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까지 낸드 매출 15조원으로 성장시킬 것
반도체 가격 하락에도 3분기 1조3천억원 벌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CEO)은 4일 오전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부문 인수로 향후 3년 내 낸드 자생 역량을 확보하고, 5년 내 낸드 매출 3배 이상 성장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사진=SK하이닉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CEO)은 4일 오전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부문 인수로 향후 3년 내 낸드 자생 역량을 확보하고, 5년 내 낸드 매출 3배 이상 성장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사진=SK하이닉스)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후 매출 신장에 대한 비전을 밝혔다. 기존 매출 대비 5년 내 낸드 매출 3배 이상을 기대한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CEO)은 4일 오전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부문 인수로 향후 3년 내 낸드 자생 역량을 확보하고, 5년 내 낸드 매출 3배 이상 성장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이어 “그동안 D램 선도 기업으로만 인정받아왔던 기업가치를 인텔 낸드 인수를 통해 톱 메모리 플레이어로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또 “SSD 기술력과 제품 포트폴리오의 신속한 확보를 위해 인텔의 낸드 사업 부문을 인수했다”며 “이를 통해 D램과 낸드플래시 간 균형 잡힌 사업구조를 갖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인수를 통해 창출되는 시너지가 고객과 협력사를 포함한 글로벌 ICT(정보통신기술) 산업뿐 아니라 주주, 지역사회, 구성원 등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룹차원에서 추진하는 RE100에 가입, 글로벌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2050년까지 소비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를 통해 조달할 계획도 공개했다.

이 사장은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와 비교해 일반 SSD는 50%, 저전력 SSD는 94% 가량 전력 소모가 적기 때문에 전 세계 데이터센터 중 HDD 스토리지가 모두 저전력 SSD로 대체되면 4천100만t의 이산화탄소가 절감돼 약 4조2천억원 이상의 사회적 가치가 창출된다”며 “향후 SSD 전환을 가속화함으로써 이산화탄소 절감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고객사의 재고가 낸드는 3조원 중반, D램은 2조원 미만 수준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내년 1분기까지 서버 기업들의 재고 소진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차세대 D램인 DDR5에 대해서는 “4분기부터 서버 고객에 대한 샘플링을 본격 시작하며 고객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며 “시장 규모는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그동안 모바일 중심으로 성장해온 낸드 산업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며 “사물인터넷, AI 등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근간은 끊임없이 생성되는 데이터이며 이를 위해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저장 용량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그동안 모바일 중심으로 성장해온 낸드 산업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며 “사물인터넷, AI 등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근간은 끊임없이 생성되는 데이터이며 이를 위해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저장 용량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

@ 2025년까지 낸드 매출 15조원 이상 성장시킬 것

연합뉴스와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SK하이닉스의 낸드 매출액은 45억5천200만달러, 한화로 5조2천억원 정도다.

이를 감안하면 2025년에 낸드 매출만 15조원 이상의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얘기다.

