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토머스 5언더파…우즈, 버디 5개 잡고도 3오버파

임성재는 1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머매러넥의 윙드풋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올해 두 번째 메이저대회 US오픈 1라운드에서 이븐파 70타를 적어냈다. (사진=연합)
임성재는 1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머매러넥의 윙드풋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올해 두 번째 메이저대회 US오픈 1라운드에서 이븐파 70타를 적어냈다. (사진=연합)

‘아이언맨’ 임성재(22)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진출 이후 처음 출전한 US오픈 첫날을 무난하게 치러내 상위권 진입에 파란불을 켰다.

임성재는 1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머매러넥의 윙드풋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올해 두 번째 메이저대회 US오픈 1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묶어 이븐파 70타를 적어냈다.

5언더파를 쳐 선두로 나선 세계랭킹 3위 저스틴 토머스(미국)에게 5타 뒤졌지만, 오버파 스코어가 쏟아진 난코스에서 공동 22위로 선전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년 차 임성재는 PGA투어에 입성한 뒤 US오픈 첫 출전이다. 2018년 2부투어에서 뛸 때 지역 예선을 거쳐 출전했던 첫 US오픈에서는 컷 탈락했다.

임성재는 마스터스를 빼고 디오픈, PGA챔피언십, US오픈 등 3대 메이저대회에 지금까지 5번 출전해 2018년 PGA챔피언십 공동 42위 말고는 모두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번 US오픈에서 메이저대회 개인 최고 성적을 낼 디딤돌을 마련한 셈이다.

1번 홀(파4)에서 티샷이 러프에 빠진 바람에 보기로 시작한 임성재는 8번 홀(파4)에서 3퍼트로 1타를 더 잃어 힘겨운 경기가 되는 듯했다.

임성재는 12번 홀(파5)에서 335야드짜리 티샷을 페어웨이에 떨군 뒤 만든 3m 버디 기회를 살려내 분위기를 바꿨고, 이어진 13번 홀(파3)에서 6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잃었던 타수를 만회하는 뚝심을 보였다.

임성재는 러프가 무성한 윙드풋 골프클럽에서 가장 중요한 페어웨이 안착률을 평균보다 20% 포인트 높은 64%로 유지하며 정교한 샷을 뽐냈다.

특히 그는 그린을 단 3번밖에 놓치지 않았다.

임성재의 그린 적중률 83%는 144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1위다. '아이언맨'이라는 별명다운 아이언샷 정확도였다.

다만 굴곡과 경사가 심하고 빠른 그린 적응이 숙제로 남았다. 그는 그린에서 33번 퍼터를 사용했고 그린에서 잃은 타수가 다른 선수보다 0.39타 많았다.

토머스는 버디 6개를 잡아내고 보기는 1개로 막아내 2017년 PGA챔피언십 제패 이후 3년 만에 메이저대회 두 번째 우승을 바라보게 됐다.

PGA투어 통산 13승을 거두며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던 토머스는 PGA챔피언십 우승 이후 메이저대회에서 한 번도 5위 이내에 들어본 적이 없고, 지난해 US오픈에서는 컷 탈락했다.

토머스는 “아쉬운 점이 없진 않지만, 샷과 퍼트 모두 만족스러운 하루였다”면서 “코스가 어려워도 오늘처럼 티샷을 잘 친다면 버디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7번 홀(파4)에서 홀인원의 행운을 누린 패트릭 리드(미국)와 매슈 울프(미국), 토마스 피터르스(벨기에)가 4언더파 66타로 토머스를 1타차로 추격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3언더파 67타를 때려 2011년에 이어 두 번째 US오픈 패권에 도전할 발판을 마련했다.

욘 람(스페인)과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나란히 1언더파 69타를 쳤다.

샷이 흔들린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은 버디 2개에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로 3타를 잃어 공동 71위에 그쳤다.

타이거 우즈(미국)도 티샷이 러프에 자주 떨어진 바람에 3오버파로 부진했다.

공동 71위로 밀린 우즈는 컷 통과가 발등의 불이 됐다.

이 대회에서 준우승만 6번 했던 필 미컬슨(미국)은 8오버파 79타로 실망스러운 1라운드를 마쳤다.

안병훈(29)은 1오버파 71타로 공동 33위에 올랐다.

10번 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안병훈은 4개 홀을 남기고 버디 없이 보기만 3개를 적어내다 17번째 홀인 8번 홀(파4)과 마지막 9번 홀(파4) 연속 버디를 잡아 한숨을 돌렸다.

김시우(25)는 2오버파 72타로 공동 57위에 머물렀다. 김시우는 버디 4개를 잡아냈지만 2개의 더블보기가 발목을 잡았다.

강성훈(33)은 보기 7개를 쏟아내 4오버파 74타를 쳤다.

최악의 난코스라는 윙드풋 골프클럽은 이날 21명이 언더파 스코어를 제출해 코스 난도가 낮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6년 이곳에서 열린 US오픈 1라운드에서는 언더파를 친 선수가 단 1명이었고, 22명이 10오버파 이상을 쳤다.

