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승리 선언
혹시 뒤집히면 소송전으로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코로나발 우편 투표 등 미국 대선 개표 상황이 현재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미국 대선이 치러진지 230년이 넘었는데 이렇게까지 개표 상황이 혼란스럽고 예측 불허인 경우는 드물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판세가 유리할 때 빨리 샴페인틀 터트려야 한다. 대선 전 여론조사에서는 모조리 졌고 코로나 대응 실패에 대한 심판 여론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일찌감치 조기 승리 선언 전략을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기 승리 선언을 강행했다. (캡처사진=NBC)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시간으로 4일 16시20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선거에서 이길 준비가 돼 있고 솔직히 이겼다. 우리는 오늘을 축하할 것”이라며 “미국 전체에서 이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동부 시간 기준 새벽 2시20분이다. 2시간 전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델라웨어주에서 마이크를 잡고 “이길 것 같고 낙관적”이라며 먼저 선수를 쳤다. 원래 미국 대선에서는 객관적으로 패자의 윤곽이 드러나면 패배 인정 선언을 하고 승자의 위로 메시지가 나오는 전통이 있지만 이번에는 정반대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기 승리 선언을 해놓고 추후에 혹시라도 개표 결과가 자신에게 불리하게 전개되거나 패배로 판정나면 소송전을 하겠다고 엄포를 놨었다. 지금 시점에서 실제 그 메시지를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하이오와 텍사스 등에서 이미 이겼고, 가장 중요한 펜실베이니아에서도 큰 승리를 거뒀다. 펜실베이니아의 격차는 (바이든 후보가) 뒤집기 어려울 정도다. 위스콘신 등에서도 내가 이겼다. 미시간도 이기고 있다”면서 “법이 올바른 방법으로 활용되기를 바란다. (우편 투표가 반영되어 최종 결과이 뒤집어지면) 우리는 미국의 연방대법원으로 이 문제를 가져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미 트럼프 캠프는 소송전을 위해 3000만 달러(340억원)를 투입해 1000명 이상의 변호인단을 꾸려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우리가 대승을 거뒀지만 저들은 선거를 훔치려고 한다. 절대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며 “투표소가 문을 닫은 뒤에는 표를 던질 수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캠프는 한국 기준 5일 아침 시간(워싱턴 4일 저녁)에 백악관으로 지지자 400여명을 초대해서 자축 파티를 열 계획이다. 이를 위한 언론플레이는 차곡차곡 진행되고 있다. 바이든 캠프도 정권 인수 준비팀과 코로나 대응 조직 등을 구성해놓고 끝까지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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