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전자상거래 소비자피해 플랫폼도 ‘연대책임’ 마땅
[기고]전자상거래 소비자피해 플랫폼도 ‘연대책임’ 마땅
  • 박근종 이사장
  • 승인 2021.03.1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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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종 이사장
박근종 이사장

[중앙뉴스 칼럼기고=박근종]한국소비자원이 올해 3월 5일 밝힌 ‘전자상거래 소비자피해 동향’이라는 자료를 보면, 디지털경제의 가속화로 소비환경이 비대면 거래로 변화되면서 전자상거래가 급격히 증가하고, 소비자피해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전자상거래 관련 소비자피해구제 신청은 총 69,452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항공여객운송서비스, 의류ㆍ신변용품, 국외여행 등 총 964개의 다양한 품목이 접수되었다. 피해유형은 계약불이행, 계약해제, 위약금 등 ‘계약’ 관련 피해가 63.6%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품질·AS’, ‘안전’과 관련된 피해의 순이었다.

또한, 온라인플랫폼소비자피해 현황은 지난 5년간 접수된 피해구제신청사건 6만9,452건 가운데 11번가·네이버·옥션·위메프·인터파크·지마켓·쿠팡·카카오·티몬 등 주요 9개 온라인플랫폼사업자와 관련된 분쟁만도 1만947건으로 15.76%나 된다. 피해구제 과정에서 입증자료가 미흡하거나, 판매자의 신원정보가 없어 피해를 보상받지 못한 경우가 많아 피해구제합의율은 58.6%에 불과했다.

한편, 해외직구와 구매대행의 활성화로 최근 5년간 해외사업자와 관련된 피해구제신청사건은 1,500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나, 국내에 영업소가 없는 해외사업자의 경우 연락도 되지 않는 등 분쟁해결절차 진행에 어려움이 많아 피해를 보상받지 못한 경우가 48.2%로 나타났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정거래위원회는 3월 7일 온라인 중간거래상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바뀐 온라인유통시장에서 소비자피해를 막기 위해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약칭 전자상거래법) 전부개정안을 마련해 3월 5일부터 4월 14일까지 40일간 입법예고를 밝혔다. 전자상거래법은 2002년 3월 30일 온라인몰과 홈쇼핑 등 통신판매 중심의 거래에서 소비자피해를 막기 위해 제정되어 2002년 7월 1일부터 시행됐다.

최근 디지털 경제·비대면 거래의 가속화에 따른 온라인 유통시장의 급성장, 플랫폼 중심으로의 거래구조 재편 등 시장 상황의 변화를 반영한 법 개정 필요성이 지속 제기되어 왔고,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대형화한 시장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를테면 온라인쇼핑몰 거래액은 2010년 25조2천억 원에서 2020년 161조1천억 원으로 대폭 증가했으며, 2020년 거래액은 전년 대비 무려 19.1%나 증가했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은 경제주체 간 자유로운 정보교환 및 활발한 재화 거래를 통해 온라인거래의 성장을 주도하는 한편, 디지털경제의 혁신을 이끌어가고 있고, 소비자가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을 온라인에서 손쉽게 검색하고 비교할 수 있게 하여 소비자의 상품 탐색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시켰으며, 새로운 유형과 방식의 거래도 탄생시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가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그러나 디지털경제에서 플랫폼이 차지하는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플랫폼을 통한 다양한 거래관계에서 산업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저해하는 각종 위협요인도 늘어나고 있다.

이번 전면개정안의 근본 취지는 전자상거래시장의 불공정 거래를 바로 잡고, 소비자피해를 막겠다는 것이다. 개정안은 B2C(기업과 개인 간 거래)의 온라인거래는 물론 C2C(개인과 개인 간 거래)의 온라인거래까지 겨냥한 것으로 온라인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에도 적용된다. 기본 방향은 첫째, 시장 상황 변화를 반영하여 규율체계를 개편하고, 둘째, 일상생활 속 빈번한 소비자피해를 합리적으로 방지하고 효율적으로 구제하는 데 역점을 둠으로써 규모가 커진 온라인 플랫폼이 덩치에 걸맞은 책임을 다하려는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과거 통신판매 중심의 규율체계를 비대면 전자상거래 중심으로 개편하는 한편, 플랫폼이 중심적 위치를 갖게 된 온라인거래 실태를 반영하여, 전자상거래법 적용대상 사업자를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 △자체 인터넷 사이트 등 이용사업자 등으로 구분하여 전자상거래법 체계 및 용어를 재정비(안 제2조)한다.

