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병제 도입 비용 1년에 딱 ‘2조7000억원’이면 된다
모병제 도입 비용 1년에 딱 ‘2조7000억원’이면 된다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8.27 0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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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정책처 연구 결과
5년간 29조1000억원
부사관 기본 보수의 90% 지급
어차피 국방부 중기계획 자체가 모병제적
끊임없이 제기된 모병제론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분단 국가라서 무조건 징병제를 해야 한다는 불문율을 깨기 위해 모병제 도입이 끊임없이 제안되고 있는 가운데 생각보다 비용 문제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대한민국 군인 수는 60만명 수준인데 강제로 징집된 사병은 35만6000명 정도 된다. 여기서 모병제를 도입하기 위해 사병 20만명 이상을 모집하게 되면 5년간(2021년~2025년) 29조1000억원이 소요된다.

미래통합당 구자근 의원실이 국회 예산정책처에 의뢰해서 24일 받아본 <모병제 도입에 따른 추가 재정 소요> 보고서에 따르면 모병제 전환 비용은 13조3000억원에 불과했다.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누구나 군대에 갈 수밖에 없는 징병제의 신화에 조금씩 균열의 조짐이 일고 있다. (자료사진=MBC)

현행 60만 징병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어차피 5년간 15조8000억원이 드는데 추가적으로 13조만 투입하면 사실상 전면 모병제를 실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1년 평균 2조7000억원 수준이다. 예산정책처는 모병된 병사가 현재 부사관 기본 보수의 90%를 지급받고 2년간 복무하는 것으로 상정했다. 

사실 국방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2021~2025 국방중기계획>에서도 모병제로 가기 위한 급여 인상 플랜이 담겨 있다. 중기계획에 따르면 올해 54만900원인 병장 월급은 △(2022년) 67만6000원 △(2025년) 96만3000원으로 오른다. 96만원은 부사관 하사 계급 1호봉의 절반 수준이다. 이것 외에도 중기계획에는 모병제의 전단계라고 볼 수 있는 조치들이 더 포함돼 있다. 이를테면 △사병의 “작업”으로 분류되는 예초-청소 등 비전투 업무가 민간 인력에 맡겨지고 △60만명 병력이 2022년까지 50만명으로 줄어들고 △현재 사병 규모 35만명은 2025년 말 기준 29만8000명으로 줄고 △직업 군인(전문 간부) 비중이 전체 병력의 40.4%까지 증가한다.

보수정당 소속 구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모병제 도입은 막대한 재정 소요가 필요한 만큼 국민적인 공감대를 통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징병제의 문제점으로 인해 모병제로 넘어가야 한다는 지적은 하루 이틀 제기된 것이 아니다. 수 십년째 논의되는 문제다.

가장 최근에는 2018년 하반기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 입법,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팀 병역혜택 논란, 빌보드차트 상위권을 차지한 방탄소년단(BTS) 관련 국위선양 기준 등 병역 형평성과 관련된 이슈가 불거졌고 그럴 때마다 모병제론이 고개를 들었다.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은 작년 말 총선을 앞두고 정책 보고서(이용민 연구위원)를 발간하고 모병제로의 단계적 전환을 주장했다. 원외정당 미래당도 모병제를 정식 공약으로 낸 바 있다.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는 보수정당 소속 정치인으로는 드물게 공식적으로 모병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밖에도 모병제 도입에 찬성하고 있는 주요 인사는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노무현 정부), 김두관 민주당 의원,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 故 정두언 전 의원 등 이미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있다. 

모종화 병무청장은 19일 출고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 기사에서 “병역 자원 감소, 4차 산업혁명, 다변화되는 안보 위협을 고려한다면 중장기적으로 모병제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제는 우리도 (모병제를) 고민해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극단적인 저출생 심화 현상에 따라 더 이상 징병제를 유지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과 함께 군대에 가는 청년, 아들, 남자친구의 18개월 복무를 강제할 수 없다는 인권 의식 차원의 지점도 있다.

관련해서 오태양 미래당 공동대표는 작년 2월2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병제로 전환해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 군 가산점제도, 남녀 불평등 등 이런 많은 문제들이 세부적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라 한 번에 전환기적인 제도적 해결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징병제를 폐지하고 모병제로 전환하는 준비를 단계적으로 해야 한다. 물론 1950년대 한국군이 창설되고 징병제가 도입됐는데. 지난 70년간 징병제를 통해서 한국의 안보와 안전이 지켜진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돌이켜보면 70년간 너무 많은 젊은이들의 희생과 고통이 따랐다”며 “남북관계도 변화하고 있고 20대들의 정서나 사회적 조건도 굉장히 많이 변하고 있다. 언제까지 최저임금의 3분의 1,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돈으로 청년을 가둬둘 것인가. 거기서 일어나는 다양한 인권 유린이나 열악한 복지 그리고 규제 이런 것들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굉장히 비효율적이고 낭비”라고 설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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