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직급’ 도입, 이것이 ‘찐’ 직급파괴…호칭 뿐 아니라 승진도 사라진다
구성원의 공모와 투표로 새로운 호칭인 피엠(PM) 선정 및 직급 단일화 도입
그린밸런스2030의 본격 실행을 위한 성장과 내실 추구 중심의 인사‧조직개편 
CES ‘웨어러블 테크놀로지‘분야서 혁신상 받아…세계적 기술력 인정과 딥체인지 결실
SK이노 배터리 품질센터도 ‘국제공인교정기관’ 인정받아…배터리 테스트 공인성 보장

혁신의 아이콘 SK이노베이션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과 인사제도의 새로운 길을 열어가고 있어 주목된다. (사진=중앙뉴스DB)
혁신의 아이콘 SK이노베이션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과 인사제도의 새로운 길을 열어가고 있어 주목된다. (사진=중앙뉴스DB)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혁신의 아이콘 SK이노베이션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과 인사제도의 새로운 길을 열어가고 있어 주목된다. SK이노베이션이 전통적인 직급 체계를 단일화된 하나의 직급으로 통일하는 인사 제도 혁신을 단행한다. SK이노베이션의 이번 단일 직급은 대외 호칭만 하나로 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 관리 목적으로 나누는 단계도 없앤다는 점에서 재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3일, SK이노베이션은 ESG 경영을 강화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 조직 개편안을 발표하며, 기존 직위 호칭을 대체하는 새로운 호칭을 공개한 바 있다. 새로운 호칭은 사원-대리-과장-부장을 대체하고, 또한 단일 직급화 도입으로 승진이라는 개념이 사라진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2021년 1월 1일부터 적용되는 SK이노베이션의 통합된 새 호칭은 피엠 (PM, Professional Manager)으로 지난 11월부터 구성원들의 공모와 투표를 통해 선정됐다.

총 1,536명의 구성원들이 참가해 363개의 새로운 호칭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수평적 조직문화 정착에 기여 ▲업무전문성을 지향‧반영 ▲SK이노베이션 계열만의 개성 반영 등의 심사 기준에 따라 최종 TOP 6를 선정하고 구성원의 59%인 2,059명이 참여한 최종투표에서 ‘PM’이 최종 선정됐다.

‘PM’은 스스로 업무를 완결적으로 관리하는 프로페셔널한 구성원이 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SK그룹 관계사 중 유일하게 사용되어 SK이노베이션 계열만의 차별성을 담을 수 있게 됐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호칭 통일을 하고 있지만, 관리 목적으로 직급 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은 한발 더 나아가 이와 같은 직급 체계마저 없애며 진정한 의미에서의 ‘직급 파괴’를 이뤘다.

그동안 SK이노베이션이 ‘자율’과 ‘책임’의 일하는 방식 정착을 위해 이른 바 ‘3벽(조직, 시공, 계층의 경계) 파괴’를 추진해왔다. 자유로운 사고의 발산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여 구성원의 더 큰 성장을 만들고자 추진한 것으로, 평가∙이동∙육성 등 인재 관리제도 역시 ‘성장’에 초점을 뒀다.

이번 호칭‧직급 체계 제도는 그동안 국내 대기업으로서는 어려운 전격적 시행이다. 이는 ‘성장’ 관점의 인재관리 정책과 이미 2007년부터 운영해오던 Role(역할) 기반의 체계 운영의 경험이 맞물려 가능했다. 또한 이와 같은 연공서열 타파는 구성원이 직접 참여하여 문화를 만들어가는 기업문화의 변화 노력이 쌓여 토대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회사 측은 ▲구성원들이 직접 행복할 수 있는 제도를 고민하고 설계하는 ‘행복 Clan’, ▲세대 간의 갈등을 해결하고 공감을 형성하기 위한 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 행복협의회의 ‘세대공감 Clan’, ▲경영진 및 리더 직급과 구성원 사이의 소통을 주도하는 오피니언 리더 ‘iCON’제도’ ▲구성원들이 각자 본인의 상황에 맞게 자율적으로 근무시간을 설계하는 ‘선택근무제도’ ▲구성원들의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 매일 자리를 자유롭게 선택하는 ‘자율좌석제’ 운영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SK이노베이션은 신입사원부터 부장까지 모두 새로운 호칭인 ‘PM’으로 불릴 뿐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성과에 따른 공정한 대우를 받게 된다.

