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색 짙은 트럼프
비현실적 소송전만 남아
안티 트럼프
동맹국 군대 빼고 국제기구 탈퇴
미중 관계
바이든의 정책 구상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권을 쟁취하기 일보직전이다. 한국 시간으로 11월5일 14시 기준 50개 주의 개표 상황이 사실상 판가름난 곳은 46개주다. 주별 인구수에 따라 배정된 총 538명의 선거인단 중에서 과반 270명을 확보하면 승자가 되는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공화당 후보)은 214명을 확보했고 바이든 후보는 264명을 확보했다. 

나머지 4곳은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네바다, 알래스카 등이고 바이든 후보가 인구수에 따라 6명의 선거인단이 배정된 네바다에서만 승리해도 그대로 끝이 난다. 물론 일부 미국 언론들, 외신, 전문가 집단 등은 우편 투표까지 완전히 집계돼야 최종 결과를 알 수 있다면서 섣부른 판정을 경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대적인 소송전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전날(4일) 16시 즈음 백악관에서 이른 샴페인을 터트렸다. 조기 승리선언을 수차례 암시했기 때문에 충분히 예상되는 수순이었다. 승리를 주장해놓고 결과가 안 좋으면 소송전을 거는 것이다. 트럼프 캠프는 승리선언 세레모니를 한 뒤 사실상 장기 소송전을 대비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뉴시스가 로이터통신의 보도를 인용한 것에 따르면 연방 대법원이 (트럼프 캠프가) 개표 절차에 이의를 제기할 수는 있지만 도착한 우편 투표를 집계하는 것 자체를 중단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비현실적인 소송전 외에 트럼프 대통령이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시나리오는 딱 하나다. 트럼프 후보가 소송전없이 재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남은 4곳에서 다 이겨야 한다. 허나 그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트럼프 캠프는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조지아에 개표 중단 소송을 냈고 위스콘신에는 재검표를 요구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바이든 후보가 미국 대통령이 되는 것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바이든 후보는 1942년생 한국 나이로 79세다. 그만큼 정치 경력 50년차 베테랑이다. 그의 공직 이력을 보면 카운티 의원 초선(뉴캐슬), 연방 상원의원 7선(델라웨어), 부통령 재선 등 화려하다. 무엇보다 오바마 정부의 부통령으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개혁성에 안정감을 더해준 부통령으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나쁘게 말하면 무색무취의 정치인이라는 평가도 있다.

바이든 후보의 집권 청사진은 안티 트럼프라고 보면 된다. 모든 정책 기조가 트럼프 대통령과 대척점에 서 있다. 

바이든 후보는 곧 미국 대통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

바이든 후보는 “미국의 정신을 되찾자”는 슬로건을 내걸었는데 트럼프 정부 기간 미국이 자국 중심주의를 지나치게 밀어붙이다가 고립에 빠졌다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미국은 전세계에 군대를 파견하는 등 세계 경찰국가로서 국제사회의 질서를 만들어가는 제1의 패권국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 주둔 군대의 비용만 문제삼는 비즈니스적 관점을 고수하다가 그런 “미국의 정신”을 팽개쳤다는 것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 일본, 한국 등 주요 동맹국들과의 군사 동맹을 통해 미국이 이익을 보는 대목을 보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주둔군 규모 축소 및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강요해왔다.

그런 맥락에서 가입비를 많이 내기 싫다면서 WHO(세계보건기구)와 파리기후변화협약도 탈퇴했다. 바이든 후보가 보기에 미국의 위상은 땅에 떨어졌다. 트럼프 정부 내내 미국은 연일 스타일을 구기게 됐다고 규정짓는 것이다. 바이든 후보는 집권 즉시 각종 국제기구에 재가입하겠다고 약속했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정반대로 국정을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바이든 후보는 마찬가지로 미중 관계에서도 무조건적으로 관세 폭탄을 매기거나, 스스로 중국의 호구를 주장하며 적대적인 발언을 일삼거나, 영사관을 폐쇄하는 등 일방적인 대중 정책을 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후보는 미국인들이 대부분 반중국 정서가 강한 측면을 염두에 두겠지만 트럼프처럼 중국을 대하지는 않겠다고 공언했다.

바이든 후보는 큰 틀에서 대중국 기조를 정하고 참모들과 논의를 해가면서 정책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마디로 바이든 후보는 시진핑 주석과 협상 테이블에 앉아 기브 앤 테이크를 하겠다는 것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무조건 어그로와 블러핑으로 이익을 극대화하면서 작은 손해 하나 보지 않으려고만 했다.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는 기축 통화국 미국이 갖고 있는 복합적인 맥락에서 나오는 것인데 트럼프 대통령의 눈에는 그런 게 보일 리가 없다. 당연히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보다 바이든 후보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이밖에도 바이든 후보는 △임기 시작하자마자 코로나19 대응 마스터플랜 제시 △법인세와 고소득자 소득세 인상 및 최저임금 점진적 인상 △노동 소득 위주로 경제정책을 펴고 중산층 육성 강조 △탄소 제로사회 등 그린뉴딜 추진 △미국 총기 소유 통제 예고 △조지 플로이드 사망 등 각종 인종차별 문제와 관련 강력한 경찰개혁 방안 마련 △불법 이민자에 대해 범죄 이력이나 혐의가 없으면 합법화 △오바마 케어(전국민 건강보험제) 계승 등을 표방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