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쌍용차, 11년 만에 또 긴급 수혈 받나…‘자율구조조정’ 수용
[포커스] 쌍용차, 11년 만에 또 긴급 수혈 받나…‘자율구조조정’ 수용
  • 김상미 기자
  • 승인 2020.12.22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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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대주주 마힌드라에 등 돌렸나
기업회생 절차 개시까지 시간 걸릴 듯
유동성 위기에 내몰린 쌍용자동차(쌍용차)가 결국 11년 만에 결국 법원에 법인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사진=연합)
유동성 위기에 내몰린 쌍용자동차(쌍용차)가 결국 11년 만에 결국 법원에 법인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사진=연합)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유동성 위기에 내몰린 쌍용자동차(쌍용차)가 결국 11년 만에 결국 법원에 법인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15분기 연속 적자로 금융기관에서 빌린 대출금 1천650억원을 갚지 못하게 된 데 따른 것이다. 

쌍용차는 21일 이사회를 통해 회생절차 신청을 결의한 뒤 오후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개시 신청서와 함께 회사재산보전처분 신청서, 포괄적금지명령 신청서, 회생절차개시 여부 보류결정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사건은 서울회생법원 회생1부에 배당됐다.

쌍용차의 기업 회생 신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극심한 경영난으로 2009년 1월 기업 회생을 신청한지 11년여 만이다. 쌍용차는 산업은행에서 빌린 대출금 900억원을 만기 연장일인 이날까지 결국 상환하지 못했다. 이날 만기가 돌아온 우리은행에서 빌린 대출금 150억원(3분기 기준)도 원리금 상환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외국계 금융기관 연체액 600억원을 포함해 쌍용차의 연체 원리금은 총 1천650억원 규모가 됐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 15일 JP모건, BNP파리바,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대출 원리금 상환을 연체했다고 공시했다.

이와 관련 쌍용차는 “해당 금융기관과의 만기연장을 협의해 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등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를 상환할 경우 사업운영에 막대한 차질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돼 불가피하게 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출시된 올 뉴 렉스턴의 선방에도 쌍용차가 1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의 자본 잠식률은 3분기 연결 기준 86.9%다. 작년 말(46.2%)과 비교해도 크게 늘었다.

올해 1∼11월 쌍용차의 판매량은 9만6천825대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0.8% 감소했다. 내수는 7만9천439대로 작년 동기 대비 18.3% 감소했고, 수출은 1만7천386대로 30.7% 급감했다.

쌍용차는 올해 1분기 분기 보고서와 반기보고서에 이어 3분기 분기보고서까지 세 차례 연속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상태다.

삼정회계법인은 분기보고서에서 “3천90억원의 영업손실과 3천48억원의 분기순손실이 발생했고,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5천357억원 초과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쌍용차 전기차 E100 티저 이미지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차 전기차 E100 티저 이미지 (사진=쌍용자동차)

@ 채권단, 쌍용차 대주주 마힌드라에 등 돌렸나

한편, 쌍용차 채권단이 손 놓다시피한 대주주 마힌드라에 등을 돌리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를 대신할 새 투자자 찾기도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다. 현재 미국계 자동차 유통업체인 HAAH오토모티브가 관심을 보여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진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마힌드라는 지난달 10일 실적 발표에서 “쌍용차에 더는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마힌드라는 새 투자자를 찾으면 현재 75%인 지분율을 50% 미만으로 낮춰 대주주 지위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산업은행(산은)은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의 행보를 예의주시했다. 쌍용차 대출의 구두 보증을 선 마힌드라가 외국계 기관들과의 접촉을 통해 만기 연장 등으로 연체금 문제를 해결한다면 산은의 만기 연장에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결국 외국계 기관들과 만기 연장을 둘러싼 합의점은 찾아지지 않았고, 이에 따라 산은 대출금 역시 연체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는 ‘대주주의 책임과 역할이 없이는 지원도 없다’며 줄기차게 고수한 산은의 입장이 반영됐다.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새로운 투자자 찾기에 나서며 발을 빼는 상황에서 산은은 그동안 ‘채권은행에 불과하다’며 쌍용차 지원에 선을 그었다.

산은 내부에 계속 기업으로서 존속 능력에 의문이 있는 쌍용차에 지원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인 만큼 서둘러 법정관리에 들어가야 한다는 시각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쌍용차가 통상적인 회생 절차가 아닌 회생절차 개시 여부 보류 신청서(ARS 프로그램)를 따로 신청했기 때문이다. 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인 ARS 프로그램에 따라 앞으로 채권자 등 이해 당사자 간 협의를 거쳐 쌍용차의 미래가 결정된다.

ARS 프로그램이란 법원이 채권자들의 의사를 확인한 후 회생절차 개시를 최대 3개월까지 연기해 주는 제도다. 법원의 회사 재산 보전 처분과 포괄적 금지 명령을 통해 회사는 정상적인 영업 활동을 그대로 하고 회생절차 개시 결정 보류 기간 이해 관계자 간 합의로 회생 절차 신청을 취하함으로써 정상 기업으로 돌아가게 하자는 취지다.

한편, 마힌드라는 현재 미국계 자동차 유통업체인 HAAH오토모티브와 지분 매각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쌍용차 매각 과정에서 인도 금융당국이 조건을 까다롭게 걸어 이를 해소하기 위한 차원에서 회생 신청이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또한 쌍용차는 긴급회의를 통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전체 임원이 일괄 사표를 제출하기로 했다. 

