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문학은 언어로 된 예술이다. 문학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언어 같지만 그것은 화가가 화폭에 그림을 그릴 때 사용하는 물감처럼 선택된 언어이다. 그래서 문학작품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내용을 비쳐주는 거울뿐 아니라 창의 기능 역할을 한다. 

조경선 작가의 세 번째 소설집 ‘사랑한 후에’가 오늘 우리들이 처해 있는 시대적인 상황에 대한 인식과 비판은 물론 그 속에서 의식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픔과 고뇌를 사회학적이고 역사적인 차원에서 탐색하고 있다.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서점을 하던 사람, 내 연인이던 남자가 의붓딸의 애인으로 변한 경우, 어머니의 상처얘기, 성공을 좆지만 선생님만으로 만족해야 했던 남자이야기, 대학을 나왔으나 본격적으로IT시대에 밀려 허둥대다가 택배 일을 하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다. 

작가는 ‘사랑한 후에’를 통해 오늘 우리들이 처해 있는 현실을 정제된 언어로 밀도 있게 보여준다. 더욱이 소설적 장치의 치밀함으로 주인공들의 내면적인 호흡과 심장의 박동까지도 느낄 수 있게 한다. 소설 속 주인공들을 통해 세태를 투영하고 반영하고자 하는 작가의 혼신은 삶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기도 하다.

존 레논, 김시습되기. 원나잇 스탠드, 엄마의 가시, 섹시한 신이라니, 사랑한 후에, 어둠 속 살쾡이, 향숙이, 그녀는 내게 떨림이다. 연희동의 봄 등 총 8편으로 엮어진 신간 '사랑한 후에'.

작가는 "여기 나오는 주인공들은 나 자신이며, 여러분 자신이기도 하다."라고 설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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