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박종민] 어찌 보면 이제 우리도 “모두 잘살고 있다.”를 외칠 만하다. 그러나 좀 더 치열하게 고뇌해야만 하리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잘살아 보고 싶지 않은 욕망을 가진 사람이 어디 있으랴만 국력이 그만큼 신장 됐고 민도가 선진국클럽에 들 만큼 높아지긴 했다.
국민 모두 잘살기의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과거 우리의 선조들은 지지리도 못 먹고 못 입으며 힘겹게 살았다. 그럴 수밖엔 도리가 없었다. 1950~60년대 초만 하더라도 6.25 한국전쟁이 남긴 상흔이 너무 컸고 국력이 쇠약해 사회질서나 국가의 기강이 제대로 설 리가 없었다. 국민소득이 100불도 안 되던 때다.
칩거의 삼동(三冬) 겨우살이를 겨우겨우 벗어나 춘궁기가 되면 연명(延命)을 위해 초근목피(草根木皮)로 끼니를 이었다. 상전벽해처럼 변해버린 오늘에 비하면 이해 불가다.
좁은 국토에 논은 거의 천수답이었고 밭은 자갈밭이었다. 그나마 농사지을 땅이 부족했고 곡물 생산량을 높일 농사 기술이나 방법을 모르고 그냥 씨 뿌리고 거두는 원시적 농사이었다. 그렇게 지은 농사가 곡물 소출이 높게 나올 수가 없었던 거다.
그러니 작게 거둔 식량이 바닥나면 풀뿌리와 나무껍질 벗겨다가 먹으며 목숨을 연명해 나갈 수밖엔 없었던 게 아닌가.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정부가 팔 걷어붙이며 나서서 신 물질문명이 밀려오는 시류에 맞춰 산업화 공업화를 촉진했고 이에 국민이 호응하며 개혁이 시작된 것이다.
잘살아 보세, 우리 모두 잘살아 보세! 하면서 국민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며 격려와 함께 수확량을 올릴 수 있는 좋은 농사방법과 기술을 연구하여 장려해 준 게 대한민국 정부였다. 이즈음에 있었던 추억 한 토막을 소환해본다. 초등학교 4학년 때로 기억이 된다.
이조 후기의 문신, 조정에서 영의정 지위에까지 오른 충청도 홍성지역 출신 남구만선생이 남긴 유명한 시구다. “동창이 발갓느냐”로 시작되는 시조다. <동창이 발갓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 치는 아이놈은 상기아니 일엇느냐 재 넘어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느냐>이다.
날이 밝았으니 어서 일어나 밭갈이하란 얘기다. 부지런한 농부의 상을 일깨우며 게으름피우지 말고 움직이며 열심히 농사지으라는 메시지다. 자조자립과 근면하고 성실한 정신을 함양케 하는 당시의 교훈이다. 소망인 “우리 모두 잘살아 보자.”의 초석이 다져졌고 이런 석학들의 정신운동을 기반으로 국민운동이 시작되었다. 목표는 국민이 균등하게 잘살아가는 나라의 실현이다.
마르크시즘과 사회주의 이론은 모두 함께 잘 먹고 잘살 수 있다고 쉽게 내세우며 선동하고 채근한다. 똑같이 일하여 똑같이 나누고 고르게 잘살자는 사회주의 이론은 약자에겐 구미에 당기는 달콤한 논리이지만 국민 모두 잘살기를 실현해 내지 못한 실패한 이념과 제도가 돼 버렸다.
자유민주체제에서 국민이 모두 자유롭게 경쟁하며 부지런히 노력하는 길이 잘살아가기의 출발점이다. 경쟁 협력하에 나와 남들이 공생 공존하는 것이다. 그렇게 서로 간의 삶의 격차를 좁혀나가야 한다. KDI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국민계층 간 소득 격차가 더 벌어졌단다. 이걸 좁혀놔야 제대로 고루 잘 사는 것이다. 잘 사는 데 있어서 부(富)는 소중하다.
그러나 돈 많은 사람이 반드시 행복하고 돈 없다고 불행한 건 아니다. 돈은 삶을 살아가는 한 수단일 뿐이지 근본적으로 잘 살고 못사는 것의 목적 목표가 될 수는 없다. 부자도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면 잘살지 못한다는 얘기다. 자기가 원하는 일을 부단히 추구 추진 노력하며 이를 즐기는 건전하고 건강한 마음가짐이 잘살고 못사는 것의 중심축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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