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후 대표당원이 직접 설명
포괄적으로 모두가 수용 가능하도록
좀 강경하다고 느껴
늦은 참여 가능성 열려 있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시점상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초선)가 발의한 기본소득법(9월16일)이 나중이고, 기본소득당이 주도하고 있는 ‘기본소득 연석회의’(8월10일)가 먼저다. 기본소득당이 먼저 시대전환에 연석회의 참여를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그 이후 조 대표는 의원실 차원에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에게 공동 발의를 제안했고 마찬가지로 거절당했다.

이재후 상임 대표당원은 10월20일 16시 국회 주변에 위치한 당사에서 기자와 만나 “(기본소득 방법론을 두고) 입장이 달랐다. 두 당이 기본소득을 주요 의제로 가져가길 원하는데 저희는 좀 더 포괄적인 기본소득을 만들고자 한다. 어렵겠지만 모든 당들이 동의하는 기본소득을 만들어보고 싶다”며 “일단 기본소득을 (발의해서) 시작해보는 게 우선이다. 거기에 살을 붙여나가는 것은 정치적 과정과 예산 심의를 통해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재후 대표당원의 모습. (사진=박효영 기자)

이원재 전 시대전환 초대 대표는 랩 2050을 이끌어오면서 기본소득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에 확신했고 지난 2월부터 4.15 총선 전까지 기본소득 담론을 띄우는데 기여했다. 이 전 대표는 올초 시대전환과 기본소득당과의 스킨십을 넓히는 데도 역할을 했다. 그 결과 실제 두 당은 재난 기본소득 도입 촉구 활동에 함께 했고 더불어민주당 연합정당 테이블에 나란히 참여해 원내정당이 됐다. 그 이후에도 당대표 예방이나 연석회의 출범을 위한 티타임에도 함께 했다.

기본소득은 두 당의 연결고리가 됐다. 두 당은 원내 유이하게 보편적 기본소득을 당론으로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당원은 “저희가 느끼기에는 기본소득당은 조금 강경한 부분들이 있다. 타협이 좀 어려운 부분들. 이렇게 하면 기본소득을 메이드시킬 수 있을까? 그런 부분이 있다고 봤다”며 “뜻이 같을지라도 방향성은 좀 다를 것 같다. 우리는 일단 기본소득을 시작해보고 거기서 더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석회의 참여 제안을 받고) 회의를 했었다. 기본소득당의 방향성이라든지 그런 것들을 받아들일 수 없게 되면 어떻게 하느냐”며 “그게 이제 어찌됐든 기본소득당이 주축이 돼서 나아가는데 만약에 우리는 참여했다가 나중에 빠지고 싶다고 하면 시대전환 너네는 기본소득에 결국 반대하는 것 아니냐? 말만 하고 실제 안 하려고 하네. 그런 상황이 충분히 될 수 있다”고 풀어냈다. 

시대전환은 기본소득 그 자체가 목표는 아니다. 

이 당원은 “저희는 활동하는 범위가 움직이지 못 하게끔 트랙에 갖히는 게 아니라 좀 자유롭게 논의하고 지금 시대전환이 기본소득을 계속 이야기하고 있지만 국민 대다수가 반대를 한다면 저희는 기본소득 정책을 조금 뒤로 미룰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근데 저희가 느끼기에 기본소득당은 기본소득 자체가 목표인 것 같기 때문에, 무조건 해야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조금 괴리감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원재 전 대표의 모습. (사진=박효영 기자)

사실 연석회의는 그야말로 논의를 위한 곳이다. 

연석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4당(기본소득당/녹색당/미래당/여성의당)은 전부 다른 기본소득 모델을 갖고 있다. 그래서 연석회의에 들어갔다고 시대전환의 모델이 침해받거나 변형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시대전환이 보기에 기본소득당은 강경하거나 이상적일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 매우 현실적이다. 기본소득당은 이제는 기본소득을 단순히 주장하는 시기는 지나갔다고 보고 실현시키기 위해 공론화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기본소득법을 발의해서 각개격파 당하는 루트보다 공론 과정을 성숙시켜가는 루트가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연내에 공론화법을 발의하겠다는 것이 기본소득당의 입장이다.

이 당원은 “(연석회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결정했지만) 다시 제안이 들어오면 재논의를 하게 될 것이다. 지금 받아들일 수 있다 없다는 아직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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