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기 사진展 4th...“한라산붉은겨우살이”展

[중앙뉴스=윤장섭 기자코로나19로 인해 사회, 경제, 문화 등 일상의 삶들이 예전과 같지 않다. 특히 문화 예술 분야가 더 어려운 가운데 전시 부분은 심각할 정도다. 이런 가운데에도 전시 분야의 많은 작가들은 창작과 함께 작품활동에 여념이 없다.

신축년(辛丑年)새해를 맞아 제주에서 작품활동을 꾸준하게 펼쳐오고 있는 제주 사진가인 정상기의 네번째 사진전, ‘한라산붉은겨우살이’전이 오는 1월 19일(화)부터 2월2일(화)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콩세유갤러리에서 개최된다.

정상기의 네번째 사진전, ‘한라산붉은겨우살이’전이 오는 1월 19일(화)부터 2월2일(화)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콩세유갤러리에서 개최된다.(사진=콩세유갤러리)
정상기의 네번째 사진전, ‘한라산붉은겨우살이’전이 오는 1월 19일(화)부터 2월2일(화)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콩세유갤러리에서 개최된다.(사진=콩세유갤러리)

정 작가는 지난해(7월14일) kbs제주방송총국에서 첫 전시회를 열고 9월에는 블랙스톤골프&리조트 특별전을 개최했다. 이어 서울에서도 갤러리브레송 연합전까지 섭렵(涉獵)하며 지난해에 세차례의 전시회를 통해 사진작가로서의 열정을 선보였다.

지난해 7월, KBS제주방송총국에서 개최한 전시회에서는 제주도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1000여명 이상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코로나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하여 진행된 전시회는 행사가 끝난 이후에 단 한명의 감염자도 발생하지 않아 코로나시대에 개최된 전시회 중 성공적이고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받았다.

정상기 사진작가는 전시서문에서 한라산붉은겨우살이를 자신의 아름다운 애인이라고 표현했다.

#작가의 놀이터가 된 한라산

정 작가에게 있어 한라산은 최고의 놀이터이자 작품을 꿈꾸게 만드는 최고의 장소다. 북쪽에 금강산이 있다면 남쪽에는 한라산이 있다. 한라산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계절마다 각각 다른 모습으로 작가에게 다가온다.

아름다움과 매력을 뿜어내는 그곳에서 정 작가는 사랑에 빠졌다. 정 작가가 쫒고있는 한라의 4계절은 ‘애인의 공간’이다. 그가 한라를 '애인의 공간'이라 말하는 것은 한라의 붉은 피사체들이 애인을 닮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진으로 만나는 정 작가의 작품에는 '한라산붉은겨우살이'가 가식이 없이 그대로 속살을 드러낸다. 게다가 현무암을 상징하는 검은색과 붉은색의 강렬한 대비는 세상 모든 이의 사랑을 닮아보이는 듯 하다. 어느 누구도 소재로 삼지 않았던 겨우살이가 정 작가의 피사체(被射體)가 되어 카메라 렌즈에 담겼다.

사진으로 만나는 정 작가의 작품에는 '한라산붉은겨우살이'가 가식이 없이 그대로 속살을 드러낸다.(사진=콩세유갤러리)
사진으로 만나는 정 작가의 작품에는 '한라산붉은겨우살이'가 가식이 없이 그대로 속살을 드러낸다.(사진=콩세유갤러리)

어찌보면 평범할 수 있으나 또 다른 면에서는 아주 특별한 주제를 작품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정 작가는 이런 점에서 사상 첫 번째로 겨우살이를 주제로 사진 작품을 만들어낸 세계 최초의 사진가다. 지금까지 세계 어느나라, 어느 곳에서도 겨우살이를 사진 작품으로 전시한 작가가 없기 때문이다.

특별한 피사체(被射體)인 '한라산붉은겨우살이'를 사진 작품의 주제로 선택한 것에 대해 궁굼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늘 그에게 따라다니는 질문은 한라산붉은겨우살이를 어떤 계기로, 어떤 생각으로 사진작품의  주제로 선택하게 되었는지를 묻는다.

