SK 등과 협업할 영역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도 지난 16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찾아 전장 및 IT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전용 생산공장을 점검하고 임직원과 소통하며 AI·5G·전기차 등 신기술 확산에 따른 중장기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한편, 다른 기업 총수가 심장부인 남양연구소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에서는 이 부회장과 함께 김기남 반도체·부품(DS)부문 부회장, 강인엽 시스템LSI 사업부장(사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 등이 동행했고, 현대차에서는 정 부회장과 현대·기아차 상품담당 서보신 사장, 연구소의 부사장급 임원진들이 이들을 맞았다. 

정 부회장과 이 부회장은 수소전기차 넥쏘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전기차 개발 방향 등 미래차 기술, 올 초 소비자가전쇼(CES) 2020에서 공개됐던 개인용 비행체(PAV)와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등 미래 모빌리티 비전, 현대차가 개발한 웨어러블 로봇을 주축으로 한 로보틱스 기술 현안을 청취했다. 또 연구소 시설을 살펴보고, 향후 협업 방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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