저스틴 토머스와 나란히 걷는 타이거 우즈 (사진=연합)
저스틴 토머스와 나란히 걷는 타이거 우즈 (사진=연합)

@ 윙드풋 골프클럽, ‘최악의 난코스’…첫날 무더기로 언더파

제120회 US오픈이 열리는 미국 뉴욕주 윙드풋 골프클럽(파70)은 최악의 난코스로 유명하다.

이곳에서 5차례 치른 US오픈에서 나흘 합계 언더파 스코어를 낸 선수는 딱 2명뿐이다.

1974년 이곳에서 열린 US오픈은 ‘윙드풋의 대학살’로 불린다. 우승 스코어는 7오버파였다.

첫날부터 한명의 선수도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내지 못했고, 80대 타수를 적어낸 선수가 수두룩했다.

제프 오길비(호주)가 합계 5오버파로 우승한 2006년 US오픈 때도 윙드풋 골프클럽은 1라운드에서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 한명에게만 언더파를 허용했다.

몽고메리는 그때 1언더파를 쳤다. 당시 1라운드에서 80대 타수로 무너진 선수가 22명이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연습 라운드를 치러본 선수들은 저마다 언더파를 치기 힘들다고 엄살을 떨었다. 긴 전장에 좁은 페어웨이와 깊고 질긴 러프, 난해한 굴곡을 지닌 그린 등이 선수들을 괴롭힐 것으로 봤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어렵기로 1, 2위를 다투는 코스”라고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18일(한국시간) US오픈 1라운드는 이런 예상과 딴판이었다.

무려 21명이 언더파 스코어를 제출했다. 선두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5언더파 65타를 때렸고 4언더파를 친 선수가 3명이다.

66타를 친 패트릭 리드(미국)는 “이렇게 언더파가 많이 나올 줄 예상하지 못했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는 “어려운 코스는 맞다. 그래도 똑바로 치면 낮은 스코어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윙드풋 골프클럽이 무장 해제된 원인은 그린이다.

US오픈 개최 코스 그린은 빠른 것은 기본이고 콘크리트처럼 단단한 게 특징이다. 경사와 굴곡이 심하기로 악명 높은 윙드풋의 그린은 그런데 이날은 예상보다 부드러웠다.

웨브 심프슨(미국)은 “그린이 생각 이상으로 말랑했다”고 말했다.

핀 위치도 비교적 수월했다. 조던 스피스(미국)는 “전반적으로 핀이 쉬운 지점에 꽂혔다”고 평가했다.

그린이 부드럽고, 핀 위치가 쉬우면 선수들은 압박감을 덜 느낀다. 버디를 노리는 공격적인 플레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부드러운 그린과 수월한 핀 위치는 미국골프협회(USGA)가 선수들의 압박에 굴복한 결과라는 성급한 분석도 나왔다.

US오픈의 가혹한 코스 세팅은 그동안 선수들의 반발을 샀다.

2018년 시네콕 힐스에서는 필 미컬슨(미국)이 움직이는 볼을 쳐 논란이 일었을 때 지나치게 어려운 코스 세팅에 대한 불만의 표출이었다는 게 정설이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역시 US오픈의 가혹한 코스 세팅에 강한 불만을 여러 번 토로했다.

정상급 선수들 사이에 US오픈을 거부하자는 논의도 실제로 있었다.

그렇지만 아직은 사흘 경기가 더 남아 있어 판단은 이르다.

스피스는 “아마 핀 위치가 더 어려운 곳으로 옮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운드가 거듭할수록 그린은 더 건조해지고 단단해진다. 러프도 더 길어진다.

지난해 US오픈에서 게리 우들런드(미국)는 13언더파로 우승했다. 앞서 2018년 브룩스 켑카(미국)는 시네콕 힐스에서 1오버파로 정상에 올랐다.

윙드풋이 작년 페블비치의 재연이 될지, 2018년 시네콕 힐스의 악몽을 되풀이할지 궁금하다.

우즈는 첫날 1라운드에서 우즈는 3오버파 73타를 적어냈다. (사진=연합)
우즈는 첫날 1라운드에서 우즈는 3오버파 73타를 적어냈다. (사진=연합)

@ 우즈, 첫날 1라운드에서 3오버파 73타…버디 5개

한편, 우즈는 첫날 1라운드에서 우즈는 3오버파 73타를 적어냈다.

70위 밖으로 밀린 우즈는 2라운드에서 반등하지 않으면 컷 통과가 아슬아슬한 처지다.

우즈는 연습 라운드 때부터 티샷이 아주 깊은 러프에 들어갔다. 윙드풋 골프클럽 러프가 워낙 깊고 질겨 탈출이 쉽지 않다.

그나마 우즈는 퍼트가 잘 됐다. 9번 홀(파5)에서는 두 번이나 휘어져 언덕을 넘어오는 9m 버디 퍼트를 넣는 등 5개의 버디를 잡아냈다.

우즈는 “원하는 경기를 하지 못했다. 경기 중반까지 좋은 퍼트를 많이 했지만, 초반에 그럭저럭 때려냈던 티샷이 후반에는 다음 샷이 하기에 어려운 곳으로 갔다”면서 “대회는 이제 시작이다. 다음 라운드 때 더 좋은 경기를 해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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