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9% 득표
위성정당 참여에 대한 마음의 빚
플랫폼 정당 구축
선거 승리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조정훈 의원이 시대전환 2기 당대표로 선출됐다. 창당 이후 처음 치러진 전당대회에는 조 의원 외에 2명의 후보(이재후·정대진)가 더 있었지만 조 의원이 가뿐이 당권을 거머쥐었다. 조 의원의 취임 일성은 독자 정당으로 살아남겠다는 포부였다.

11일 14시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스페이스 노아에서 시대전환 전당대회가 개최됐다. 조정훈 대표는 56.9%(일반당원 47.7%+권리당원 66.1%)의 득표율을 얻었다. 이재후 후보와 정대진 후보는 당헌당규에 따라 ‘상임 대표당원’이 됐고 조 대표와 함께 2기 지도부를 구성하게 된다.

시대전환 2기 당대표로 당선된 조정훈 의원. (캡처사진=시대전환 유튜브) 

조 대표는 수락 연설을 통해 “더 이상 시대전환은 큰 언덕에 숨지 않겠다. 시대전환의 이름으로 후보를 내고 선거에서 승리하는 그러한 경험들을 당원 동지들께 안겨주겠다”고 공언했다. 

4.15 총선에서 시대전환은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에 참여했고 그 결과 1석을 확보할 수 있었다. 2월말 하승수 전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 띄운 연합정당 테이블(정치개혁연합)에는 미래당과 녹색당이 일찌감치 참여를 선언했지만 민주당은 그 명분만 채택해서 좀 더 고분고분한 시민당을 점찍었다. 시대전환과 기본소득당은 초반에 비판적이었지만 막판에 시민당에 들어가서 다른 소수정당이 고배를 마실 때 1석씩 챙긴 것이다. 조 대표는 직접적인 수혜자였다. 그래서 마음의 빚이 있다.

조 대표는 “시대전환은 정치혁명당이 되도록 하겠다. 기존 정당을 흉내내지 않겠다. 정치인이 계급이 되고 선거에서 승리하면 신분 상승이 되는 현실을 부정한다. 기득권 고착화를 위한 선거제도를 개혁하고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가 국회 안에 울려퍼지는 변화의 마중물이 되겠다”며 “선출직 국회의원 선거제도가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는 판단 아래 헌법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이 과정을 통해 기존 국민의 목소리들이 비례해서 대표되지 않고 양당과 특정 정치세력에 의해서 목소리들이 과잉 인정되고 무시되는 것을 변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캡처사진=시대전환 유튜브)
취임사를 발표하고 있는 조정훈 대표. (캡처사진=시대전환 유튜브)

조 대표는 선거 기간 7가지 공약을 발표했는데 이 자리에서는 핵심 공약 4가지를 풀어냈다.

①플랫폼 정당 구축
②선거에서 의미있는 결과 달성 
③지지율 5% 이상 달성
④정치 학교 등 정치 교육 활성화

먼저 조 대표는 ①에 대해 “플랫폼 정당의 한국말을 찾으려고 굉장히 노력했지만 아직 못 찾았다. 하지만 그 뜻은 분명하다”며 “한 둘 리더의 목소리에 모든 사람이 따라오는 수직적이고 일방적인 정당이 아니라 집단지성을 활용해서 국민 모두의 목소리가 정치 영역에서 법과 제도로 전달되는 하향식 상향식 이 두 가지가 조화롭게 이뤄지는 정당을 뜻한다”고 설파했다.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철가방’(국민들로부터 정책 아이디어를 모아낼 공유정당 플랫폼 앱)의 오픈 베타 버전을 공개한 바 있다. 시대전환은 창당할 때부터 지금까지 △민주주의 서울(서울시가 만든 온라인 시민참여 플랫폼)의 기술적 기반이 됐던 빠띠(민주주의 활동가 협동조합으로 스마트폰으로 접속하는 공론장 시스템) △포데모스 정당(스페인 좌파 연합정당)의 툴이 됐던 루미오(온라인 의사결정 플랫폼) △오성운동(이탈리아의 집권 연립 여당) 모델 등을 탐구해왔다.