주요 내용은 △인적 지역 판매 거래에 대한 적용 범위 수정(안 제3조), △역외적용 규정 신설(안 제5조), △주문 제작 상품 청약 철회 조건 명확화(안 제12조제2항제6호), △정보의 투명성 확보조치 신설(안 제16조), △맞춤형 광고 등 정보 이용 시 고지의무 강화(안 제18조), △국내 대리인 지정제도 도입(안 제19조), △위해 방지 조치 의무 신설(안 제20조),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의 정보제공 의무 확대(안 제24조),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의 외관 책임 강화(안 제25조), △개인 간 전자 상거래에서의 소비자 보호(안 제29조), △전자상거래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설치 및 운영(안 제35조부터 제50조까지), △동의의결제도 도입(안 제60조부터 제63조까지), △ 임시중지명령 요건 완화(안 제64조) 등이다.

중요한 핵심은 소비자의 안전 및 합리적 선택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온라인을 통한 위해물품 유통 방지 장치를 마련하고, 소비자의 선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검색 결과·순위, 사용자 후기, 맞춤형 광고 등의 주요 기준을 공개하도록 하였고, 더불어 플랫폼 운영사업자가 수행하는 역할에 따라 책임을 현실화한다. 현행법은 플랫폼 운영사업자가 중개자 지위라는 이유로 면책되는 한계가 있는바, 증대된 지위와 역할에 맞추어 일정한 요건 아래 연대책임을 강화한다.

다시 말해 입점 업체의 고의나 과실로 피해가 발생했더라도, 플랫폼 기업이 책임 소재를 분명히 알리지 않았으면 손해배상 책임 일부를 지게 함으로써 플랫폼업체들이 “거래 중개만 했다.”라는 식으로 입점 업체에 소비자 불만과 관련한 모든 책임을 떠넘길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와 함께 신산업인 플랫폼 분야의 혁신이 저해되지 않으면서도 소비자의 권익은 보호할 수 있는 피해구제 및 분쟁 해결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SNS, C2C, 배달앱 등 신유형 플랫폼 거래에서 소비자 피해가 늘어나고 있어, 플랫폼별 특성을 반영한 소비자 피해방지 장치를 확충한다. 신속한 피해구제 및 분쟁 해결을 위해 전자상거래 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하고 동의의결제도를 도입하며, 다수 소비자에게 피해가 확산하는 것을 신속히 방지하기 위해 임시중지명령제도 활용 가능성을 제고 한다. 또한, 역외적용 규정을 신설하여 외국 사업자에 대한 법적용을 명확히 하고, 실효성 있는 법 집행을 위하여 국내 대리인 지정제도를 도입한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플랫폼업체와 입점 업체 양쪽에 분쟁조정이나 피해배상 등을 요구할 수 있다. 온라인 플랫폼의 직접 업무인 결제·대금 수령·환불 등으로 생긴 피해까지 입점 업체에 따져야 했던 문제도 ‘연대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되고, 플랫폼업체의 ‘특정 상품 띄우기’ 논란이 컸던 우선 검색 노출 기준과 후기게시판도 운영 방식을 공개해야 한다. ‘깜깜이식’ 노출 기준 탓에 그간 소비자들은 광고 상품을 순수 인기 상품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았고 후기게시판도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물건)’ 사칭 등 광고 글과 진짜 후기 글을 구분하기 어려웠는데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가 중개 거래를 하면서 입점 업체가 아니라 자신의 명의로 광고하거나 계약서를 교부해 소비자가 플랫폼사업자를 거래 당사자인 것으로 잘못 알게 할 경우에도 책임을 지게 한다.

