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사태
일상 속 카페, 교회, 식당
8개월 겪다보니 정착하는 실내에서 벗기 마련
개인의 방역 수칙 더 철저히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코로나 시국 8개월째인 지금 다시 한 번 위기에 직면했다. 14일(103명), 15일(166명), 16일(279명), 17일(197명) 4일 연속 세 자릿 수 이상의 확진자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 모두가 기억하는 2월18일 31번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그 이후 신천지 사태가 벌어졌고 끝내 이만희 교주는 구속됐다. 신천지 확진자는 우리나라 전체 확진자 수(1만5515명) 대비 3분의 1(5210명)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제2의 신천지 사태로 확산될 조짐이 일고 있다. 가히 전광훈 사태(사랑제일교회)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도, 정세균 국무총리도 걱정이 크겠지만 누구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이 어떤 진단을 내리고 있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정 본부장은 17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고 “발생 지역이 서울경기 뿐 아니라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유행이 무서운 속도로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은경 본부장은 거듭해서 국민들의 기본 방역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 목사 자격을 박탈당한 유사 종교인 전광훈씨(자칭 사랑제일교회 담임 목사)가 서울시의 자가 격리 지침을 받았음에도 보란 듯이 어기고 광복절 집회에 참석했고 실제 17일 확진자 판정을 받았다. 전씨는 확진 상태에서 집회 마이크를 사용했고 그걸 돌려서 쓰도록 했다. 실제 집회 참가자들 및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은 모두 자가 격리 및 검사 대상이다. 

전씨의 반사회적 행태도 문제지만 우리가 일상 속에서 자주 방문하고 있는 교회, 카페, 식당, 전통시장, 학교, 각종 공공시설 등 실내 공간들 전체가 감염의 공포를 발생시키고 있다. 공식 용어로 다중이용시설이 위험하다. 소규모 집단 감염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고 있다.

정 본부장은 “최근 특히 집단 발병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종교시설과 관련해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 종교활동 모임을 통해 발생한 감염이 비수도권 지역을 포함해 콜센터, 어린이집, 요양병원 등 다양한 장소로 2차 감염이 연쇄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N차 전파의 위험성도 높다”면서 “지금 수도권에는 지금껏 진단되지 않았던 무증상이나 경증 감염자가 누적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 감염의 위험은 고위험시설에만 국한되지 않고 우리가 일상에서 매일 접하는 식당, 카페, 주점, 시장 등 어디서든 누구라도 코로나 감염에 노출될 위험이 매우 커진 상황”이라며 “지금 바로 유행 상황을 통제하지 않으면 기하급수적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진자 수가) 증가해 의료시스템의 붕괴 또 막대한 경제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8개월 넘게 코로나 대응에 온힘을 쏟아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권의 유불리를 고려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대응해왔던 정 본부장이 이렇게까지 말한다는 것은 정말 심각한 상황이라는 얘기다.

사실 한국인은 이미 일상 속 코로나를 살아가게 된지 오래라 이동 중에만 마스크를 착용하고 정착하는 실내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벗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비말은 눈에 보이지 않고 전파력이 강하다. 누가 확진자인지 아닌지 알 수도 없다. 가장 가까운 가족과 함께 있는 집이 아닌 이상 집 밖의 모든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이 좋다. 집 빼고 항상 마스크를 써야 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흔히 우리가 집 밖을 나가 어느 공간에 들어가면 누구는 마스크를 쓰고 누구는 안 쓰고 있는 풍경을 볼 때가 많다. 물론 국가적으로 모두가 사회경제 활동을 올스톱하자고 선언하는 것이 아닌 이상 집 밖에서 밥을 먹고, 카페를 가고, 사무실 근무를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 본부장은 최대한 사람들과의 간격을 유지하는 거리두기 실천, 소모임 등 집단 행사 자제, 마스크 최대한 착용 등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주길 당부하고 또 당부했다. 
 
정 본부장은 “언제 어디서든 누구에게든 감염이 될 수 있다는 게 참 무서운 말인 것 같다. 본인도 인지하지 못 하는 상황에서 전염을 시킬 수 있고 본인도 인지할 수 없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과 예방 수칙을 지키는 것만이 최상의 예방법이라고 거듭 당부드린다”며 “의료나 방역적인 대응만 가지고 유행을 차단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이런 유행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사람 간의 접촉을 최소화해 전파를 줄이는 것이 최상의 대책”이라고 설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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