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대표 출마와 지휘 다 한다
선거학교 출마학교로 개편
현직 구의원 초청
실제 출마자들 육성
공감학교의 의미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미래당은 창당 4년차 정당이다. 2012년부터 시작된 청년당의 뿌리로까지 거슬러가면 9년이나 됐다. 이제 당선자를 배출해야 한다. 미래당은 2018년 지방선거 직후부터 지난 4.15 총선 때까지 약 2년간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올인해왔는데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일부가 도입되더라도 봉쇄조항 3%(83만6995표)를 넘기기 어렵다는 판단을 일찌감치 했고 페이퍼 정당을 구상하고 있었다. 

그만큼 선거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치열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움직였다. 결국 연합정당 정국이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으로 굳어지자 불참을 결정했다. 오태양 공동대표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총선 3주 전 지역구(서울 광진을) 출마를 선언했다. 고민정 후보와 오세훈 후보가 맞붙는 핫한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지자 10대 일간지들의 인터뷰 요청을 받는 등 초반 주목을 좀 받았다. 그렇게 해서라도 미래당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었고 그게 소수정당 당대표로서의 희생이자 전략적 결단이었다.

오태양 공동대표는 벌써부터 지방선거에서의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오 대표는 지난 16일 오후 12시반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모 카페에서 기자와 만나 “일단 나도 (2022년 지방선거) 출마 대상자들 중에 분명히 1명이고 전투를 치러야 하는데 전장의 장수가 뒤에서 지휘만 할 수는 없다”며 “같이 전투에 뛰어들어야 한다. 그때 가서 내 역할이 뭐가 될지 모르지만 출마는 분명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약간 좀 어려운 것이 대선과 지방선거가 같이 있어서 대선을 매개로 하는 중앙 정치 전략과 지방선거 중심으로 하는 현장 기초 전략이 동시에 추진돼야 해서 역할 분담의 측면에서 조금 고민이 된다”며 “현재로서는 중앙 정치 전략에서 아무래도 내 역할이 요구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어느정도 비중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 대표는 벌써부터 전략적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 그만큼 지금부터 지방선거를 준비해야 한다. 당장 2021년 보궐선거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정치의 계절은 유독 빨리 흘러간다. 내년이 되면 이미 늦다. 그래서 미래당은 8일부터 기초의원 온라인 출마학교 <출사표를 던져라!>를 진행하고 있다. 

미래당 온라인 출마학교의 포스터. (포스터=미래당)

오 대표는 “저희가 그동안 선거를 앞두고 선거학교를 했었는데 이번엔 출마학교라고 하기로 했다. 저희의 모토는 소수정당으로서 기초의회 입성에 성공하는 것을 목표로 경험을 갖고 있는 현직 기초의원들만 초청해서 그 비법을 전수받으려고 한다”며 “나를 비롯 당 지도부 인사들은 강의도 하면서 전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내 역할은 출마 형님이다. 출마학교를 통해서 반드시 2022년 8기 지방선거에서는 미래당 출신의 기초의원을 배출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출마학교에서는 △10월15일 김희서 정의당 구로구의원(지역에서 시작하는 미래 정치) △10월29일 서난이 민주당 전주시의원(지역에서 시작하는 청년 정치) △11월19일 주이삭 국민의당 서대문구의원(지역 정치에서의 언론과 미디어 전략) △11월26일 이기중 정의당 관악구의원(이기는 선거전략 사례와 제안) △12월3일 김광모 민주당 부산시의원(시민들과 함께 조례 제정하기) 등 5명의 기초의원들이 강사로 나선다.

