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곳 경영권 핵심 지배회사 주식자산 부모세대서 자녀세대로 이전
CEO스코어, 총수 있는 55개 대기업집단 핵심 계열사 지분 변화 조사
공정위, 내부지분율 가장 높은 그룹은 ‘부영’…낮은 그룹은 ‘동국제강’

2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64개 대기업 집단 중 총수가 있는 55개 대기업집단의 핵심 계열사 지분 변화를 조사한 결과 총수의 자녀세대가 5년 전보다 지분을 늘린 곳은 전체의 55%인 30개로 집계됐다. (자료=CEO스코어)
2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64개 대기업 집단 중 총수가 있는 55개 대기업집단의 핵심 계열사 지분 변화를 조사한 결과 총수의 자녀세대가 5년 전보다 지분을 늘린 곳은 전체의 55%인 30개로 집계됐다. (자료=CEO스코어)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우리나라 대기업집단(그룹, 재벌)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64개 대기업 집단 중 총수가 있는 55개 대기업집단의 핵심 계열사 지분 변화를 조사한 결과 총수의 자녀세대가 5년 전보다 지분을 늘린 곳은 전체의 55%인 30개로 집계됐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총수 일가가 보유한 주식자산 가운데 자녀 세대 보유 비중이 5년 사이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대림그룹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2014년 핵심 계열사인 대림코퍼레이션의 총수일가 주식자산(7천780억원) 중 65%를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이, 나머지 35%를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과 이해승 씨가 가지고 있었다. 

현재는 총수일가 주식자산의 100%를 자녀세대가 보유하고 있다. 이해욱 회장의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율은 52.3%다.

대림에 이어 한진(한진칼) 46.2%p, OCI(OCI㈜) 41.2%p, 호반건설(㈜호반건설) 32.5%p, 한국테크놀로지그룹(한국테크놀로지그룹㈜) 31.9%p, LG(㈜LG) 29.9%p, LS(㈜LS) 23.6%p, 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 22.8%p, 현대중공업(현대중공업지주) 16.5%p로 나타났다.

또 CJ(CJ㈜) 16.2%p, 효성(㈜효성) 15.0%p, 한화(㈜한화, 에이치솔루션) 14.4%p, 다우키움(다우데이타, 이머니) 14.1%p 등이 두 자릿수 상승폭을 기록했다.

특히, 5년 사이 자녀세대 주식자산 규모가 부모세대를 뛰어넘은 그룹은 LG와 한진, 대림, 호반건설 등 4곳이다.

LG와 한진은 기존 동일인의 사망으로 승계가 이뤄졌고, 대림과 호반건설은 자녀세대가 지주사 등 핵심 계열사의 지분 확보를 통해 주식자산 비중을 높여 승계가 이루어진 것이다.

또한, 호반건설의 경우 2018년 ㈜호반건설이 ㈜호반을 흡수합병하면서 자녀 세대인 김대헌 부사장이 ㈜호반의 주식을 ㈜호반건설 주식으로 교환받으면서 지분율 54.7%의 단일 최대주주로 올랐다. 

이에 따라 총수일가 주식가치(2조5천878억 원)의 71.9%(1조8천615억 원)를 김대헌 부사장이 보유하고 있다.

특히, 총수일가가 보유한 핵심 계열사 주식자산을 100% 자녀세대에서 보유한 그룹은 대림과 롯데,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세 곳이었다.

태영(태영건설) 97.9%, 현대백화점(현대그린푸드, ㈜현대백화점) 90.8%, 삼성(삼성물산) 90.8%, KCC(㈜KCC) 87.1%, 애경(AK홀딩스) 83.8%, 효성(㈜효성) 81.6%, 한진(한진칼) 78.6%, 두산(㈜두산) 75.7%, 동원(동원엔터프라이즈) 73.5%, 호반건설(㈜호반건설) 71.9%, 세아(세아제강지주, 세아홀딩스) 69.5%, DB(㈜DB, DB손해보험) 67.2%, 한화(㈜한화, 에이치솔루션) 56.0%, 금호석유화학(금호석유화학㈜) 54.9%, LG(㈜LG) 50.6% 등 15개 그룹도 자녀세대 주식자산 비중이 50%를 넘었다.

반면, 미래에셋을 비롯해 카카오, 한국투자금융, 네이버, 셀트리온, 넷마블 등 14개 그룹은 부모세대의 주식자산 비중이 100%이다.

55개 대기업집단 동일인의 경우 2014년은 평균 1.7세로 창업 1세와 2세 등 부모세대 위주였지만 올해는 평균 2.0세로 세대 전환이 이뤄졌다. 

대표적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등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은 기업집단 동일인은 아니지만 정 부회장은 현대차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으며, 조 사장은 최근 그룹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5년 전엔 주로 창업 1세와 2세 등 부모 세대 위주로 경영이 이뤄졌다면 올해 조사에선 주로 3세 경영인들이 경영 전면에 부상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2020년 공시대상 기업집단 주식소유현황(올해 5월 1일 기준)을 분석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기업집단(그룹) 55개 중 내부지분율이 가장 높은 그룹은 21.56% 부영으로 나타났으며, 반면 내부지분율이 가장 낮은 그룹은 동국제강으로 31.17%였다.

‘내부지분율’은 그룹의 전체 자본금 중 총수(동일인)와 총수 친족, 임원, 계열사, 비영리법인 등 이해관계인이 보유한 주식가액의 비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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