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성 정무수석의 첫 딜
미래통합당이 쉽게 받아줄리 없어
밥만 먹고 올 수 없으니 보따리가 중요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4선 국회의원 출신인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이 임명되자마자 3자 영수 회담을 추진하려고 했지만 미래통합당의 반발로 일단 실패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 국정 평가 지지율이 모두 바닥을 기고 있는 상황에서 영수 회담으로 돌파구를 마련해보려고 했지만 통합당은 “국면 전환 쇼”라고 일축했다.

최 수석은 17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와 소통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고) 전임 강기정 정무수석 때 여야 정당 대표 대화를 실무적으로 협의 중이었고 8월13일 내가 신임 정무수석으로서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을 예방하는 자리에서 재차 대통령의 당대표 초청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통합당은) 어제 21일로 제안했던 일정이 불가함을 밝혀왔다. 문 대통령의 여야 정당 대표 대화 제안은 언제든 열려 있다”며 “코로나 확산, 수해 피해, 경제 위기 등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정치권이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표현했다.

최재정 정무수석은 임명되자마자 여야 영수회담을 추진하려고 했지만 일단 무산됐다. (사진=연합뉴스)

20대 국회(2016년~2020년)에서는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원내대표와 대통령 간의 분기별 정례 회동) △초월회(매달 여야 당대표들과 국회의장 간의 정례 회동) △주례 회동(교섭단체 원내대표들과 국회의장이 일주일에 한 번씩 회동) △원내대표 수시 회동(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수시로 공개-비공개로 만남) 등 여야 소통 채널이 많았다. 

거대 양당이 상호 저주 정치를 일삼더라도 소통 채널을 픽스해놨기 때문에 만남은 이뤄졌는데 21대 국회로 넘어오면서 정례화가 요원해졌다. 

당장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여권은 민심이 악화된 마당에 통합당과 뭐라도 협치하는 모양새를 연출해야만 한다. 하지만 통합당이 쉽게 응해주지 않는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초선)은 논평을 내고 “청와대는 회담을 공식 제안한 적이 없다”면서 “빈말로 지나가듯 언저리에 던져놓고 마치 저희가 거부해서 성사가 안 된 것처럼 떠넘기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지금까지 문 대통령의 여야 회동을 통해 국민의 삶이 나아진 적이 있는가? 단 한 번도 없다”며 “21대 국회 들어서서 법사위원장(법제사법위원회) 강탈, 의회 독식 등  청와대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더니 이제와서 돌변해 회담하자 팔을 비튼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데에 익숙해지더니 대화마저 강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행간을 읽어보면 최 수석이 제안을 안 한 것은 아닌 걸로 보인다. 제안이 있었지만 영수 회담의 성격상 만나서 밥만 먹고 헤어질 수 없다. 

즉 △어떤 의제를 논의할 것인지 △언제 어디서 어떤 형태로 할 것인지 △의제별로 문 대통령이 내줄 수 있는 것과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양보해줄 수 있는 것 등을 놓고 물밑 준비를 하다가 합의되지 않았는데 최 수석이 그 사실을 공표해버렸고 그걸 놓고 통합당과 청와대가 핑퐁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 

김 대변인은 “국면 전환 쇼에 무턱대고 따르라 하면 저희는 따를 수 없다. 무례하다”고 일축했는데 청와대가 국면 전환 쇼가 아닌 뭔가 보따리를 제시해야 통합당이 회동에 응할 것 같다. 

이를테면 △법사위원장 문제에 대한 해법 △상임위원장 18개 중 일부 양보 △부동산 3법+임대차 3법의 일방 처리 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 △부동산 정책 실패에 책임지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교체 △노영민 비서실장의 사표 수리 등 여권이 통합당에 뭔가 쥐어주지 않는 이상 빈손으로 영수 회담에 나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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