# '한라산붉은겨우살이'를 사진 작품의 주제로 선택한 이유

정상기 작가의 답변은 늘 그래왔던 것 처럼 그의 말속에 다 녹아있다. 정 작가가 작품 속 한라산붉은겨우살이를 처음 만난 건 10여년 전 추운겨울이다. 장소는 영실코스로 윗세오름까지 오르는 길목에서였다.

영하의 추운 날 한라산은 습기를 머금은 구름이 한라산을 지나면서 온갖 한라산의 나뭇가지를 하얗게 얼려버린다. 한라산 1100고지 이상에서 서식하는 나무들이 하얗게 얼어버리는 혹독한 겨울 한가운데서도 겨우살이라는 놈은 커다란 참나무 끝부분 가지에 새 둥지와 흡사한 모양으로 자라를 잡고 살아간다.

혹독한 겨울 한가운데서도 겨우살이라는 놈은 커다란 참나무 끝부분 가지에 새 둥지와 흡사한 모양으로 자라를 잡고 살아간다.
혹독한 겨울 한가운데서도 겨우살이라는 놈은 커다란 참나무 끝부분 가지에 새 둥지와 흡사한 모양으로 자라를 잡고 살아간다.

정 작가는 그곳에서 겨우살이를 발견하게 되고 호기심에 망원렌즈 카메라로 겨우살이를 담았다. 촬영을 통해 드러난 겨우살이 속에는 아름다운 빨간색을 가진 열매가 정 작가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이후 부터 정 작가는 '한라산붉은겨우살이'의 매력에 이끌려 10여년 이상 눈 쌓인 겨울 한라산 깊은 숲속을 찿아나선다는 것이 질문에 대한 답이다.

정 작가의 작품을 통해 알려진 겨우살이라는 기생식물은 세계 여러나라에  분포되어 있고 보통 열매가 노란색인 겨우살이가 대부분이라는 것, 그런데 열매가 붉은 겨우살이는 유독 우리나라, 그것도 제주도 한라산 1100고지 이상에서 서식한다는 사실이다.

생태적 특징으로는 엄청 작은 키와 비례해 열매도 작다. 하지만 생태적 생존의 강인함을 닮은 약용식물의 우수한 약효는 세계 여러나라 제약사에서 인간의 항암제 원료로 연구,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한라산붉은겨우살이'는 생명력이 강해 고목나무 까지도 고사시킬 정도다. 정 작가는 “숲속을 헤매다가 쓰러져 있는 큰 아름드리 참나무에서 붉은겨우살이를 발견했다. 이렇게 큰 나무도 겨우살이에게 수십 년 간 수액을 빼앗기며 고통스러워하다 고사한 것이다.

겨우살이가 고목나무에 기생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산새들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직박구리는 열매를 먹은 후 참나무에 앉아 배설을 한다. 이때 배설물 속 씨앗이 참나무 가지에 붙어 뿌리를 내리면서 나무와 하나가 되어 살아간다. 이렇듯 정 작가는 겨울살이의 삶을 통해 서사(敍事)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

붉은겨우살이의 강인함과 생존 의지는 어찌보면 흡사 제주도민들의 삶과도 닮은점이 많다.
붉은겨우살이의 강인함과 생존 의지는 어찌보면 흡사 제주도민들의 삶과도 닮은점이 많다.

 

정 작가는 전시서문 끝머리에서 이렇게 말한다. 붉은겨우살이의 강인함과 생존 의지는 어찌보면 흡사 제주도민들의 삶과도 닮은점이 많다. 척박한 환경에서 강인함으로 생존하고 자손을 이어왔기에 한라산붉은겨우살이는 사진가의 애인이자 제주사람의 삶이라 하겠다고...

한편 정상기 사진작가의 사진展 4th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콩세유갤러리'에서 2021년1월19일(화)~2월2일(화)까지 개최된다. 전시작품은 40점으로 기타 자세한 사항은 콩세유갤러리나 정상기 작가에게 문의하면 된다.

정 작가의 작품은 제주도 본청건물 2층과 도의회 본건물 2층에 영구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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