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수소전기차가 친환경 수소 사회 진입위해 가속페달 밟아

현대차그룹의 ‘수소 비전’이 수소 사회 진입을 위한 핵심 요소인 수소전기차 개발․보급에 더욱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의 ‘수소 비전’이 수소 사회 진입을 위한 핵심 요소인 수소전기차 개발․보급에 더욱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지구온난화로 인해 이상기후가 발생할 것이라는 해묵은 예측은 이미 현실이 됐다. 나와 큰 상관이 없을 것이라고 여겼던 지구온난화로 인한 피해는 여름이면 열섬 현상과 잦은 태풍으로, 겨울에는 시베리아보다 더한 한파와 폭설로 돌아오고 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겪고 있는 문제다.전 세계는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통해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로 합의했다.

이를 지키기 위해선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가 필요하다. 여러 국가가 수소에너지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우리는 인류와 지구의 공존을 위한 친환경 수소 사회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이에 현대차그룹의 ‘수소 비전’이 수소 사회 진입을 위한 핵심 요소인 수소전기차 개발․보급에 더욱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수소전기차는 친환경 수소 사회로의 진입을 가속화할 열쇠로 꼽히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수소전기차는 친환경 수소 사회로의 진입을 가속화할 열쇠로 꼽히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 수소전기차, 친환경 수소 사회 진입위한 ‘가속 열쇠’

수소는 우주에 존재하는 분자의 90% 이상을 차지할 만큼 무한한 물질이다. 게다가 산소와 결합해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순수한 물만을 배출하기 때문에 친환경 에너지로서 손색이 없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매킨지가 발표한 보고서 ‘Hydrogen meets digital, 2017’은 2050년경 전 세계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약 18%가 수소에너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발전, 건축물의 냉난방, 산업 시설 운용에 필요한 에너지뿐만 아니라 도로 위의 많은 자동차가 수소로 움직이게 될 것이라는 예상한다. 수소로 움직이는 수소 사회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수소 사회로의 진입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수소를 석유처럼 채굴해 바로 사용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지구에서 수소는 주로 순수한 기체 상태가 아닌 물이나 가솔린, 천연가스, 프로판, 메탄올과 같은 유기화합물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순수한 수소를 채집하기 위한 별도의 생산 시설과 이를 공급할 시설이 필요하다.

게다가 수소를 사용할 수 있도록 에너지화하는 것도 과제다. 수소를 에너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연료전지가 필요하다. 연료전지는 연료와 산화제를 화학적으로 반응 시켜 전기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장치다. 쉽게 말해 수소를 주입하면 전기가 나오는 발전기라 할 수 있다.

수소전기차는 친환경 수소 사회로의 진입을 가속화할 열쇠로 꼽히고 있다. 생산, 운송, 활용 등 수소와 관련된 인프라와 기술을 모두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수소전기차가 도로를 달리려면 우선 수소를 생산할 설비가 있어야 하고, 수소전기차가 주로 사용되는 곳까지 옮겨야 할 공급 인프라도 구축해야 한다.

또한 수소를 활용해 모터를 구동시킬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연료전지 기술도 고도화해야 한다. 이는 수소전기차가 늘어난다는 건 수소 사회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차의 2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는 출시와 함께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의 2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는 출시와 함께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진=현대차그룹)

@ 현대차, 수소전기차 세계 최초로 양산

수소를 연료로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연료전지는 1839년 영국 런던 로열대학의 윌리엄 로버트 그로브 교수가 처음 고안했다. 또 1900년대 중반에 들어서 연료전지를 탑재한 자동차 개발이 시작됐다. 하지만 거대한 연료전지와 수소 탱크 때문에 실용성이 떨어지고 생산 비용도 비싸 상용화에는 실패했다. 

10일 현대자동차와 업계에 따르면, 잊혀가던 수소전기차를 세계 최초로 양산한 기업은 현대자동차다.

현대차는 연료전지를 활용한 수소전기차가 전기차와 함께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할 친환경 자동차라고 판단해 1998년 연료전지 개발 조직을 신설한 뒤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다. 2년 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캘리포니아 퓨얼셀 파트너십(CaFCP)’에서 현대차가 개발한 최초의 수소전기차, 싼타페 수소전기차를 공개했다.

세계 최초의 양산형 수소전기차는 2013년에 출시됐다. 바로 현대차의 독자 개발 연료전지를 탑재한 ‘투싼ix35 퓨얼셀(Fuel cell)’이다. 현대차에 이어 토요타, 혼다 등도 수소전기차 양산 체제를 갖추며 수소전기차가 본격적으로 도로 위를 달리는 시대가 시작됐다.

현대차의 2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는 출시와 함께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친환경성은 물론 성능, 편의 및 안전장비, 가격 등 상품성이 뛰어났기 때문이죠. 관심은 자연스레 판매량으로도 이어졌다. 이전 모델인 투싼ix35 퓨얼셀의 경우 누적 판매량이 약 1,000대에 그쳤지만, 넥쏘는 출시 2년 6개월 만에 국내에서만 누적 판매량 1만 대를 넘어섰고 북미, 일본, 유럽 등 수소 사회 진입을 위해 노력하는 지역에서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현대차는 수소 사회로의 진입을 가속화하기 위해 승용 수소전기차에 이어 상용 수소전기차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수소전기 버스, 수소전기 트럭도 양산에 성공했다. 버스, 트럭과 같은 상용차는 승용차에 비해 주행거리가 많아 온실가스나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오염물질을 더 많이 배출한다.

2016년 환경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형 트럭이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1%지만, 배출하는 초미세먼지는 연간 1만 1,223톤으로 자동차 전체 배출량의 약 24.2%를 차지한다. 승용차에 비해 트럭 한 대당 내뿜는 온실가스가 월등히 많은 것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매킨지는 2050년 전체 수소전기차 중 상용 수소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5%에 불과하지만 감축되는 온실가스양은 육상 수송 분야 전체의 30%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며 상용 수소전기차의 높은 친환경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상용 수소전기차에 대한 관심은 승용 수소전기차 만큼 높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수소전기 버스가 울산, 창원, 부산, 서울, 광주, 서산, 아산 등의 지역에서 운행 중이거나 운행할 예정이고, 수소로 움직이는 청소 트럭, 수소전기 대형 트럭 등의 실증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유럽 스위스에서도 수소전기 대형 트럭의 운행 실효성을 확인하기 위한 ‘수소전기 대형 트럭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수소와 관련된 유럽 기업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2025년까지 총 1,600대 규모의 수소전기 대형 트럭을 공급하며, 현지에서 수소 생산과 공급을 통해 수소 생태계를 구축해나갈 계획이다. 스위스뿐만 아니라 독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등 다양한 유럽국가의 친환경 상용차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지난해 7월 전남 광양시 광양항에서 세계 최초로 양산한 수소전기 대형트럭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XCIENT Fuel Cell)’ 10대를 선적하고 스위스로 수출한 바 있다.

한편, 현대차 관계자는 “수소 사회는 이제 현실이다. 친환경성, 편의성, 성능까지 두루 갖춘 수소전기차가 등장했고, 시장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며 수소전기차 운행을 위한 수소 인프라도 점차 늘고 있다”며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낯설게 느껴졌던 수소에너지는 이제 미래의 친환경 사회를 움직일 주축 에너지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계 유수의 국가가 수소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운송 부분을 비롯해 발전, 냉난방 시스템, 산업 에너지 등에 수소를 사용하기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이런 평가를 뒷받침한다”며 “수소 사회는 한순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이미 한 걸음씩 수소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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