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30점, 약 92억 원어치 출품

김환기 작품 '22-X-73 #325' (사진=케이옥션)
김환기, '22-X-73 #325'코튼에 유채182×132cm, 1973 (사진=케이옥션)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케이옥션이 오는 20일 경매 첫 포문을 연다. 130점, 약 92억 원 어치 출품으로 최고가 작품은 김환기의 뉴욕시대 작품 '22-X-73 #325'이다. 이 작품은 30억원에 경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김환기의  '22-X-73 #325'은 작고를 1년 앞둔 시기에 제작된 작품으로 점차 악화되는 건강과 다가오는 죽음에 대한 각오를 마음에 담고, 평생 주조색이었던 청색을 회색조로 물들이며 지나온 삶을 관조하는 자세로 그려진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화폭을 가득 채웠던 점을 비워내며 만든 길게 뻗은 공백은 정연한 선이 되었고, 예술 인생의 모든 것을 집약시킨 듯 점 획과 선들의 조화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어 김환기와 함께 한국 추상미술의 양대 산맥을 이루었던 유영국의 ‘Work’가 추정가 7 -15억 원에 출품될 예정이다. 기존의 최고가 기록은 케이옥션 2019년 5월 경매에 출품되어 7억 7천 만 원에 낙찰된 1960년 작품 '작품'이다.

김환기와 유영국은 동시대 작가로, 1930년대 후반 일본에서 함께 화가의 길을 걸었다. 일본에서 귀국한 후 경북 울진에서 어부로 생계를 이어가던 유영국은 1947년, 김환기가 자신이 재직하고 있던 서울대 응용미술과 교수로 재직하면서부터 작품에 등장한 추상적 자연은그를 포옹했던 고향의 바다와 산이었다. 

유영국, Work, 캔버스에 유채, 1989,130.3×193.9cm (120호)(사진=케이옥션)
유영국, Work, 캔버스에 유채,130.3×193.9cm (사진=케이옥션)

김환기와 유영국이 종종 대비가 되는 것은 비록 파란만장 하지는 않았지만 삶과 작품에 꽤 많은 변화를 겪었던 김환기에 비해 유영국은 비교적 큰 변화가 없는 삶을 살았다는 점에서 찾는다.

김환기는 반구상적 자연에서 출발하여 점과 선, 색면을 거쳐 점진적으로 완전한 추상세계인 전면점화에 도달했다면, 유영국은 도형 중심의 구상주의에서 출발해 산과 바다 등 일상적으로 만나는 자연의 요소들을 점, 선, 면, 형, 색 등 기본적인 조형요소를 이용해 보편적인 추상적 화풍을 완성했다.

근현대 부문에서는  천경자의 ‘미모사 향기’, 박수근의 ‘두 나무와 여인’, 장욱진의 ‘나무 아래 사람’, 도상봉의 ‘장미’ 등을 포함해 정상화, 박서보, 이우환의 작품이 출품된다. 물방울 작가 김창열의 작품도 4점 경매에 오른다. 또 김환기, 윤형근, 김창열, 김종학, 박서보, 정상화, 하종현, 이건용의 20호 이하 작품들과 종이에 크레용으로 그린 박수근의 ‘나무’도 1월 경매에서 만나게 된다.

해외 부문에서는 요시토모 나라의 ‘Homesick with Ship’, 베르나르 뷔페의 ‘Nointel, La Station en Hiver’, 아야코 록카쿠의 작품 ‘Untitled’을 비롯해 야요이 쿠사마, 데이비드 호크니, 줄리안 오피, 조나스 우드, 미스터 두들 등 대중적 인기 있는 에디션 작품이 다양하게 선보인다.

한국화 및 고미술에서는 18세기를 대표하는 단원 김홍도의 ‘탑상고사도’, 겸재 정선의 손자 정황의 ‘장안사’를 비롯해 추사 김정희의 간찰 3점과 시고 1점, ‘조각책장’, '주칠각게수리', ‘백자양간매화문병’, ‘백자청화매조죽문병’ 등이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한편 경매 출품작은 1월 9일 부터 20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경매 참여를 원하는 경우 서면이나 현장, 전화로 응찰할 수 있다. 특히 코로나 상황으로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비대면으로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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