채권단인 산업은행 관계자는 “채권·채무가 동결되는 상황에서 법원이 회생 프로그램을 짜게 될 경우 채권단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중앙뉴스DB)
채권단인 산업은행 관계자는 “채권·채무가 동결되는 상황에서 법원이 회생 프로그램을 짜게 될 경우 채권단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중앙뉴스DB)

@정부, 쌍용차 부품 협력사에 전담 지원반 가동키로

쌍용차의 회생절차 신청에 따른 부품 협력사들의 연쇄 충격을 막기 위해 정부가 지원반을 가동키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금융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부처는 같은날 “쌍용차 회생절차 신청에 따른 부품 협력사 애로 해소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정부는 산업은행과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의 정책금융 프로그램 활용 및 대출 만기 연장 등을 통해 쌍용차 협력업체의 자금 애로를 최대한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산업부와 경기·충남지방 중기청 등을 중심으로 협력업체 지원반을 가동해 부품업계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애로 기업에 대해서는 전담 직원을 배정하는 등 1:1 맞춤형 해결을 밀착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는 쌍용차의 회생절차 신청에 대해 “통상적 회생절차가 아닌 ARS(자율구조조정지원프로그램)로서 약 3개월간 채권자 등 이해당사자 간 협의를 거쳐 처리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생절차 신청은 쌍용차 경영진의 독자적 경영 판단에 근거해 이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회생절차 신청에도 불구하고 쌍용차 매각 협상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면서 “특히 대주주인 마힌드라와 관련 이해당사자 및 국내외 채권단의 적극적인 협조를 통해 좋은 성과가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쌍용차가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하자 채권단도 법원 결정을 예의주시하면서 회생 프로그램을 마련할 경우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채권단인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제는 법원의 시간”이라며 “채권·채무가 동결되는 상황에서 법원이 회생 프로그램을 짜게 될 경우 채권단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있을 때까지 회사 재산보전 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협력업체에는 자금 애로 해소를 위해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게 산은의 입장이다.

한편, 새로운 투자자 유지로 유동성 문제가 해결되면 쌍용차는 기업회생 개시 전 회생 절차를 취하할 수 있다.

'임영웅, 올 뉴 렉스턴과 함께' (사진=쌍용자동차)
'임영웅, 올 뉴 렉스턴과 함께' (사진=쌍용자동차)

@ ‘자율구조조정’ 수용으로 기업회생 절차 들어가나

쌍용차가 법원에 기업 회생을 신청함에 따라 앞으로의 절차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은 이에 회사 재산 보전 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법정관리를 신청할 때 회사 재산 보전처분 신청을 같이 낸다. 회생을 하기까지는 채권자들이 쌍용차의 자산을 함부로 가압류하거나 팔지 못하게 하는 처분을 내려 달라고 법원에 신청하는 것이다. 법원은 법정관리를 신청한 회사가 공익적 가치가 있는 기업인지, 제3자 인수 가능성은 없는지 등을 따져본 뒤 보전처분 결정을 내린다.

재산보전처분이 내려지면 임금, 조세, 수도료, 전화료 등을 제외한 모든 기존 채무를 상환할 필요가 없다. 포괄적 금지명령은 법원이 법정관리 개시를 결정할 때까지 모든 채권을 동결하는 조치다.

쌍용차는 회생절차 신청에 따라 이 같은 조치들을 적용받게 됐지만, 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ARS) 적용을 신청하면서 회생절차가 실제로 개시될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 

서울회생법원은 이날 쌍용차 의사에 따라 ARS 프로그램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쌍용차는 ARS 프로그램을 함께 신청하며 회생절차를 개시하기 전까지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비쳤다. 절차 개시 보류 기간 동안 채무 변제 의무에서 벗어나 채권자·대주주 등과의 이해관계 조정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쌍용차는 회생절차 개시 보류기간 동안 구조조정에 대한 합의안을 도출하고 현재 진행 중인 미국 HAAH오토모티브와의 신규 투자 협상도 마무리해 법원에 회생절차 취하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최대주주인 마힌드라도 보류기간 중 대주주로서 책임감을 갖고 이해관계자와의 협상을 조기 타결해 쌍용자동차의 경영정상화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만약 3개월 안에 구조조정안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에는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신속히 결정해 후속 절차를 진행한다.

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내려지면 법원은 쌍용차에 대한 관리인과 조사위원을 선임한다. 최대주주인 마힌드라를 비롯한 주주들의 권리는 일체 행사될 수 없다.

조사위원들은 쌍용차의 채무 등 재산상황과 회생가능성 등을 평가해 회사를 살리는 게 좋을지에 대한 견해를 보고서로 낸다. 만약 조사위원이 보고서에서 쌍용차의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법원도 타당성을 인정할 경우 쌍용차의 회생절차는 바로 폐지될 수도 있다.

반대로 채권자들이 조사위원의 보고서를 토대로 회생절차를 계속 진행해도 된다는 의견을 내면 법원에서는 관리인에게 회생계획을 제출할 것을 명령한다. 이에 따라 회생계획이 만들어지고 재판부도 계획 자체에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면 계획안대로 본격적인 회생 절차가 시작된다.

회생계획에는 채무에 대한 조정, 채무이행 계획, 향후 기업 경영방향, 회생에 소요되는 기간 등이 담기며, 쌍용차 관리인은 계획을 수행해 나가는 상황을 법원에 수시로 보고하면서 감독을 받는다.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쌍용차는 계획안대로 인수·합병,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채무를 변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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