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원 결제시 별 1개 스타벅스 현대카드 출시
정태영 부회장의 돌파구
PLCC로 보는 현대카드의 현황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현대카드(현카)가 15일 스타벅스(스벅)와 제휴해서 콜라보 카드를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카드를 발급받은 고객이 결제를 하면 3만원 단위로 스벅 리워드 포인트 별 1개씩 적립된다. 적립 한도가 없고 일별 원칙이라 3만원만 넘기면 한 달이 안 지나도 별을 사용할 수 있다. 통상 카드대금 납부일에 맞춰 월 단위로 포인트를 제공하는 한계가 있었는데 이를 개선한 것이다. 

현카 관계자는 “누구나 하루도 안 빠지고 커피를 자주 마시는데 스타벅스를 가장 애용하는 것에 착안했다”고 밝혔다. 

현대카드가 내놓은 스타벅스 카드의 디자인 5종. (사진=현대카드)

이밖에도 현카와 스벅은 디자인별로 5가지의 카드 종류를 출시하기로 했고 머그컵이나 유리잔 MD 상품을 전국 각 매장에서 판매한다. 11월30일까지 스벅 카드로 5만원 이상 전국의 스벅 매장에서 결제를 한다면 별 100개를 적립해주는 특별 이벤트도 하기로 했다. 동시에 크리스마스 특별 이벤트(e프리퀀시 이벤트)에 응모되고 기프트 교환권을 받을 수 있다. 

사실 현카는 2018년부터 콜라보 사업에 적극적이었다. 제휴사와 함께 출시하는 카드를 PLCC(Private Labeled Credit Card)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라고 한다. 현카는 현대기아자동차와는 당연히 폭넓은 제휴를 하고 있고 GS칼텍스, 이마트(신세계백화점), 이베이코리아(지마켓과 옥션), 코스트코, 대한항공 등과도 협력하고 있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은 지난 7월31일 “사업 콜라보레이션은 마치 친구 모임처럼 즐거워야 한다. 두 회사 CEO가 현수막 앞에서 보드를 들고 찍는 기념사진 대신 헬멧, 배달 음식, 발랄한 티셔츠와 청바지가 눈에 띄는 북적북적한 기념 사진은 앞으로의 파트너십이 그 어느 때보다 즐겁게 진행되리라는 점을 기대하게 한다”고 표현했다. 

정태영 현카 부회장(대표이사)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신용카드 시장에서 PLCC를 일종의 돌파구로 보고 있다. 정 부회장은 2015년 말 최초로 PLCC팀을 신설했고 2018년에는 본부로 격상시켰다. 정 부회장은 본부를 실무진으로 두고 본인이 직접 제휴사 수장들과 만나는 등 영업에 두 손 두 발을 걷어붙이고 있다. 현카 관계자도 “정 부회장은 다른 것들 보다 PLCC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송호섭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모습. (사진=현대카드)

업계 33년 경력의 정 부회장 입장에서 PLCC에 올인하는 이유가 있다. 

현카는 133조원에 이르는 국내 신용카드 시장에서 4위(16.28% 21조7379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 카드사는 7개(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인데 업계 1위(21.97% 29조3347억원)는 신한카드다.

최근 들어 KB국민카드(17.71% 23조6382억원)와 삼성카드(17.67% 23조5910억원) 등이 2위권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을 하고 있는 가운데 현카는 조금 뒤쳐지는 분위기다. 규모만 보면 업계 최상위권이다. 작년 기준 현카는 △자산총액 17조4473억원 △매출 2조3707억원 △영업이익 2172억 △직원수 1836명 △카드 고객수 879만명 △가맹점 약 275만개 △전국 지점 및 영업소 31개 등이다. 

몇 년 전부터 핀테크(금융기술) 바람을 타고 IT업계 대마들이 금융업에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카드를 잘 안 쓰고 간편결제를 사용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네이버, 삼성, 카카오, 토스 등 무지 많고 편리하다. 신용카드의 입지가 좁아진 것이다. 신용 결제를 통한 수수료가 주 수입원인 신용카드사는 생존 전략을 다시 짤 수밖에 없다. 더 큰 혜택을 주는 것이다. 그중의 하나가 PLCC다.

현카는 지난 8월14일 다트(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반기 보고서를 통해 “상품 다양화 및 회원 기반 확대 측면에서 자동차 및 온오프라인 유통 업계와의 파트너십에 기반한 PLCC 사업을 확대해왔다”며 “기존 파트너사와의 협력 강화 및 신규 파트너십 확대를 통해 고객 기반을 확장하고 이를 통해 데이터의 양과 질을 개선시켜 다시 고객에 더욱 개인화 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순환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카가 갖고 있는 몇 가지 경쟁력이 있다. 

우선 현카는 작년 말까지 다이너스 클럽(세계 최초로 신용카드 서비스를 시작한 미국 기업) 가입사였다. 물론 현재는 라이센스가 만료되어 이제는 발행하지 않고 있다. 다이너스 클럽은 1국가 1가맹사 원칙을 갖고 있다. 또한 해외에서 카드 결제시 수수료율이 0.18%로 가장 저렴한 편이다. 

기본적으로 현카는 “넓고 얕은 혜택”을 기조로 삼고 있지만 충성도가 높은 프리미엄 고객에게는 확실히 혜택을 챙겨주는 편이다. 현카는 사용실적 기준으로 50만원을 요구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비싸다. 그러나 아파트관리비, 세금 납부, 상품권 구매비 등도 다 실적으로 인정해준다. 가장 쿨한 것이 적립과 할인의 한도에서 싸게 굴지 않는다. ‘M카드’라는 브랜드화도 잘 되어 있고 호텔, 식음료, 문화생활(슈퍼콘서트 등) 관련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특히 슈퍼콘서트는 2007년 처음 시작되어 재작년까지 개최됐는데 비욘세, 휘트니 휴스턴, 어셔, 스티비 원더, 스팅, 마룬파이브, 레이디가가, 에미넴, 폴매카트니, 콜드플레이 등 월드스타들을 초대하는 데에 아낌없이 투자를 했다.

(사진=현대카드)
정 대표는 PLCC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현대카드)

현카 스스로 생각하는 강점은 이런 거다.

현카는 반기 보고서를 통해 “혁신적인 상품, 차별화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카드 업계 내 변화를 주도해 왔고 이러한 독창성이 당사 경쟁력의 가장 큰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며 “2003년 출시되어 단일 카드로는 국내 최다 유효 회원수를 확보한 현대카드M을 시작으로 당사는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알파벳 카드 상품을 출시하며 업계내 카드 상품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를 선도하였다”고 자평했다.

이어 “국내 최고 고품격 프리미엄 카드인 더 블랙을 필두로 더 퍼플, 더 레드를 출시해서 국내 프리미엄 신용카드 시장을 주도해 왔다. 2018년 새로운 프리미엄 카드인 더 그린 출시를 통해 시장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고 어필했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현카는 “기존 신용카드 사업의 고도화 및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하여 디지털 부문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신용카드 부정 사용을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Lock & Limit, 고객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가상카드번호 및 인공지능 기반 챗봇 서비스 등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 출시를 통하여 업계를 선도해왔다”며 “회원 정보와 구매 정보를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맞춤형 개인화 오퍼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당사는 앞으로도 디지털 사업 기반 확대를 위해 전방위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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