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이해진 만난 정용진, 무슨 얘기 오갔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광폭의 경영행보에 세간의 시선이 집중된다. (사진=중앙뉴스DB)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광폭의 경영행보에 세간의 시선이 집중된다. (사진=중앙뉴스DB)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광폭의 경영행보에 세간의 시선이 집중된다. 최근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 인수와 함께 오늘은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만나는 등 이례적이면서도 혁신적인 경영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이해진 네이버 GIO를 만나 양사의 협력 방안에 대해 지난달 29일 논의한 것을 알려졌다.

신세계그룹과 네이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이날 경기도 성남시 분당 네이버 사옥을 방문해 이 GIO를 만났으며 강희석 이마트 대표와 한성숙 네이버 대표도 배석했다. 이를 놓고 양측이 제휴 관계를 맺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양사가 유통과 온라인 비즈니스를 한다는 공통점이 있는 만큼 시너지를 낼 분야가 있는지 포괄적인 대화를 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다만, 현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논의가 진행된 사안은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유통업계에서는 정 부회장과 이 GIO의 만남이 어떤 결실을 볼지 주시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이는 신세계그룹과 네이버가 손을 잡으면 온·오프라인 유통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신세계그룹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한 판로 확대를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픈마켓으로 전환을 추진 중인 신세계그룹 통합쇼핑몰 SSG닷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온라인 플랫폼과 콘텐츠 제휴 방안 등도 거론된다.

또 신세계백화점이나 이마트처럼 직매입해 물건을 판매하는 구조가 아닌 거래 중개 업체인 네이버 입장에서는 신세계그룹의 상품 등 유통 분야 콘텐츠를 대거 확보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CJ그룹과 주식 맞교환을 통해 연합전선을 구축한 데 이어 지난 21일에는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온·오프라인 연계(O2O) 플랫폼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 제휴를 맺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네이버의 파급력을 고려하면 신세계그룹이 더 큰 이득을 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면서 정 부회장이 新유통 등 신사업에 눈길을 돌리는 게 아닌가 하는 기대감도 솔솔 나오는 분위기이다.

이커머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SG닷컴은 아직 이용자 수 등을 볼 때 온라인 플랫폼으로선 입지가 약하다”며 “네이버를 통해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유통업계의 중심축이 온라인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가운데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생존을 위해서는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고객 경험도 확장해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내세우고 있다. 

그래서 정 부회장은 프로구단 SK 와이번스를 점찍었다. 온오프라인의 글로벌 新유통 패러다임을 이끌겠다는 정 부회장의 복안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프로구단 SK 와이번스를 신세계가 품는 것은 스포츠 마케팅으로 인한 시너지로 효과로 글로벌 유통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정 부회장의 복안으로 풀이된다.

또한 新유통 패러다임을 이끌겠다는 정 부회장의 포부로 해석된다. 네이버 이해진 GIO를 만난 것도 여기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심증도 가늠해 볼 수 있다. 

그러면서 정 부회장이 다음으로 만날 사람이 누구인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ICT 기업인 네이버에 이어 다음으로는 어떤 기업의 총수를 만날 것인가에 대해 업계와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신세계그룹이 국내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를 품는 것도 정 부회장의 신사업 구상과 무관치 않다. 

또한 스포츠 애호가인 정 부회장 역시 야구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신세계그룹 계열사에서 운영하는 스포츠팀은 따로 없고, 여자 축구를 후원하고 있다.

삼성그룹 창업주 故 이병철 회장 일가에 속하는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기준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지분 14.5%를 보유 중이다.

신세계그룹이 SK 와이번스 야구단을 인수하면, 롯데그룹의 롯데 자이언츠와 ‘유통 공룡’끼리의 라이벌 구도가 새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신세계 측이 야구단 인수로 기업 이미지 홍보 제고 효과를 노리는 동시에 유통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사업을 구상할 것이란 전망이 함께 나오고 있다.

한편, 1968년 9월 19일 생인 정 부회장은 경복고등학교 졸업 후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서양사학과를 1년 정도 다니다가 중퇴하고 브라운 대학교 경제학과로 유학했다. 이후 1995년 신세계그룹 전략기획실 전략팀 대우이사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인문학에도 관심이 많은 정 부회장은 주요 사업에 적극 개입하며 대외활동도 적극적으로 하는 등 경영자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가족으로는 엄마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동생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그리고 아버지와 네 자녀, 부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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