SK이노베이션 지승영 HR전략실장은 “제도 본연의 기능이 제대로 구현되려면 ‘회사의 관점’이 아닌 ‘구성원 경험 (Employee Experience)관점’에서 접근해야 진정성이 전달될 수 있다”며 “직접 참여해 제도 개선에 도움을 주신 많은 구성원 여러분께 감사한다”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ESG경영 완성을 위해 전사의 성장 전략인 ‘그린밸런스 2030 목표’를 실행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ESG경영 완성을 위해 전사의 성장 전략인 ‘그린밸런스 2030 목표’를 실행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 ESG경영 위해 파이낸셜스토리 기반 ‘그린밸런스2030′ 실행
 
이와 함께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일, 2021년 조직 개편 및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조직개편은 ▲파이낸셜 스토리를 기반으로 ▲그린밸런스2030의 강한 실행을 통해 ▲미래 핵심사업인 배터리사업과 소재사업 성장을 가속화하면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경영을 완성해 간다는 것이 핵심이다. SK이노베이션 ESG의 핵심은 환경이다.

SK이노베이션은 ESG경영 완성을 위해 전사의 성장 전략인 ‘그린밸런스 2030 목표’의 구체적인 방향인 ‘그린 에너지와 그린 소재’를 각 사업 관점에서 구체적으로 실행하기로 한 바 있고, 이 방향으로 파이낸셜 스토리도 완성하고 있다.

회사측에 따르면, 우선 SK이노베이션은 전사의 그린밸런스2030 전략을 리딩하기 위해 현 기술혁신연구원을 ‘환경과학기술원’으로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 그 산하에는 차세대배터리연구센터, 환경기술연구센터를 각각 신설했다. 또 화학연구소를 친환경제품솔루션센터로 개칭해 환경분야 기술경쟁력 확보에 주안점을 뒀다. SK이노베이션은 또 배터리연구소를 배터리연구원으로 확대 개편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ESG경영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SV(사회적가치) 담당조직을 EGS전략실로 확대 개편했다. 또한 ▲ SK에너지는 친환경 프로젝트 담당을 ▲SK종합화학은 ‘그린 비즈(Green Biz.) 추진 그룹’(플라스틱 순환경제 완성을 위한 신규사업 총괄)을 ▲ SK루브리컨츠는 ‘그린 성장 프로젝트그룹’등을 신설하여 각 사업 자회사 차원에서도 강력하게 실천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 자회사인 SK에너지는 에너지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에 따라 기존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 및 친환경 방향의 신규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CIC(Company in Company) 체계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마케팅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플랫폼 회사로의 성장을 추진하는 ‘P&M(Platform & Marketing) CIC’와 ▲정유-트레이딩 밸류 체인에서 비즈니스 시너지를 강화하는 ‘R&S(Refinery & Synergy) CIC’를 각각 신설했다. P&M CIC는 현 SK에너지의 에너지B2C사업본부장인 오종훈 본부장이 맡게 되고, R&S CIC는 현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대표인 서석원 사장이 겸직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은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는 SK이노베이션이 달성해야 하는 그린밸런스와 ESG경영을 중심으로 하는 파이낸셜 스토리에 기반하여 단행한 것”이라며, “2021년은 현재의 위기 극복은 물론, 친환경 중심의 신성장 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하여 그린밸런스2030을 완성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아이이테크놀러지 CES 2021 혁신상 수상 (사진=SK이노베이션)
SK아이이테크놀러지 CES 2021 혁신상 수상 (사진=SK이노베이션)

