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두 달 남았다 ·· 바이든 VS 트럼프
‘미국 대선’ 두 달 남았다 ·· 바이든 VS 트럼프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8.24 11: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9세 바이든의 재선 의지
트럼프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는다
온라인 전당대회
미국 대선은 간선제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미국도 한국처럼 거대 양당이 치열한 전쟁을 치른다. 오는 11월3일 미국 대선이 예정돼 있는데 약 두 달 남았다.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는 우리 시간으로 18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됐고 싱겁게 조 바이든 후보로 확정됐다. 바이든 후보는 오바마 정권(2009년 1월~2017년 1월)에서 부통령을 맡은 바 있고 일찌감치 단일 후보로 확정된 상황이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주)은 지난 대선 때 민주당 내에서 힐러리 전 국무장관과 비등비등 할 정도로 경쟁력있는 진보 후보였지만 지난 4월 경선을 포기했다. 물론 형식적으로 경선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려 레이스에 끝가지 참여하는 모양새를 유지했다. 아무튼 바이든 후보는 컨벤션 효과를 거둬 선호도가 45%까지 올랐다.

공화당 전당대회도 25일부터 28일까지 개최되는데 그야말로 트럼프 원맨쇼다. 미국 전체 여론지형에서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크지만 공화당 내에서는 그를 능가할 경쟁자가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 재선 캠프는 이미 대통령의 가족들을 대거 등장시킬 것이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을 연사로 참여시킬 것이라고 예고했다. 현직 장관까지 선거판에 동원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걸 신경쓸 스타일이 아니다. 

바이든 후보는 고령임에도 재선에 도전하겠다고 시사했다. (사진=연합뉴스)

바이든 후보는 대선에서 이기면 2024년 재선에 도전하겠다고 공언했다. 1942년생 한국 나이로 치면 79세인데 4년 후면 83세임에도 정치적으로 에너지가 넘친다는 자기 이미지를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바이든 후보는 24일 오전 방송된 A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70세를 넘은 누구에게라도 (대통령직에) 적합한지 준비돼 있는지를 묻는 것이 정당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지켜보라”고 밝혔다. 

나아가 스스로 “과도기 후보(transition candidate)”라고 규정했는데 언뜻보면 한 번만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그러나 바이든 후보는 “(8년 재임 가능성에 대해) 절대적으로 그렇다”고 답변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1946년생으로 75세라 고령이긴 한데 바이든 후보와는 상황이 좀 다르다. 재선 임기를 마치더라도 80대로 접어들지는 않기 때문이다. 통상 미국 대통령들은 재선에 성공한다. 아주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미국 유권자들은 8년 동안 국정 담당의 기회를 부여해왔다. 바이든 후보 입장에서 실제 자기 의사와 무관하게 무조건 재선 의지를 드러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국 정치의 꽃은 전당대회다. 오프라인에서 진행되는 코커스(정당 선거인단이 직접 후보자 선출)나 오픈 프라이머리(일반 국민이 직접 참여해서 후보자 선출)가 핵심이다. 하지만 현재 584만여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황이라 민주당 전당대회는 온라인으로 열렸다.  

이정은 동아일보 워싱턴특파원은 현지에서 민주당 전당대회를 온라인으로 지켜본 뒤 24일 출고된 칼럼을 통해 “정말로 이상한 전당대회이긴 했다. 대형 행사장이 떠나갈 듯한 함성도, 박수도, 청중이 뿜어내는 후끈한 열기도 없었다. 화려한 색깔의 풍선이나 플래카드 한 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때로 다큐멘터리, TV 인터뷰 아니면 유튜브 강연을 연상케 하는 프로그램과 생중계 연설이 뒤섞인 2시간짜리 영상물이 전부였다”고 묘사했다. 

이어 “50개 주의 학생들이 50개의 분할 화면에서 만들어낸 미국 국가의 하모니, 농부와 간호사 등 다양한 직종의 유권자들이 동시에 참여한 화상 인터뷰, 펄럭이는 성조기를 배경으로 국기에 대한 맹세를 읊조리는 수십 명의 목소리가 녹아 들어가게 한 편집 영상에서는 온라인의 특징을 살리려고 애쓴 흔적이 엿보였다”며 “각 주의 특성을 앞세운 롤콜(주별로 확보한 대의원 수를 발표하는 호명 절차)은 가장 호평받은 순서 중 하나였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캡처사진=ABC)

중요한 것은 메시지다. 

바이든 캠프의 메시지는 트럼프 대통령을 이기기 위해 방심하지 말고 투표하라는 것이다. 

