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한 국민의 힘
국민의당과 겹친다?
선관위는 허가해줄까?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한나라당,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을 거쳐 ‘국민의 힘’이 됐다. 통합당이 새로운 당명을 국민의 힘으로 정했다. 아직 당내 절차가 남아 있지만 사실상 확정되는 분위기이고 무엇보다 이미 선관위(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당명 변경 신청을 했다.

김수민 평론가는 31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과거 같은 당명이 여러 차례 사용됐다면서) 이색적인 당명 같지만 창조적이지 않단 이야기다. 지도부에서 이런 쪽에 감이 있는 사람이 없는 것 같고 무슨 홍보 전문가가 붙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며 “조동원(전 스토리마케팅 대표)이나 손혜원(전 의원) 보면 알겠지만 정치에서의 홍보는 상품 홍보와 다르다”고 밝혔다.

정치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소장은 페이스북에서 “당자가 안 들어간 당명으로 괜찮다! 당분간 조롱, 비아냥이 난무하겠지만 새로운 시도는 항상 있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변경된 당명 '국민의 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수민 통합당 홍보본부장. (사진=연합뉴스)

당명 변경의 책임을 맡은 김수민 통합당 홍보본부장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을 위하는 정당으로 거듭나라는 국민 대다수의 간절한 소망을 당명에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며 “국민의 힘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힘, 국민을 위해 행사하는 힘,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힘이라는 3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식 약칭은 없고 영어로는 “People′s Power”다. 다만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어떻게 줄여서 부를지는 예상할 수 없다. 

4.15 총선 직전까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됐던 김 본부장은 결국 재선 도전을 위해 통합당으로 이적했다. 당명이 비슷한 것에 대해 김 본부장은 “이름에 걸맞은 새롭고 합리적인 활동으로 건강하게 경쟁하는 관계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통합당은 13~21일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당명 공모를 진행했고 총 1만6941건의 아이디어를 받았다. 당 비상대책위원회는 결국 “국민”이라는 키워드가 가장 많이 나왔다는 점을 고려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아침 비대위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국민이라는 단어가 헌법 정신에도 합당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미 국민의 힘이라는 이름을 가진 단체명이 존재하고, 같은 당명을 가진 창당준비위원회가 선관위에 등록되어 있기도 하다. 선관위는 과거 안 대표가 “안철수신당” “국민당” 등으로 당명 허가 신청을 냈을 때 반려한 적이 있었다. 사람 이름이 들어가면 안 된다거나 이미 존재하는 국민새정당과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선관위가 통합당의 당명 변경 신청을 안 받아줄 것 같지 않지만 장담할 수는 없다.

향후 통합당은 9월1일 상임전국위원회, 2일 전국위원회를 거쳐 새로운 당명을 확정하게 된다. 통합당은 곧 당색과 당의 상징도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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