이날 욜란다 디 사타시오 이탈리아 하원의원(오성운동 국제정책 담당)은 영상 축사를 통해 “(오성운동은) 플랫폼의 디지털 장치를 통해 시민들이 국가의 발전에 대해 날마다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일종의 지속적인 국민투표”라며 “단순히 선거의 범위를 넘어 직접 민주주의가 대의 민주주의의 역할을 보조하여 시민들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대중 참여의 가치를 회복하도록 하는 대의 민주주의의 통합으로 나아가야 함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캡처사진=시대전환 유튜브)
욜란다 디 사타시오 이탈리아 하원의원이 축사를 하고 있는 모습. (캡처사진=시대전환 유튜브)

조 대표도 “<숲>이라는 국내 최초 블록체인을 장착한 온라인 공론장을 활성화함으로써 국민들이 청중으로 관중으로 시청자로 정치에 참여하는 게 아니라 주역으로 주인으로 참여하는 경험을 시대전환을 통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②에 대해 조 대표는 “내년 보궐선거부터 2022년 대선, 지방선거, 2024년 총선에 이르기까지 의미있는 역할을 할 것이다. 정당은 선거를 위해 존재하고 선거를 통해 성장한다”면서 “(선거 승리를 위해) 미래의 정치를 만들어갈 동료 정치인들을 발굴하는 것이다. 지방선거에 출마할 100여명의 정치 신인들을 찾고 모셔서 그분들이 정치 혁명의 밑거름이 되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③에 대해서는 “(국민 100명 중 1명이 우리를 알고 있는데) 임기 중에 이 숫자를 다섯배로 최소한 올리도록 하겠다. 현행 선거법상 5% 지지율을 갖고 있는 정당은 비례 좌석 3석~5석을 가질 수 있다. 최소한 5% 이상의 정당, 두 자릿 수 이상의 지지율을 갖는 정당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를 위해 탄탄하고 강력한 조직력을 기르겠다”고 공언했다.

시대전환은 10월10일부터 12월12일까지 정치 학교(누구나 참여아카데미)를 운영한다.

조 대표는 ④과 관련 “그 누구도 새로운 정치인이 저절로 생겨난다고 믿지 않는다. 대한민국은 정치 교육에 있어서 후진국이다. 정치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 그래서 국회 안으로 들어와서 정치인답게 행동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드물다”며 “서로 대화하고 타협하고 협상하고 소통하는 능력보다는 서로 편을 나누고 싸우고 이기는 것이 정치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답답하고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래서 어제(10일)부터 독일식 정치 모델을 바탕으로 독일 재단과 협업으로 정치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욜란다 디 사타시오 이탈리아 하원의원
조 대표는 4가지 공약을 환기했다. (캡처사진=시대전환 유튜브)

이밖에도 조 대표는 시대전환의 지향점을 추가적으로 묘사했다.

조 대표는 “시대전환은 정치 벤처당이다. 대표도 평당원도 계급장없이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세상을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 약자에 대한 편애를 노골적으로 실천하겠다. 내가 당대표라고 어깨에 힘주고 거들먹거리는 일을 결코 하지 않겠다. 오히려 가장 낮은 자세로서 벤처하는 사람들답게 운영하겠다”면서 “국민들은 더 이상 슈퍼스타의 등장을 기다리지 않는다. 우리는 슈퍼스타의 등장을 보아왔고 안타깝게 그 슈퍼스타가 고꾸라지고 그 기대가 실망으로 다가온 경험을 반복적으로 하고 있다. 이제는 한 둘 슈퍼스타가 대한민국 정치를 이끌어간다고 믿지 않는다. 이제는 하루하루 퍽퍽한 삶을 살고 있는 생활인들을 위한 생활인들에 의한 정치가 필요하고 여러분 모두가 대한민국 정치의 주역이 되어야 할 시간”이라고 역설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이 4가지를 갖고 시대전환의 2기를 운영해나가겠다. 2기의 길을 멈추고 3기의 깃발을 끌고갈 분들에게 넘겨줄 때 내가 약속한 4가지가 모두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시대전환을 이끌겠다”며 “시대전환의 2기 항해를 오늘 이 시간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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