옴디아 기준 낸드 부문 글로벌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은 165억1천700만달러(한화 18조8천억원) 정도로, SK하이닉스가 D램에 이어 낸드 부문에서도 세계 2위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이 사장은 “그동안 모바일 중심으로 성장해온 낸드 산업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며 “사물인터넷, AI 등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근간은 끊임없이 생성되는 데이터이며 이를 위해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저장 용량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낸드 시장 규모가 10년 뒤인 2030년에는 지금의 5.7배에 달하는 51억TB(테라바이트)에 달하고, 속도와 전력소모가 월등히 뛰어난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비중도 40% 중반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SK하이닉스는 경쟁사 대비 낸드 사업 시작이 늦었던 핸디캡을 기술로 극복해왔지만 예상치 못한 시황 변동으로 성장의 중요 변곡점에서 목표했던 만큼 도약의 속도를 낼수 없었던 아쉬움이 있었다”며 “낸드 시장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될 SSD 기술력과 제품 포트폴리오 빠르게 확보하고 후발주자로서 단기간에 개선 쉽지 않았던 규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번에 인텔 낸드 사업 인수를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인텔 낸드 인수 대금(90억달러) 마련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내년 말 1차 클로징 시점에 지불할 70억 달러는 현금으로 지급한다”며 “절반가량은 보유 현금성 자산과 향후 창출되는 영업현금 흐름을 활용하고 잔여금은 차입 등 외부조달과 필요시 자산 유동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투자한 일본 키옥시아 지분을 매각해 인수대금을 마련할 가능성에 대해선 “인텔 낸드 사업 인수는 즉각적인 효과를 보기 위한 것이고, 키옥시아 투자는 좀 더 중장기적 안목으로 진행한 전략적 투자”라며 “그럴(키옥시아 지분 매각)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지만 당장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장은 인텔과 1차 계약이 클로징되는 내년 말에는 인텔의 SSD 사업 관련 기술과 제품, 그리고 판매 역량을 확보할 수 있어 즉각적으로 SK하이닉스의 낸드 사업 매출과 수익성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중국 다렌 공장에 투입될 투자자금 부담 우려에 대해선 “자체 공장에서 생산한 낸드 판매를 통해 창출되는 자체 영업 현금으로 충당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사장은 “SK하이닉스는 128단 낸드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이후 세대 제품도 순조롭게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며 “128단 제품과 인텔이 갖고 있는 우수한 기업용 SSD 솔루션 기술을 접목한다면 높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미세공정 수행을 위한 극자외선(EUV) 장비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올해 말로 완공되는 이천 M16공장에 EUV전용 클린룸 공간을 마련됐고, 장비도 스케줄대로 입고될 예정”이라며 “10나노 4세대(1a) 생산부터 EUV를 적용할 계획이고 개발도 예정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경영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8조1천288억원, 영업이익 1조2천997억원을 기록했다. (사진=중앙뉴스DB)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경영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8조1천288억원, 영업이익 1조2천997억원을 기록했다. (사진=중앙뉴스DB)

@ 올해 3분기 영업이익만 1조3천억원 육박

한편,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을 1조3천억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경영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8조1천288억원, 영업이익 1조2천99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3분기 대비 각각 18.9%, 175% 증가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재택근무와 원격수업, ‘집콕’ 수요 증가 등으로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3분기에도 1조3천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의 중국 화웨이 규제로 인한 긴급주문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2분기에 비해서는 각각 매출은 6%, 영업이익은 33% 감소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1조9천467억원이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에 모바일용 수요는 늘었으나 데이터센터용 서버 D램과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수요가 약세를 보이고, 메모리 가격이 하락하면서 전분기보다는 실적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D램은 서버용 수요 부진에도 불구하고 모바일과 그래픽 신규 수요, 일부 컨슈머 수요 확대에 적극 대응해 지난 2분기보다 출하량은 4% 증가했으나, 평균판매가격(ASP)이 7% 하락했다.

낸드플래시는 모바일 제품과 신규 게임콘솔 SSD 판매 확대로 지난 분기 대비 출하량이 9% 늘었으나 가격 약세로 평균판매가격은 10% 하락했다.

SK하이닉스는 4분기에도 모바일 시장의 계절적 수요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크롬북 등 PC용 제품 판매가 양호할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4분기 이후 D램은 10나노급 2세대(1Y) LPDDR5의 판매를 확대하는 등 모바일 수요 대응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 고용량 낸드플래시와 결합한 uMCP(멀티칩 패키지) 판매를 확대하면서 64GB 이상 고용량 서버향 제품 판매 비중을 높이고 HBM(초고성능 메모리) 제품 판매를 극대화하는 등 품질 경쟁력을 기반으로 서버 D램 시장 내에서 입지를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낸드플래시도 모바일 판매 비중을 높이고 3분기에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128단 기반 제품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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