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수필가/시인
박종민 수필가/시인

[중앙뉴스=박종민] 인기가수 김연자가 부르는 아모르 파티(Amor Fati)의 인기가 식을 줄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본시 유행가란 잠시 한때에 걸쳐서만 유행하는 거라서 유행가라 한다. 그런데 아모르 파티만큼은 다르다.

노래가 나온 지 벌써 몇 년이 지나고 있지만, 방송언론이나 뮤지션(musician), 음반 스트리밍(streaming) 등을 통하여 지속해서 방방 방 뜨며 승승장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노래를 부른 중장년의 여가수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대중의 폭발적인 인기를 먹으며 탄탄하게 체급을 늘리는 탓이라서일까? 뒤흔들어대는 춤사위가 독특하고 멋져서일까? 웬만한 사람들은 “아모르 파티 아모르 아모르...”라고, 흥얼흥얼하는 걸 자주 본다.

아모르 파티라는 곡이 대중가요에서 불이 붙으며 지명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색깔이 다른 문화 장르에까지 확산하면서 전파되고 있다.<아모르 파티>라는 타이틀은 한가지인데 대중가요부터 연극 뮤지컬 상호 간판 등등 다양한 장르와 분야에까지 걸쳐 인기를 끌며 흥행하고 성행 중이다.

여기 환호하며 환희를 느끼는 이가 많다. 아모르 파티를 내걸어 성업 중인 것이다. 사랑을 의미하는 아모르란 위력 때문이리라. 몇 마디 노랫말에도 많은 이들이 위로받고 위안받고 있다. 더욱더 깊어지고 있는 경제 불황과 불경기에다가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친 이 심각한 사태고 보니 적잖게 도움 되리라 생각된다. 마치 정열을 불사르는 흥겨운 파티(Party)를 여는 것만큼이나 숱한 서민의 정감을 위로하며 뜨겁게 달구고 있다.

우리의 일상 속 파티엔 여러 가지가 있다. 춤을 추는 댄스파티가 있고, 생일파티도 있겠고, 졸업을 축하하거나 승진하는 등등의 여러 가지 기념비적인 사안에 따라 유형과 종목 분위기와 기분 등으로 이름이 붙여져 이뤄진다. 대부분이 축하의 목적과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위의 <아모르 파티>는 그러한 축하 성의 파티(Party)가 아니다. 사람들 대부분이 파티라 하니까 어떤 무슨 축하성향의식의 파티를 여는 것으로 알고 있으리라 싶다. 팩트는 그게 아니다. 실제로는 파티(Fati) 와 파티(Party)의 영문철자가 다르다. Fati는 그리스어로 운명을 뜻하는 것이며 Party는 영문으로 어떤 즐기는 모임을 말한다. 어원부터 완전히 다른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아모르 파티>는 ‘사랑과 함께 하는 운명’이다. 숙명이다. 사람이 사랑으로서 죽고 살 팔자에 해당이 되는 말이다. 사랑으로 불태울 운명이고, 운명으로 받아들여져 사랑의 숯가루를 만들어 가야만 하는 숙명적, 운명적인 사랑을 의미한다. 오직 주어진 숙명에 의한 사랑, Love of fati인 것이다.

그러니까 아모르는 고대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에로스(Eros)이며 큐피드(Cupid)의 운명애(運命愛)인 것이다. 인류의 신 물질문명을 싹틔워 키워낸 곳이 그리스가 아닌가! 그곳에서 인간의 남녀 간의 사랑도 그러한 바탕 위에서 움텄고, 자라나서 자연스럽게 에로스되었으며 큐피드의 화살에 박혀버리고 마는 운명애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유명여가수가 몸을 유연하게 흔들어 대며 열창하는 아모르 파티는 한 여자가 한 남자에게 홀딱 반하고 빠져서 숙명적으로 사랑을 향유 하는 정황을 노래와 몸으로 발산하는 것이다.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이해가 되고 수긍(首肯)이 된다. 그렇다면 숙명적 운명적인 사랑만을 갈구할 게 아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아모르 파티에 푹푹 빠져 그 가사 속 말처럼 연애는 되고 결혼은 할 생각이 전혀 없단다. 올해 들어 출산율이 제로페이스다.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아모르만 외쳐대질 말고 제발 제발 좀 짝을 찾아 결혼해라! 주문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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