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개 대학, 대입 전형 변경
성균관대 수시 예체능 오래달리 제외
연세대·경기대 논술일정 연기

2020학년도 수능이 실시되고 있는 여의도 소재의 학교모습 (사진=중앙뉴스DB)
2020학년도 수능이 실시되고 있는 여의도 소재의 한 시험장 모습 (사진=중앙뉴스DB)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올해 입학 전형에 불가피한 변화가 일어났다. 101개 대학이 면접이나 논술, 실기고사와 같은 대학별 입시 전형 일정을 변경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그간 대학입학전형기본사항 자문단을 운영해 시안을 마련하고, 지역별 입학관리자협의회 간담회 및 교육청 대상 설문조사 등 다양한 방식의 의견을 통해 ‘2023학년도 대학입학전형기본사항’을 마련했다고 30일 밝혔다.

대교협에 따르면 총 60개 대학이 면접이나 논술·적성고사, 실기고사 전형기간을 조정했으며 24개 대학은 실기고사 종목 또는 유형을, 13개 대학은 실기고사 대상인원을 축소했다.

먼저, 대학입학전형위원회는 대입전형 운영의 안정성을 고려해 전년도와의 일관성을 유지했다. 또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에 따라 향후 전형 운영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지원자격 미충족 사유를 대학이 판단할 수 있도록 했으며 대학의 안정적인 충원을 위해 미등록 충원 및 추가모집 합격통보 마감 기한을 조정하도록 했다.

주요 변경 사항을 보면 면접, 실기, 논술 등 대학별 고사의 전형 기간을 조정한 대학이 96곳에 달했다. 주요 변경 내용은 ▲대학별고사(면접, 실기, 논술 등) 전형기간 조정 ▲실기고사 종목(또는 유형) 축소 ▲실기고사 응시대상 인원 축소를 위한 전형 단계 변경 ▲각종 대회(시험) 미개최·연기 등으로 인한 실적 인정범위(자격기준, 기간 등) 변경 ▲지원자 풀의 변화가 없는 전형에 한해 수능최저학력기준 완화 ▲수능위주전형에서 교과 외 영역 반영 폐지 ▲재외국민과 외국인 특별전형에서 어학능력 등의 자격기준 변경 등이다.

대학들은 수험생의 안전을 위해 논술이나 면접일을 분산시켰다. 먼저 고려대가 11월 21일로 예정된 수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면접일을 늘려 인문계는 21일, 자연계는 22일에 면접을 치르기로 했다. 연세대는 논술고사 일정을 애초 수능 이전인 10월 10일에서 12월7~8일 평일로 늦추었다. 12월5~6일에 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경희대·건국대·동국대·숭실대·한국항공대·단국대 등 논술고사가 몰려 있어 수험생의 중복지원의 고민을 덜기 위해서다.

국민대도 수시 특기자전형 면접을 이틀로 늘렸다. 이화여대는 수시 논술고사일을 12월 13일에서 12월 12~13일 이틀로 나눠 치르기로 했다. 경기대도 11월14일 실시하려던 논술고사 일정을 12월20일로 늦추었다. 포스텍(포항공대)도 학종 면접을 3일간 나눠 치르기로 했다.

수험생이 면접관과 직접 대면하지 않고 화상으로 면접을 실시하는 비대면 동영상 면접을 치르는 대학도 늘었다. 연세대는 수시 학종에서 동영상으로 면접평가를 치르기로 했다. 학종 면접형 전형의 경우, 사전에 공개된 면접 질문에 수험생이 답변하는 과정을 직접 녹화해 업로드하는 방식이다.

앞서 고려대도 지난 6월 내년도 수시모집의 모든 면접 평가를 영상 업로드나 현장녹화, 화상면접 등 세 가지 방식의 비대면 면접으로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동국대의 학생부종합전형과 이화여대의 고교추천전형·예체능서류전형 등도 화상면접을 치르기로 했다. 수험생이 대학 캠퍼스에 마련된 장소에서 면접관과 직접 대면하지 않고 화상으로 면접을 실시하는 방식이다.

고사실 배정도 고사실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예년과 다르게 진행하려는 대학도 늘었다. 서울시립대는 논술고사를 2교시에서 3교시로 나누고 면접평가 시간을 15분에서 10분으로 단축하는 등의 수험생 분산 대책을 내놓았다. 고사실의 밀집도를 최소화한다는 조치에 따른 것이다.

또한 예체능계열의 실기고사에 응시 종목이 축소되거나 영상 평가를 실시하는 대학도 늘었다. 먼저, 성균관대 스포츠과학단위 모집은 실기 과목에서 오래달리기를 제외했다. 수원대도 축구 실기 과목에서 미니게임을 제외하고 볼 리프팅과 컨트롤, 드리블 등의 개인 능력 위주로 평가하기로 했다. 한양대는 미술 특기자 전형에서 학생부 100%로 선발하는 1단계에서 모집인원의 20배수를 뽑기로 했다가 10배수로 줄였다.

경기대와 국민대, 동국대, 세종대는 연기 관련 전공의 실기고사에서 수험생이 촬영한 영상을 활용해 평가하기로 했다. 연세대와 부산외대도 체육계열에서도 영상평가를 실시하기로 했다. 실기고사 응시 인원과 종목을 축소하는 대학들도 나왔다. 공주대와 백석대, 상명대, 등은 실기 종목을 축소했고 명지대는 1200m 체력 측정을 폐지했다.  

광운대와 상명대, 인제대, 충남대 등은 일부 예체능계열 학과에 전형 1단계를 신설해 이를 통과한 수험생들에게 실기고사 응시 기회를 주기로 했다. 예체능 분야 지원자격을 완화한 곳도 나왔다. 코로나19 여파로 각종 대회가 열리지 못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경희대는 미술 실기우수자 전형에서 전국규모 미술대회에 입상해야 한다는 지원 자격을 없앴다.

이 밖에 서울대는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하기로 했다. 서울대는 고3 재학생만 응시할 수 있는 학생부종합전형 지역균형선발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국어·수학·영어·탐구 중 ‘3개 영역 이상 2등급 이내’에서 ‘3개 영역 이상 3등급 이내’로 하향했다. 서울대는 또 정시모집에서 출결·봉사활동으로 감점하지 않기로 했다.

한편 대교협은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 변경사항과 대학이 자체적으로 발표한 전형운영 변경사항을 취합해 대입정보포털에 안내할 예정이다"며 "이를 참고해 수험생의 불편사항이 없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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