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로 첫 오차범위 내 1등 
이낙연 17%
이재명의 여론조사 역사
문재인 대통령 국정 평가 역대 최악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정치권은 폴생폴사다. 여론조사 지지율에 죽고 산다. 최근 들어 더더욱 그러고 있는데 어제(13일) 리얼미터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탄핵 이후 4년 만에 최초로 미래통합당에 지지율을 추월당했다. 이번에는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에서 코로나 시국 이후 부동의 2위로 등극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9%를 기록해 17%에 그친 어대낙(어차피 대통령은 이낙연) 이낙연 의원을 넘어섰다. 이 지사가 대권 주자 선호도에서 1위를 한 것도, 이 의원을 역전한 것도 모두 최초다. 

물론 오차범위 내에서 제친 것이기도 하고 여전히 대부분의 여론조사들에서는 이 의원이 앞서고 있어서 너무 호들갑을 떨 일은 아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8월14일 한국갤럽이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일~13일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했고 응답률 13%(총 7871명 통화 시도)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다. 조사방법은 전화조사원의 인터뷰로 100% 이뤄졌다. 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및 갤럽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한 달 전에는 이 지사가 13%로 24%를 얻은 이 의원에 11%나 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 의원에 대한 지지는 한 달만에 7%가 빠졌다. 그 다음 3위는 윤석열 검찰총장(9%), 4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3%), 5위 홍준표 의원(2%) 등이었고 기타가 5%(1% 미만 20명)였다. 45%는 지지하는 대권 주자가 없다고 답했다.

사이다 이 지사와 엄근진(엄격 근엄 진지) 이 의원은 정치적 스타일이 정반대다. 

갤럽은 분석 리포트를 통해 “지난달까지 이 의원이 7개월 연속 선호도 20%대 중반으로 단연 선두였으나 이번 달 이 지사가 급상승해 여권 선두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며 “통상 대선 후보는 당내 경선을 통해 선출하므로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이 의원(37%)이 이 지사(28%)를 앞서고 진보 성향층에서는 양자 선호도가 30% 내외로 비슷하다는 점에서 벌써 우열을 논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지역별로 봤을 때 이 지사는 도정의 효과를 본 인천·경기권에서 27%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달성했다. 반면 이 의원은 호남권에서 45%로 압도적이었다. 연령별로 이 지사는 40대에서 31%로 가장 높았고, 이 의원은 50대에서 22%로 가장 높았다. 성별로 봤을 때 이 지사는 여성(13%)보다 남성(25%)의 선호도가 높았는데 이 의원은 여성(18%)과 남성(16%)의 선호도가 비슷했다.

갤럽은 이 지사의 여론조사 히스토리를 개괄적으로 정리했다.

갤럽은 “2015년 4월 무상급식 중단으로 논란이 된 홍준표 전 경남지사와 정반대의 복지 확대 행보로 눈길을 끌었고 당시 예비조사에서 처음으로 상위 8인 안에 거명됐다”며 “2015년 4월 선호도 1% 이후 매 조사에서 2~4%를 기록하다가 2016년 10월 5%, 11월 8%, 12월 18%로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농단 탄핵 국면에서 이 지사는 기초단체장(성남시장)으로 중앙 및 기성 정치인들보다 자유로운 발언을 이어간 점이 유권자들에게 어필한 것으로 보였다”며 “이듬해인 2017년 1월 당내 경선이 본격화하면서 민주당 지지층 선호가 문재인 대통령으로 쏠렸고 2월에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까지 등장하면서 이 지사는 당내 제3의 주자가 됐다”고 묘사했다. 

(사진=연합뉴스)
이 지사가 이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흔히 갤럽은 다른 여론조사들과 달리 직접 사람과 통화해서 자기 속내를 말하는 것이라 좀 더 확고한 생각이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된다. 물론 역으로 보면 타인이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어떻게 바라볼지 고려하고 답변을 하는 것이라 솔직하지 못 한 측면이 있다고도 평가된다. 2016년 탄핵 이후 4년간의 보수 암흑기에 갤럽의 조사에서 보수정당은 항상 암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차마 새누리당을, 자유한국당을, 통합당을 지지한다고 조사원에게 말하지 못 하는 것이다. 일종의 샤이보수 현상을 부추겼다. 

최근 정당 지지율, 대통령 국정 평가 등에서 여권의 하락세가 뚜렷한데 이번 갤럽 조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국민들이 차마 여권을 지지한다고 말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실제 문 대통령이 받은 성적표는 매우 암울했다.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결과 ‘잘 하고 있다’는 39%로 ‘잘못하고 있다’ 53%에 14%나 차이가 났다. 취임 이후 3년 3개월만에 긍정 평가는 최저치를 찍었고 부정 평가는 최고치에 가까웠다. 총선 이후 제2의 전성기를 맞았던 문재인 정부는 5월 첫째주(긍정 평가 71%)에서 3개월 동안 꾸준히 하락세다. 

정당 지지율도 민주당이 33%를 기록 통합당(27%)을 앞서고 있지만 지난주에 비해 4% 하락했다. 물론 통합당이 잘 해서가 아니다. 통합당은 여전히 반사이익에 기대고 있다.

갤럽은 “최근 통합당 지지도 상승은 유권자들의 호응보다 정부여당에 대한 불만 또는 견제 심리가 표출된 현상으로 읽힌다”면서 “지난주 조사에서 통합당의 야당 역할에 부정 평가가 69%에 달했고 지지층 중에서도 통합당이 야당 역할을 잘 하고 있다고 평가한 사람은 31%에 그쳐 여전히 과거 보수진영의 가장 큰 지지 기반에서 신뢰를 회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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