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싸움에서 우리 국민 모두 애썼다

윤장섭 기자
윤장섭 기자

연말이 다가오면 평상시와 달리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프로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중에 가장 핫 하다고 할 수 있는 프로가 아마 시청자들로 부터 가장 괸심을 받는 영화배우, 가수, 연예인들 관련 시상식아 아닐까 생각한다.

화려한 무대와 의상, 그리고 반짝이는 조명 아래서 자신의 이름이 불려지기를 간절하게 고대하는 이들이 모여 왁작지껄 잔치를 벌이는 일들은 지금까지 TV 모니터 안에서 연말이면 만날 수 있는 아주, 낮설지 않는 풍경의 하나였다.

지난해 까지만 해도 방송가의 연말 시상식은 그야말로 대중에게 사랑받는 인기인들의 축제나 다름 없었다. 그런데 1년이 지난 지금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많은 사람들이 대면으로 모이는 것 자체가 어렵다 보니 '오셔서', '보소소' 한들 누가 예전처럼 얼씨구 하고 반길 사람이 일을까 싶다. 더군다나 하루 감염자가 500명을 넘나드는 상황에서 말이다.

그러다 보니 방송국 입장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기본적으로 방청객을 초청한다는 것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이려니와 배우들 조차 한자리에 모두 모인다는 것이 정부 정책에 반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에게는 소그룹 모임조차 모이지 말라고 한 정부가 인기인들이기 때문에 당신들은 괜찮아 할까? 어림 반푼없는 소리다. 더욱이 최근 방송가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속속 나오면서 시상식 등 연말 행사 자체를 모두 취소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연말에 이루어지는 방송가 시상식은 주로 지상파 3사에 모두 집중돼 있다. 이번에는 모든 행사가 취소되어야 하는게 맞지만 아직까지 방송 3사들은 연말에 있을 각종 시상식을 전면 취소한다고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연기대상, 연예대상, 가요대상이나 축제 등은 모두 관객 없는 비대면 행사로 열릴 가능성이 크다.

방송 3사들은 정부의 거리두기 단계가 올라가거나 방역 당국의 지침이 바뀌면 행사 방식에 변화를 주겠다며 시상식을 개최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

비록 비대면이라고 하더라도 시상식을 개최한다고 했을때 참석자들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려야 한다. 인기인들의 입장에서는 비록 방송 화면일 지라도 얼굴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면 시상식이라는 의미는 퇴색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마스크 착용도 하지 않고, 거리를 두고 앉지도 않는다면 무조건 반칙이다. 게다가 방역과 환기 조차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면 더 감염 위험이 높을 것이다.

방역당국에 우려하는 것이 공기에 의한 전파 가능성이다. 사실 인기인들의 입장에서야 감영 위험이 높다는 것에 대부분 인정을 하면서도 시상식에 취소된다는 것에는 많이 속상해 할 수 도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어쩌랴, 대다수 인기인들과 기획사 입장은 혹시라도 있을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해 올 해 만큼은 시상식을 취소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방송국 입장은 아니올시다 다. 왜? 답은 단 한가지다. 연말 시상식에 광고 특수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눈앞에 고기 덩어리가 보이는데 물러설 맹수는 없다. 방송국이 톱스타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을 수 있는 시상식을 포기한다는 것은 해가 서쪽에서 뜬다고 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몆가지 대안책이 제시되었다. 꼭 시상식이 개최되어야 한다면 가요 축제는 언택트 공연으로, 연기 대상과 연예대상은 특집 프로그램을 제작해 방영하거나 수상자만 발표하자는 것이다. 필자도 생각을 보탠다면 지상파 3사가 모두 머리를 맞대고 랜선 방식의 매머드급 통합 시상식을 개최하는 것도 비대면 시대에 아주 어울리는 멋진 시상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건방진 생각이지만 추천해 볼 요량이다. 

코로나19란 놈이 참 대단하다. 지구촌의 수천만명을 죽게 만들고, 그것도 모자라 더 많은 생명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백신이 개발되어 앞으로는 죽음이라는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지만 내가, 내 가족이, 내 이웃이 언제 백신을 맞게 될지는 아직 모른다. 다만 시간 싸움에서 조금더 기다려야 한다는 것 외에는 딱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마스크 잘쓰고 거리두기 잘 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지구촌 역사에서 영원히 검은 기억으로 남을 2020년이 이제 한달을 채 남겨두지 않았다.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시절을 사노라 우리 국민 모두가 애썼다. 코로나19와 긴긴 싸움을 하느라 심신이 다 지쳤고 온갖 애를 썼지만 아무런 보람도 없이 하수상한 세월만 보냈다. 노이무공(勞而無功)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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