또한 온라인거래에서 소비자 피해가 큰 사건이 진행될 경우, 법원이 판매나 광고를 즉시 중단하도록 명령하는 ‘임시중지명령’ 발동요건도 완화한다. 현재는 재산상 손해 발생이 요건의 하나지만, 개정안은 ‘명백한 법 위반 의심’만으로 법원이 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한다.

개정안은 또 중고거래 피해가 많았던 당근마켓, 중고나라 등을 개인과 개인 간(C2C) 온라인 플랫폼으로 보고 소비자 보호 조처도 마련한다. 개인 간 거래 플랫폼에서 가짜 거래나 정당한 환불 거부 등 불공정거래가 발생하면, 플랫폼사업자가 판매자의 신원정보 제공 등 피해구제에 협조하도록 의무화한다. 그런데 개정안에 C2C거래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중개업체가 이용자 실명·주소·전화번호를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신설 규제가 담겨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개정안대로 시행되면, 앞으로 ‘당근마켓’ 같은 C2C중개업체는 개인 간 거래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문제를 제기한 쪽에 이름·주소·전화번호를 제공해야 하며, 이를 위해 이용자들은 당근마켓 같은 앱에 가입할 때 이름·주소·전화번호를 내야 한다. 현재 당근마켓은 전화번호로만 가입하는 앱으로 대다수 C2C중개앱이 전화번호나 이름 정도로만 간편 가입할 수 있다.

이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당근마켓 이용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이 같은 개정안은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집·주소 전화번호와 같은 개인정보를 모두 공개할 경우, 이를 악용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은 공동 입장문을 내고 “실명·주소·전화번호를 거래 당사자에게 직접 제공하는 것은 심각한 개인정보 침해이며, 분쟁 갈등을 고조시키고 사회적 불안을 야기시킬 수 있다.”라며 개정안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그뿐만 아니라 개정안이 통과되면 플랫폼업체가 연대책임을 피하기 위해 검증된 판매자만 플랫폼에 입점하게 해 결과적으로 판매자의 사업 기회가 축소된다는 것이다.

또 플랫폼 입점 수수료 상승이 불가피해 결국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공정거래위원회측은 “비대면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포털·배달앱·C2C 등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는 업체·소비자가 늘어났는데, 플랫폼은 중개자라는 이유로 법적으로 면책을 받고 있어 소비자 피해구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라고 전했고,  "이미 현행법에도 판매자 개인정보를 파악하게 되어있고, 분쟁 발생 시에만 정보가 제한적으로 공개되는 것"이라면서 "그러함에도 악용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중고마켓 등 개인 간 플랫폼을 통한 거래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소비자 피해구제 및 분쟁조정이 미흡한 측면이 있으므로, 개인 간 거래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로 하여금 신원정보 확인 및 분쟁 발생 시 이를 제공할 의무를 명확히 하고, 판매자에 대한 결제대금예치제도 활용 등 권고 의무를 부과하는 등 전자상거래 소비자피해 플랫폼의 ‘연대책임’은 당연히 마땅하다.

하지만 당근마켓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도 중요하며, 검증된 판매자만 플랫폼에 입점하게 해 판매자의 사업 기회가 축소되어서도 안 될 것이다. 물론, 공정거래위원회는 작년 6월 22일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전자상거래법 개정 추진계획을 보고하고, 작년 10월 8일 법 개정 추진단을 구성해 총 22회에 걸친 이해관계자 간담회를 통해 플랫폼 유형별로 입점 업체와 플랫폼사업자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했고,

전문가 간담회, 법률 자문 등을 통해 학계, 법조계 등 전문가 의견수렴도 병행하여 개정안을 마련했었겠지만 의견제출 기한인 4월 14일까지는 거래품목과 거래방식, 가격책정 등에 관한 참신한 아이디어의 경연장과도 같은 전자상거래시장의 특수성을 감안, 이견이 있는 규제와 개인정보 악용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여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최적의 전자상거래방안 모색에 더 많은 고민을 담았으면 한다.

박근종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전, 소방준감, 서울소방제1방면지휘본부장, 종로·송파·관악·성북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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