이 특파원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역설할 때 그의 뒤에 쓰여 있던 헌법을 쓰다(writing the constitution)라는 붉은 글씨는 어찌나 선명해 보이던지”라며 “힐러리 전 국무장관이 내가 당했듯이 이번에도 300만표를 더 얻고도 질 수 있다고 했다.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해야 할 필요성을 역설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간선제라 유권자들이 대통령 후보에 직접 투표하지 않고 자신이 속한 주의 선거인단을 뽑는다. 방식은 승자독식이다. 예컨대 50개 주마다 평균 10여명의 선거인단이 할당돼 있다고 치고 일리노이주 선거인단 투표 결과 민주당 6명, 공화당 14명이 당선됐다면 일리노이주는 공화당이 이긴 것으로 간주된다. 즉 전체 유권자의 총 득표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전체 주를 몇 개 확보했느냐가 당락을 가른다.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전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보다 전체 득표수에서 300만표(6584만4610표 48.08% 〉6297만9636표 45.98%)나 이겼지만 선거인단 투표에서 232명 대 306명으로 졌다. 물론 선거인단이 최종 투표를 할 때 반란표가 좀 나왔다. 

주별로 보면 힐러리 전 국무장관은 △캘리포니아(55) △콜로라도(9) △코네티컷(7) △델라웨어(3) △DC(3) △하와이(4) △메인(2) △메인 1구(1) △네바다(6) △뉴햄프셔(4) △뉴저지(14) △뉴멕시코(5) △뉴욕(29) △버몬트(3) △버지니아(13) △워싱턴(12) △미네소타(10) △로드아일랜드(4) △오리건(7) △일리노이(20) △메릴랜드(10) △매사추세츠(11) 등 22개주 232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3) △애리조나(11) △아칸소(6) △앨라배마(9) △플로리다(29) △조지아(16) △아이다호(4) △인디애나(11) △아이오와(6) △캔자스(6) △켄터키(8) △루이지애나(8) △메인 2구(1) △미시시피(6) △미주리(10) △몬태나(3) △네브래스카(5)[4] △노스캐롤라이나(15) △노스다코타(3) △오하이오(18) △오클라호마(7) △펜실베이니아(20) △사우스캐롤라이나(9) △사우스다코타(3) △테네시 (11) △텍사스(38) △유타(6) △웨스트버지니아(5) △위스콘신(10) △와이오밍(3) △미시간(16) 등 31개주에서 306명을 확보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민주당 전당대회 셋째날 20일 공개된 온라인 찬조 연설을 통해 “트럼프가 대통령직의 무게를 느끼고 민주주의에 대한 경외를 발견할지도 모른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았다”며 “그는 일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대통령직을 리얼리티쇼로 취급하지 않는 데에 관심이 없었다. 실패의 결과는 참혹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인 17만명이 죽고 수백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으며 우리의 민주적 제도가 전에 없이 위협받고 있다”며 “미국의 진정한 힘은 세계에 모범이 되는 데서 나온다는 것을 바이든은 알고 있고 이런 나라는 독재자가 아니라 민주주의와 함께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에는 전직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비판하지 않는 전통이 있지만 그게 무시됐을 정도로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아야 한다는 절실함을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미국 정치의 불문율을 다 어기더라도 전당대회로 재선 가능성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캡처사진=폭스뉴스) 

공화당 전당대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TV 리얼리티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2004년부터 2015년까지 NBC <어프렌티스> 방송의 진행자로 명성을 얻었고 “You're Fired(넌 해고야)”라는 유행어를 탄생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당대회 내내 연설을 한다. 통상 현직 대통령은 전당대회 마지막 날 대선 후보직 수락 연설만 해왔다. 지지층을 명확히 타겟팅하는 그답게 흑인 사망 항의 시위대를 겨냥해서 총을 겨눴던 맥클로스키 백인 부부도 동원된다. 현직 신분으로는 폼페이오 장관 뿐만 아니라 벤 카슨 주택도시개발장관도 참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후보직 수락 연설의 장소로 백악관 사우스론을 선정했다. 우리로 치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청와대에서 수락 연설을 하는 격이다.

가족도 총동원된다. 장남 트럼프 주니어, 그의 여자친구 킴벌리 길포일, 장녀 이방카, 멜라니아 여사, 차남 에릭, 차녀 티파니 등이 모두 모습을 드러낸다.  

워싱턴포스트는 24일 출고한 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통치 행위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이 존중했던 규범들을 짓밟고(trample) 있다”며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의 최고위 외교관은 당파 정치로부터 떨어져있는 오랜 전통을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