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NBP2001’, 내년 3상 완료 목표
IVI 공동 개발 장티푸스백신, 성공적 임상3상 결과 확보
SK 백신, 내달 식약처에 수출용 품목허가 신청
임상3상 통해 면역원성과 안전성 확인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이 지속되는 가운데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글로벌 전문 백신기업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제약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 376억원을 기록하면서 작년 같은 기간 90억원보다 4배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달성 했다.

같은 기간 매출 역시 998억원으로 전년 549억원보다 97.6% 늘었다. 이는 2018년 SK케미칼로부터 분사 이후 백신 전문 기업으로 △경영투명성 확보 △재무건전성 강화 △신속한 사업의 전개와 확장 △해외사업 확대 등 시장의 리더십 확보와 함께 백신·바이오 영역에서 입지를 다져온 가시적인 기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금까지의 연구 성과를 보면 사노피 파스퇴르와 차세대 폐렴구균백신 공동 개발 추진, 세포배양 방식 기술이전, 세포배양 4가 독감백신 개발, 대상포진 백신 개발 등이다. 백신·바이오 영역에서는 빌&멜린다 게이츠재단의 지원 아래 국제백신연구소와 장티푸스백신, 글로벌 기구 PATH와 소아장염백신의 임상3상을 진행 중에 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NBP2001’비임상시험 시행에서는 놀라운 성과를 나타냈다. 지난 8월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영장류센터 홍정주 박사팀과 진행한 ‘NBP2001’의 영장류 대상 효력 시험에서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청보다 약 10배 높은 중화항체가 유도됐다.

또 영장류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직접 투여한 결과 위약을 투여한 시험군에선 100% 감염이 일어난 반면 ‘NBP2001’을 통해 중화항체가 유도된 시험군에선 기도와 폐 등 호흡기에서 바이러스의 증식을 차단하는 방어능력을 확인했다. 이에 SK바이오사이언스는 ‘NBP2001’이 단백질 배양과 정제 과정을 거쳐 안정화된 합성항원백신이란 점에서 임상에서도 높은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유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임상 승인을 받은 코로나19 백신은 제넥신 ‘GX-19’를 비롯해 SK바이오사이언스 ‘NBP2001’, 셀리드 ‘AdCLD-CoV19’, 진원생명과학 ‘GLS-5310’ 등 4종이다. 정부는 코로나 백신 4종에 대해 내년 하반기까지 3상 시험 완료 목표에 차질이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NBP2001’ 외에도 지난 5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지원을 받아 추가적인 코로나19 백신 ‘GBP510’의 비임상 시험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GBP510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BMGF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미국 워싱턴대학 항원 디자인 연구소와 공동 개발에 착수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로 면역 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GBP510의 면역 유도에 핵심이 되는 ‘수용체 결합 단백질(RBD)’에는 SK의 유전자 재조합 기술과 워싱턴대의 자체 결합 나노입자(Self Assembly Nanoparticle) 디자인 기술이 적용됐다. 아울러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소아장염백신, 장티푸스백신 등 잠재력 높은 백신들에 대한 국내외 임상을 진행 중이며, 사업모델 확장, 연구개발 파이프라인 강화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 세계 백신 수요 증가에 대응함과 동시에, 글로벌 백신 기업 도약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7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IVI(International Vaccine Institute, 국제백신연구소)와 공동 개발 중인 장티푸스백신 후보물질 ‘NBP618’의 임상3상에서 우수한 수준의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확인, 내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수출용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NBP618’은 2013년 SK바이오사이언스와 IVI가 접합백신 생산기술을 적용한 장티푸스백신으로 빌&멜린다 게이츠재단은 NBP618의 연구개발 초기 단계부터 지난해까지 약 2,560만 US달러의 연구비를 지원받기도 했다. NBP618에 적용된 접합백신 기술은 장티푸스균의 다당류를 디프테리아 독소에 접합한 형태로 1회 접종으로도 우수한 면역원성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또 기존 경구용 생백신이나 다당류 백신에 비해 예방효과가 장기간 지속되고 생후 6개월~만 2세의 영유아에서도 접종이 가능하다. 생후 6개월 이상 45세 미만의 건강한 성인 1,35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NBP618의 글로벌 임상3상에서 대조군으로 사용된 접합백신에 못지않은 면역반응을 확인했다. 또 임상군 전 연령층에서 체내 투여 후 특별한 부작용이 유발되지 않는 안전성을 확인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임상을 통해 확보한 높은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바탕으로 식약처의 수출용 품목 허가를 획득한 후 WHO PQ(Pre-qualification, 사전적격성평가) 인증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장티푸스백신은 주로 UN 산하 기관의 국제 입찰을 통해 공급이 이뤄지고 이에 참여하기 위해선 PQ 인증이 필요하다.

이에 SK바이오사이언스는 IVI와 협업해 필요한 자격을 확보하고 빠르면 2022년 NBP618을 글로벌로 공급한다는 목표다. 개발이 완료된 NBP618의 생산과 공급은 모두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공장인 안동 L하우스에서 담당할 예정이다.

IVI의 장티푸스백신 개발 책임자인 슈산트 사하스타라부데(Sushant Sahastrabuddhe) 박사는 “필리핀에서 실시한 임상1 상과 2상의 성공에 이어 임상3 상에서도 만족할 만한 데이터를 얻었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대표는 “임상3상을 통해 고무적인 데이터를 확보하며 백신 상용화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며 “보편적 접근이 가능한 백신을 개발해 장티푸스로 고통받는 저개발국 아이들이 질병으로부터 벗어나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도 지난 9일 국제민간기구인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가 추진하는 ‘Wave2’(차세대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젝트의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CEPI가 Wave2 발굴을 시작한 이래 최초의 선정 사례로 GBP510은 개발이 완료되면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전세계에 공급될 예정이다.

또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6월 CEPI와 시설사용계약(Capacity Reservation)을 체결하고 안동공장 L하우스 원액 생산시설 일부를 CEPI가 지원하는 기업의 코로나19 백신의 생산에 사용키로 했다. 또 이를 통해 지난 8월 미국 바이오기업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공정 개발과 생산, 글로벌 공급에 대한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체결하고 생산 진행 중에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임상3상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위탁생산(CMO) 계약 체결 관련에서는 생산에 돌입했다. 참고로 아스트라제네카는 최근 임상 3상 중간 결과 발표에서 백신 효과가 평균 70%에서 최대 90%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져 CMO를 맡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글로벌 백신기업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사무국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저렴하고 상온에서 유통 보관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이러한 글로벌 제약사의 파트너로 선정됐다는 것은 세계적인 생산과정 가이드라인을 충족했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측은 “앞으로도 높은 기술력을 토대로 연구개발 과제들을 지속 추진하는 한편, 외부기관, 정부 지원 등을 포괄하는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연구개발 성과를 극대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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