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한나의 맛있는 동시(255)/ 시소 /이사람
최한나의 맛있는 동시(255)/ 시소 /이사람
  • 최한나 기자
  • 승인 2021.03.09 0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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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

이사람

 

흰 구름까지

너를 올려주려고

 

내가 내려가고

 

저녁별까지

나를 올려주려고

 

네가 내려가는

 

서로를

한 번씩 올려주려고

 

서로가

한 번씩 내려가는

 

우리는 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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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날 동무들이랑 타던 시소, 언니가 앞에 나를 앉히고 언니 친구는 내 친구를 앉히고 깔깔거리던 시소놀이, 누가 올라가도 야호, 누가 내려가도 깔깔깔... 우리는 일찍이 시소의 교훈을 몸으로 체득한 사람들이다. 어른이 되어갈수록 추억 속으로 멀어져가는 교훈의 놀이다. 당신이 올라갈 때 박수치는 나, 내가 올라갈 때 축하해주는 당신, 그런 관계가 있다면 성공한 사람들, 그런 세상이라면 이 땅에 고통과 슬픔이 없으리. 이 한 편 동시가 살아온 내 발자국을 돌아보게 한다. 이기적이기보다 이타적으로 살았던 순간이 있었던가? 너를 올려주기 싫어서 시소에서 내려와 버린 내가 부끄럽다. 시소를 타다가 갑자기 내려서 가버려 나를 엉덩방아 찧고 주저앉아 울게 한 너도 이제 그리워진다. 이래저래 후회가 시소를 타는 오늘은 춘삼월, 봄이다. 시소에 앉은 햇살이 시소를 타는 놀이터에 봄이 한가득이다.

[최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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