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열 대기자
전대열 대기자

[중앙뉴스 칼럼=전대열 대기자]신문과 방송은 우리 생활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사회의 거울이다. 과거부터 신문과 방송은 국민의 여론을 전달하고 각계각층의 소식을 전해주는 독보적인 역할을 다해왔지만 근래에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이용한 SNS가 도입되면서 이제는 누가 기자인지, 누가 앵커인지구분하기도 어려운 전 국민언론시대를 구가한다. 그러다보니 눈만 껌뻑해도 지나가는 일회성 기사를 통하여 가짜뉴스가 대성황을 이룬다.

미국의 트럼프는 Fake News의 창안자가 되기도 하고 피해자를 자처하기도 하면서 뉴스세계를 엉망진창으로 만들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문재인도 이에 못지않은 뒤죽박죽 뉴스를 전해줘 혼란을 자초하기도 한다.

정상적인 언론을 제쳐놓고 찰나의 충격으로 국민을 휘어잡으려는 정치지도자들의 행태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정치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트럼프는 두 달 후에 있을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에게 밀리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데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 마구잡이로 말 폭탄을 쏟아내고 있다. 대통령의 품위는 고사하고 세계경찰국가의 체모도 생각하지 않고 자극적인 언사를 토해내는 것을 보면 국민의 정치수준이 그에 맞춰줄 것인지 궁금하다.

미국의 얘기는 우리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기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지만 국내정치 또한 지저분하기는 마찬가지다. 벌써 가을에 접어들며 연말(年末)을 점찍게 만들고 있는데 연초에 시작한 코로나와 함께 등장한 조국사태는 이제 재판이 진행되고 있어 하회(下回)가 나오려면 한참 뜸을 들여야 된다. 그런데 그의 후임으로 등장한 추미애법무가 아들의 병가(病暇)청탁여부로 제2의 조국으로 불리며 곤혹을 치르고 있다. 추미애는 법무장관이 되자마자 윤석열사단을 모두 내쫓고 제 맘대로 차치고 포치는 인사를 펼쳐 안하무인의 대표적 성향을 보였다.

검찰총장을 향하여 “내 명령을 거역했다”는 등 아랫사람 대하듯 하는 오만까지 겹쳐 국민의 빈축을 샀으나 거기까지는 장관의 권한이어서 그냥 비판에 그쳤으나 아들의 병역에 이르러서는 관계 장병들의 증언이 잇따라 국민들의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사실여부는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수행하면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듯싶은데 특검은 여권에서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어 어떤 결말로 매듭지어질지는 시간이 해결할 것 같다.

여기에 겹쳐 4.15총선에서 당선의 영광을 차지한 몇몇 국회의원들의 신고했던 재산이 몇 달 지나지도 않았는데 10억 20억씩 불어났다고 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여성의원들의 이름이 여럿 거론되고 있지만 모두 초선으로 재산신고에 익숙하지 못해서 누락시킨 것으로 보여 크게 담론할 것은 아닌 듯싶다. 다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김홍걸은 아버지와 형 두 사람이 모두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 명문집안이어서 이런 일에 소홀할 수 없는 경험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보 재산신고부터 10억원이 넘는 분양권을 슬그머니 뺐다가 당선 후에 이를 신고한 것은 다분히 고의성을 의심해볼만 하다. 그는 김대중 사가(私家)를 아버지 기념사업에 쓰기로 두 형과 합의문까지 작성했다가 어머니 사후 전격적으로 자기 앞으로 등기했다고 해서 형제간 재산싸움으로 소송에 걸려있기도 하다. 재산에 집착하는 부전자전의 DNA가 있는지 몰라도 노블레스 오빌리지의 모범은 보여주지 못할망정 대통령까지 지낸 부친의 눈물겨운 정치역정을 생각한다면 자식으로서 차마 하지 못할 일을 김홍걸이 보여주는 듯해서 마음이 언짢다.

일본에서는 평화헌법을 고쳐 ‘전쟁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언해온 아베가 물러나고 스가시대가 도래한다. 그 역시 아베와 똑같은 우익보수의 대표로 크게 기대할 것은 없어 보이지만 꽉 막혀있는 한일문제를 이 기회에 뚫고 나가는 용기를 기대해 본다. 한일문제를 보수야권의 ‘친일프레임’으로 엮어내기에 바쁜 문재인은 지난 광복절 담화에서 대화를 주장하여 한결 부드러운 모습을 보였다. 일본 권력의 개편과 맞물려 언제까지나 아웅다웅하고만 있어선 안 된다는 것이 국민의 여론이기에 이 기회를 멋지게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한편 대법원에서는 총선이 끝난 지 5개월 만에 선거소송에서 요구하는 재검표를 결정했다.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목소리에 비하여 지나치게 늦은 감이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선거의 공정함과 법의 엄정함은 반드시 지켜내야 할 우리의 소명이요 책무다. 부정선거는 4.19혁명까지 불러 일으켰다. 이번 기회에 일호(一毫)의 의문도 없이 맑고 밝은 판결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코로나19가 아직도 주위를 감싸고 있는 와중에 전광훈은 재 구속되었지만 질병관리에 온몸을 바쳤던 ‘질본’은 큰 축제를 맞았다. 그동안의 고생에 대한 보상이기도 하지만 진즉 성취되었어야 할 일이다. 질변관리청으로 승격하고 정은경본부장이 청장으로 승진했다. 축하한다. 언제 밀어닥칠지 모르는 새로운 질병에 대항하여 사전 예방에 큰 힘이 되기를 바란다. 우울증 정치판도 이 기회에 쓸려 내려가기를 기대해 본다.

전대열 대기자. 전북대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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