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당직 인사 앞두고 일본 정국 주요 변곡점 될 듯
오는 24일 외종조부 제치고 연속 재임 신기록 달성

[중앙뉴스=윤장섭 기자]아베 일본 총리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되면서 일본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아베 총리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된 것은 지난 6월, 아베 총리가 공식 기자회견을 꺼리기 시작하면서 부터 시작됐고 17일 아베 총리가 도쿄 게이오(慶應)대학 병원에서 예정에 없던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더 확산됐다.

아베 일본 총리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되면서 일본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사진=연합)
아베 일본 총리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되면서 일본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사진=연합)

교도통신은 자민당 내에서 총리의 건강검진 이후 사임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그렇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뉘어 나오고 있지만 아베 내각의 주요 인사들은 아베 총리는 건강에 이상이 없다며 논란이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총리관저도 건강 이상설을 부인하며 아베 총리가 건강관리를 확실히 하기 위해 여름 휴가를 이용해 당일 검진을 받는 것이라며 통상적인 검진임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제1차 집권 말기인 2007년 9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악화를 이유로 1년 만에 사임한 바 있어 일본 정가는 술렁이고 있다.

아베 총리의 건강 이상설에 기름을 부은 것은 지난 4일 일본 주간지 '플래시'가 아베 총리의 토혈(吐血·피를 토함)사실(7월 6일 관저 내 집무실)을 보도하면서다. 현재 집권 2기를 맞고있는 아베 총리는 현재 최저 지지율을 기록중이다.

아베 총리의 건강 이상설이 갑작스럽게 보도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6일부터 18일 까지 휴가중인 아베 총리가 17일 게이오대 병원에서 7시간 넘게 건강검진을 받았다는 것 때문이다.

예년의 아베 총리는 자신의 지역구인 야마구치현에서 휴가를 보내거나 별장에서 골프를 즐기면서 휴가를 보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이번 휴가를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걱정과 자신의 건강검진 등을 받으며 도쿄를 떠나지 않고 도쿄 시부야구에 있는 사저에서 쉬고 있다.

아베 내각의 건강 이상설 부인에도 일본 언론들은 아베총리가 건강검진 이후 걸음걸이나 목소리 등에 이상이 있다며 지난 4월에 비해 피로한 기색이 역력해 보인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 역시 건강상태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도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일본 언론들의 보도에 아소 부총리는 17일(한국시간)기자회견을 열어 아베 '총리가 코로나19의 확산에 대한 우려로 147일 동안 쉬지 않고 일했다'며 '피곤한 게 당연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니시무라 코로나19 담당 장관도 아베 총리가 휴가중에 자기에게 전화를 걸어와 코로나19에 대한 현안을 묻었다며 아베 총리는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아베 총리는 휴가를 하루 앞둔 지난 15일 사저에서 아소 부총리를 한 시간 정도 따로 만나 자신의 건강 문제와 다음 달(9월)로 예정된 자민당 당직 인사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도 아베 총리의 건강 상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한 간부는 "총리의 몸 상태가 어떤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고, 같은 당의 신진 의원은 "혹시 정말로 몸 상태가 나쁜 것이라면 총리를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한편 2012년 12월 2차 집권에 성공한 아베 총리는 지난해 11월 20일 1차 집권 기간(2006년 9월 26일∼2007년 9월)까지 포함한 전체 재임일수 기준으로 역대 최장수 총리가 됐다.

아베는 오는 8월 24일 연속 재임일수 기준으로도 외종조부(외할아버지의 동생)인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1901∼1975) 전 총리의 기존 기록(2천798일)을 넘어서며 신기록 달성을 코앞에 두고 있다.그러나 아베 총리가 어떤 선택을 할지에 대해서는 이달 말부터 다음 달까지 자민당 당직 인사 등이 예정되어 있어 일본 정국의 주요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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