@  FCW로 ‘CES 혁신상’ 첫 수상

특히 SK이노베이션의 정보전자소재 사업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주력 상품인 FCW가 세계최대 가전, IT 박람회인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로부터 최근 ‘CES 2021 혁신상’을 수상했다. SK이노베이션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플렉서블 커버 윈도우(FCW)로 혁신적인 기술력과 디자인 우수성을 인정받아 ‘웨어러블 테크놀로지’ 분야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미래 주력사업으로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FCW 사업에서 혁신상을 받은 의미는 남다르다. 그동안 SK이노베이션 계열이 기존 석유, 화학 산업에서 벗어나 사업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혁신하기 위한 ‘딥체인지’ 노력의 결실을 입증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 같은 딥체인지 성과를 대내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2019년부터 석유화학 업계 최초로 CES에 참가해, 최초로 혁신상까지 수상하게 됐다.

FCW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제품 브랜드 이름이다. 스마트폰 화면보호 필름과 유사한 형태의 투명 폴리이미드(CPI)에 내구성을 높이는 하드코팅 처리를 한 제품이다. 폴더블폰, 롤러블 TV, 곡면 모니터 등 화면을 접고, 둘둘 말고, 휠 수 있는 디스플레이 표면에 사용된다. 최근들어 폴더블, 롤러블 등 기술이 고급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각광을 받고 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FCW를 제작하기 위한 기초원료 합성 노하우부터 필름 제조, 내구성을 높이는 특수 하드코팅, 필름 표면에 미세한 흠집과 지문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고 화학물질에 닿아도 변하지 않도록 하는 기능성 코팅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인 기술로 완성한 국내 유일의 회사다. 특히, 기존 일부 일본 업체들의 기술에 의존하던 특수 하드코팅 기술까지 자체 개발해 미래 유망 산업에서 소재 독립화를 이뤄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이미 FCW 생산을 위한 준비도 마쳤다. 충청북도 증평 소재 FCW 공장을 올해 7월부터 본격 상업 가동해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노재석 사장은 “SK가 생산공급하는 분리막을 사용하는 배터리는 단 한번의 화재없이 명품 배터리가 된 것처럼, SK FCW를 쓰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도 명품 제품이 될 것”이라며, “CES 혁신상을 수상한 FCW는 고객 만족 극대화 및 SK이노베이션 계열의 딥체인지를 상징하는 상징적인 제품으로 집중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자사 배터리 품질센터가 국가기술표준원 산하 한국인정기구로부터 ‘국제공인교정기관’으로 인정받았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테스트 장비들은 배터리셀 전압 600V(볼트), 영하 40∼영상 100℃, 습도 50∼95% 등 여러 조건에서 정확한 측정값을 도출한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다.

한국인정기구 인정 획득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이달부터 국제공인교정기관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SK이노베이션에서 발행한 배터리 교정성적서는 시험기관 간 상호인정협정에 따라 세계 65개국 74개 인정기구로부터 국제 공인성을 보장받게 된다.

2017년부터 국제공인교정기관 인정을 준비해온 SK이노베이션은 전문인력을 양성해 심사를 준비해왔고, 측정심사 등 30개에 이르는 교정품질시스템 문서심사와 현장심사를 거쳐 이달 3일 최종적으로 인정을 획득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취약계층 심리방역 지원을 위해 계열 구성원들이 직접 인형을 만들고, 손편지와 함께 선물하는 ‘코로나19 극복 마음방역 으랏차차 언택트 자원봉사’를 22일 진행했다. 인형은 폐플라스틱 재활용솜을 활용해 만들었고, 30초 음성 녹음도 가능해 임직원들은 취약계층을 위한 응원 메시지를 인형에 직접 녹음했다.

올해 10월부터 11월까지 두 달 동안 진행된 이번 봉사활동에는 SK이노베이션 계열 임직원 2천500여명이 참여했다. 인형과 손편지는 마스크 등 생활방역 용품과 함께 독거노인 1천500명, 발달장애인 1천명 등에게 전달됐다.

이와 관련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대면 봉사활동이 어려운 상황에서 비대면 봉사활동을 활성화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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