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연구소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 행태의 변화’ 보고서 발표
주류 전문점이나 축산물·정육점 등 ‘홈쿡’ ‘홈술’ 관련 업종도 수혜

코로나 속 신경정신과·성형외과·안과·피부과가 ‘호황’을 맞고 있다. (사진=중앙뉴DB)
코로나 속 신경정신과·성형외과·안과·피부과가 ‘호황’을 맞고 있다. (사진=중앙뉴DB)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코로나 속 신경정신과·성형외과·안과·피부과가 ‘호황’을 맞고 있다. 

장기간 지속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코로나 블루’ 환자가 늘면서 올해 1∼10월 신경정신과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4% 늘었고, 성형외과(+10%), 안과(+24%), 피부과(+10%)도 올해 내내 매출이 안정적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형외과, 안과, 신경정신과는 올해 들어 매월 전년 동월 대비 플러스(+) 성장을 기록할 정도로 호황이었다.

또한 코로나19의 2차 유행기(9월)에 입시 관련 업종과 테마파크·레저 숙박업소 업종은 1차 유행기(3월) 때보다 매출이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노래방, 유흥주점 등 유흥 업종과 다중이용시설은 1차 유행기보다 2차 유행기에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매출 감소가 더 심해지는 등 업종별 차별화가 두드러졌다.

하나금융연구소는 16일 코로나19 1·2차 유행기의 업종별 매출액을 비교 분석한 내용을 담은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 행태의 변화∥’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소는 하나카드 매출데이터를 코로나19 1차 유행기(3월)와 2차 유행기(9월)로 구분해 약 230개 업종별로 비교했다.

하나금융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2차 유행기에 성인오락실(-89%), 노래방(-72%), 유흥주점(-65%) 등 유흥시설은 1차 유행기 대비 매출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컸고, 예술품 및 시계·귀금속 등 사치품 관련 업종도 매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반면, 예체능학원(+137%) 등 입시 관련 업종, 테마파크(+121%) 등 여행·레저 업종은 2차 유행기에 오히려 매출이 1차 유행 때보다 늘었다.

이 같은 현상과 관련 보고서는 1차 유행기의 매출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가 가장 크게 작용했지만, 입시 준비의 절박함과 느슨해진 경각심으로 인한 야외시설 선호가 늘어난 것도 한 요인이라고 추정했다.

또한, 주류 전문점이나 축산물·정육점 등 ‘홈쿡’ ‘홈술’ 관련 업종은 2차 유행기 때 매출이 1차 유행기나 전년 누계에 비해 모두 증가하는 등 전반적으로 코로나19 수혜를 입었다.

1·2차 유행기를 거치며 같은 업종 안에서도 세부 업종별로 매출 회복 정도가 차별화됐다.

여행·레저 업종의 경우 레저용 숙박업소나 테마파크 등은 매출이 아직 전년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1차 유행기보다는 회복했다. 반면 항공사·여행사는 매출 부진이 심화했다. 특히 여행사는 3월부터 10월까지 줄곧 급감세를 지속하면서 전 업종 중에 매출 감소가 가장 컸다.

특히 코로나19로 세부 업종별 매출액 차별화가 가장 두드러진 업종은 의료업으로 나타났다. 장기간 지속되는 코로나19로 '코로나 블루' 환자가 늘면서 올해 1∼10월 신경정신과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4% 늘었고, 성형외과(+10%), 안과(+24%), 피부과(+10%)도 올해 내내 매출이 안정적 흐름을 보였다.

성형외과, 안과, 신경정신과는 올해 들어 매월 전년 동월 대비 플러스(+) 성장을 기록할 정도로 호황이었다. 반면 이비인후과(-11%), 소아과(-10%), 종합병원(-6%), 한의원(-2%) 등은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았다. 마스크 생활화와 야외 활동 자제로 화장품 업종의 1~10월 누계 매출은 전년 대비 16% 감소했다.

한편, 코로나19로 ‘퍼스널 모빌리티’, ‘건강·그린 하비(green hobby)’, 인테리어 관련 소비가 크게 늘어나는 등 소비 행태도 달라졌다.

올해 1~10월 누계 매출액을 전년 동기와 비교한 결과, 대중교통에 대한 불안감으로 자전거(+92%)와 오토바이(+55%), 자동차 운전면허(+19%)의 수요가 급증했다. 또한, ‘셀프 텃밭’과 ‘플랜테리어’(식물을 이용한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화원·화초(+9%), 비료·종자업종(+15%)의 매출도 전년보다 많이 늘었다.

재택근무가 늘고 야외활동 자제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주거 환경을 개선하려는 사람이 많아진 영향으로 가구판매점(+25%)과 실내 인테리어(+15%) 업종의 매출도 작년보다 크게 증가했다.

이와 관련 양정우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올해는 세부업종별로 매출 차별화가 더 부각됐고 소비행태도 ‘퍼스널’과 ‘그린’ 위주로 형성된 측면이 있다”며 “다만 이것이 장기 트렌드로 자리 잡을지는 좀 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