오 대표는 “출마학교를 기수마다 하려고 한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출마자들을 확보하고 내공을 쌓아가면서 준비하는 전략을 짤 것”이라며 “출마학교가 끝나면 전략 지역구 선정 프로젝트를 하려고 한다. 미래당 당원이나 후원인들 중에서 전략 지역구를 공개적으로 모집해서 선정이 되면 당 차원에서 지원을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마학교 프로그램에도 내가 만약 출마한다면 나의 지역구는? 내 지역구의 조건은? 이런 것들을 완성해가는 실습 프로그램이 있다. 나의 지역구를 찾아가면서 졸업할 때 정리해서 뭔가(나의 당선 계획서 발표)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박효영 기자)
활짝 웃고 있는 오 대표의 모습. (사진=박효영 기자)

안타까운 점이 있다.

오 대표는 “사실 20대들이 많다. (만 25세 피선거권 규정이) 제일 아쉽다”며 “수강자들 중에 가장 열정적인 분들이 다 20대 초중반이다. 피선거권이 없다. 조건이나 환경이 안 갖춰졌을 뿐이지 나이가 어리다고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다시 돌아와서 오 대표의 선거 전략을 들어보면 공중전(중앙)과 지상전(현장 출마) 어느 쪽에 더 비중을 둬야 할지 고민스러운 부분이 있다. 둘 다 하긴 하는데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

오 대표는 “(중앙 선거 전략에 집중하게 되면) 내가 지역구까지 동시에 하는 것은 조금 어려움이 있는데 그랬을 때 출마학교를 통해서 유능한 후보자들을 미리 배출해야 한다. 한 1년 정도 미리 준비를 시키고 서포트하는 역할에 집중하려고 한다”며 “내가 뛰어들어서 같이 리드해가는 방법이 하나 있고 좀 전략적 역할을 하고 뒤에서 지원하는 방식이 하나 있는데 논의를 좀 더 해봐야 한다”고 풀어냈다.

이어 “(총선 때 지역구 출마 선언이 전체 미래당 선거운동 전략이 됐지만) 지방선거는 (기초의원 출마 선언을 한다고 주목받기 어렵기 때문에) 많이 다르다. 이슈화될 수 있는 것들을 잘 챙겨야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랜선 공감학교 4기 포스터. (포스터=미래당)

공감학교는 미래당의 상징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코로나와 총선이 겹쳐 중단됐었는데 랜선 공감학교 4기가 최근 재개됐다.

오 대표는 “공감학교는 저희가 원래부터 청년들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정치 토크도 조화롭게 해서 청년들의 목소리를 모으는 프로그램인데 쭉 해오다가 선거를 치르기 위해 중단됐다”며 “코로나 시대에 비대면 상황이기 때문에 랜선 공감학교를 시작했다. 주로 코로나 시대에 달라진 일상과 사회의 풍경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랜선 공감학교의 타이틀이 찐심 원정대다. 자기 진심을 찾아가는 여행이라는 의미다. 이런 문구에 사람들의 반응이 좀 있었다. 왜냐면 비대면 상황이 많아지고 대인 접촉이 사라졌다. 사람들이 마음 터놓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나 연결고리가 차단되고 있다”면서 “코로나라는 게 처음엔 경제나 건강상의 피해가 많았는데 이게 장기화되다 보니 정신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 블루다. 중요한 것은 심신의 예방 정책이 정부 차원에서 필요한데 공감학교도 나름의 그런 것(심신 케어링)을 제공하고 있다”고 어필했다. 

미래당 당직자들은 대부분 공감학교 출신이다. 

오 대표는 “공감학교를 수료하면 타인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능력이 갖춰진다. 정치 토론을 하다보면 자기 얘기만 하게 되는데 공감학교에서는 일단 들어야 한다. 나아가 공감하는 연습을 한다. 다른 사람의 어떤 이야기라도 수용하고 이해하는 능력이 생긴다”며 “우리 정치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공감과 소통이다. 공감학교라는 게 아주 전문적인 스킬을 기르는 곳은 아닐지라도 일반 청년들과 공통의 주제로 소통을 하면서 습득해가는 것이고 일종의 정치 훈련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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