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누구더러 독재라고”
부동산 3법과 공수처 후속 3법
디테일로 대응해달라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권 가도를 달리고 있는 김부겸 전 의원이 부동산 3법(종합부동산세법·양도소득세법·법인세법) 처리를 비롯 여권의 입법 드라이브에 반발하고 있는 미래통합당을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누가 누구더러 독재라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하고 “의회 독재, 입법 독재, 제2의 유신 독재 통합당이 민주당에 쏟아붓는 독설”이라며 “아무리 속상해도 독재란 말은 함부로 쓰면 안 된다”고 밝혔다.

김부겸 전 의원이 독재 프레임을 씌우고 있는 미래통합당에 대해 반론했다. (사진=연합뉴스)

통합당 입장에서 민주당이 자신들을 패싱하는 모양새를 독재 프레임으로 엮고 싶겠지만 김 전 의원은 그게 말이 안 되는 이유를 조목조목 나열했다.

김 전 의원은 “독재란 첫째 기본권 제한 여부다다. 언론·집회·출판·결사의 자유가 대한민국만큼 잘 보장된 나라가 어딨는가? 지금 문재인 정부의 언론 자유 지수가 아시아권 1등”이라며 “둘째 선거에서 부정이 있었나 여부다. 우리나라 만큼 선거 투명성이 잘 보장된 나라가 어디 있는가? 투명한 선거를 통해 문재인 정부가 집권했고 민주당이 180석을 얻었다. 국민이 만들어 주신 것이다. 그럼 그만큼의 국민 의사를 반영해야 한다. 그게 대의제 민주주의”라고 일갈했다.

물론 통합당은 정치학적 개념으로서의 독재가 아니라 민주당이 보이는 일방적인 태도를 지적하고 싶었을 것이다. 허나 20대 국회에서 홍준표·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보여준 강성 야당의 보이콧 정치는 해도 지나쳤다. 의사일정 거부, 장외투쟁, 삭발, 단식 등이 난무했지만 저항의 정당성이 인정받지 못 했기 때문에 4.15 총선에서 참패를 당했다.

김 전 의원은 “누가 누구더러 독재라고 눈을 부라리는가”라며 “발목잡기와 무조건 반대만 하다 21대 총선에서 이미 심판받지 않았는가? 우리 민주당은 거대 여당으로서 무한 책임이 있다. 반대 의견을 경청하겠다. 그러니 국회에 들어와 반대하라. 대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이어 “툭 하면 장외투쟁이라니 지겹지도 않는가? 물귀신처럼 같이 빠져 죽자고 하지 말아달라. 그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간다. 미통당이 민주주의의 기본 작동 원리부터 다시 생각할 때”라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의 정서에는 과거 통합당의 전신 정치세력이 독재를 저질러놓고 그런 구호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깔려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작년 4월29일 패스트트랙(지정되면 본회의 표결 보장) 대치 정국에서 “독재 타도, 헌법 수호 이 구호를 들어보신 적 있는가? 이 구호를 자유한국당 보좌진과 의원들이 하는 걸 보고서 독재 수호, 헌법 타도 이렇게 해야 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며 “독재 통치자들의 후예가 독재 타도를 외치고, 헌법을 유리한 사람들의 후예가 헌법 수호를 외치는 국회를 내가 어떻게 그냥 두고 떠나겠는가”라고 발언했다.

이어 “우리가 목숨걸고 고문을 당하면서 감옥살이를 지켜온 것은 이 사람들을 위한 게 아니다. 국가와 국민들을 위해 그렇게 싸워왔다”고 강조했다.

사실 통합당이 대여 공세의 수위를 높일 것이 아니라 내용적으로 치밀하게 대응하면 된다. 당장 전날(30일) 통과된 법안은 부동산 3법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후속 3법이다. 

김 전 의원은 통합당을 패싱하고 입법 드라이브를 걸 수밖에 없는 배경에 대해 “주거 안정은 민생의 핵심 과제다. 과열된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은 집권 여당으로서 당연한 책무다. 부동산 시장 과열로 국민이 힘들어하고 계신다. 시장을 제어하는 법안은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토론 의지가 없는 야당과 협상하느라 시간을 질질 끌다 보면 통과되어도 별무 효과이기 일쑤다. 그래서 전문가들도 두어 달 더 지체했다간 시장이 더 혼란에 빠졌을 것으로 입을 모은다”고 주장했다.

공수처 후속 3법에 대해서는 “(법안에) 이미 제1야당에게 비토권이 부여되어 있다. 그래서 야당이 동의하지 않는 공수처장은 뽑을 수 없다. 그런데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 명단을 제출하지 않음으로써) 아예 공수처 출범 자체를 막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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