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주재, 기법의 회화 선보여

[중앙뉴스=윤장섭 기자]갤러리세인이 부산BEXCO Hall에서 개최되는 '2021 BAMA'에 참가해 회화에 집중하여 다양한 주재와 기법의 회화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갤러리세인이 부산BEXCO Hall에서 개최되는 '2021 BAMA'에 참가해 다양한 주재와 기법의 회화를 선보인다고 밝혔다.(사진=갤러리세인)
갤러리세인이 부산BEXCO Hall에서 개최되는 '2021 BAMA'에 참가해 다양한 주재와 기법의 회화를 선보인다고 밝혔다.(사진=갤러리세인)

갤러리세인과 함께하는 작가들은 추상, 구상, 한국화, 혼합매체 등 다채로운 분야에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들이다. 참여작가는 김구림, 박경묵, 오지은, 이왈종, 이준원, 정진용 등 총 6분의 작가들이다.

작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①‘김구림’ 작가는 음양사상을 기반으로 지치지 않는 실험정신을 통해 한국 현대예술의 지평을 열고, 코리아 아방가르드를 구축 했다.
②‘박경묵’ 작가는 고전의 산수화를 다채로운 의미로 표현하며, 현대적 조형형식으로 한국화의 여백미를 담담하고 힘있게 담아냈다.
③‘오지은’ 작가는 빨리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사소한감정, 평범한 시선을 회화로 특별하게 만들어 낸다.
④‘이왈종’ 작가는 전통을 따르면서도 독자적인 시각과 기법으로 한국화의 지평을 열었으며, 제주의 이국적 정취를 표현하는 최고의 작가다.. 
⑤‘이준원’ 작가는 작품 속 상징들을 통해 존재를 다시 한 번 일깨워주며, 특유의 자동기술법 드로잉으로 작가만의 토템들을 만든다.
⑥‘정진용’ 작가는 화려한 샹드리에, 서양의 건축물 등을 통해 시공간을 초월한 은유적인 형상을 연출하고, 현대적이며 대담한 방식으로 웅장한 힘을 전달한다.

갤러리세인은 여섯분의 작가들 외에 이재원 작가의 도자(陶瓷)와 갤러리세인의 소장품도 특별하게 선보인다.

정영숙 갤러리세인 대표는 관람자와 컬렉터들에게 작품감상과 선택의 폭을 넓히고자 했다며, 회화에 충실한 이번 아트페어에서는 개개인의 감성에 맞는 후회 없는 컬렉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기에 보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갤러리세인의 전시 부스는 부산BEXCO Hall 2&3 부스no. B10이다.

#작가노트, 김구림(Kim Ku Lim)...음양사상과 실험정신 통해 한국 현대예술 지평 열어

음양 5-S, 37, Mixed media on paper Panel, 29.5x22.5cm, 2006(사진=갤러리세인)
음양 5-S, 37, Mixed media on paper Panel, 29.5x22.5cm, 2006(사진=갤러리세인)

나는 일반화가들이 대상들을 그리기 위해 만들어진 붓을 쓰지 않는다. 내가 사용하는 붓은 사물의 형태를 그리고 싶어도 그릴 수 없는, 목이 넓은 단지 칠을 한다든가 바른다는 기능 밖에 할 수 없는 도구를 사용한다.

이러한 도구로는 기교를 부릴 수도 없고 어떠한 대상을 표현할 수도 없으며 단지 화면을 채우는 역할밖에 할 수 없다.

나는 동양화가들이 화선지를 바닥에 놓고 그림을 그리듯 캔버스를 바닥에 놓고 작업한다. 컴퓨터에서 디지털 프린트로 뽑아낸 캔버스면의 어떤 사물(얼굴이던, 꽃이던)과는 상관없이 큰 붓질로 그 형상을 지워 나가는 행위를 함으로서 화면에 새롭게 탄생된 형태는 원초적인 에너지를 관람자에게 전달하는 동시에 동양화의 운필의 효과와 화가 자신의 내면에 숨겨진 무의식속의 감정을 해방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세계로 열어가는 행위다. 또한 캔버스를 세워놓으므로 마르지 않는 물감이 흘러내리는 자연의 형태에 순응하는 것이며 그것은 신비한 화면으로 둔갑되어 진다. 화면을 지워 감춰져 있는 대상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더욱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며 그 의미를 되새기도록 해준다. 기교가 없는 붓질은 가상 순수한 기교일 수 있다.

박주원 미술평론가는 김구림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한다.

아방가르드(Avant-garde)는 작가 김구림(1936~)을 말하는 수식어이다. 전위적이고 실험적이며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보여주고 있는 예술적 모험가인 김구림은 타인이 걸어가는 길을 따르는 것이 아닌, 타인과 분리되어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의 모습을 놓치지 않고 자신의 작품에 담아내고 있다.

그는 사회적으로 정립되어 있는 기준들을 예술 안에서 실험적인 방식을 통해 승화시키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고정된 판단을 따르지 않기에 그의 작품은 실험적이며, 타인과 같은 방향으로 시선을 두지 않았기에 그의 작업은 전위적이다. 그런 점에서 김구림의 작업은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우리 삶의 모습을 담고 있다.

하나의 이야기만으로는 귀결될 수 없는 삶처럼 관계와 통합, 현상과 흔적 등 교차되는 많은 것들이 동시에 드러난다. 그는 너무나도 많은 것들에 휘말리기 쉬운 현대의 삶을 사는 우리들에게 누군가의 말에 의해서가 아닌 자신의 좌표를 믿고 매일 새롭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작품을 통해서 말해주는 듯하다.

음양 6-S, 134, Mixed media on paper Panel, 29.5x22.5cm, 2006
음양 6-S, 134, Mixed media on paper Panel, 29.5x22.5cm, 2006

김구림은 자신만의 좌표를 향해 나아가는 작가로 사물과 현상의 상대적이고 총체적인 이야기를 작품에 담아내고 있다.

#작가노트, 박경묵(Park Kyoung Mug)...고전의 산수화, 담담하고 힘있게 담아내

paly0110, Gouache on paper, 31.5×39.5cm, 2020(사진=갤러리세인)
paly0110, Gouache on paper, 31.5×39.5cm, 2020(사진=갤러리세인)

고전의 변주와 도상과 관련한 의미에 대한 작가의 해석은 대중으로 인해 같고 다른 듯한 다시 많은 의미로 읽혀지기도 한다. '繪事後素(회사후소)' 라 하여, 군자는 ‘그림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이 있은 후이다’.라 하며, 각고의 참구 끝에 지식의 유한성과 생명의 유한함을 인정하는 삶에의 통찰이라 하였다. 즉 자신의 자만과 아집과 이기심을 극복하고 놓아버리는 순간 생기는 마음의 공간을 갖게 되고 그것에서 느껴지는 향기인 것이다.

이 공간은 어느 것에도 구애됨이 없는 자유의 공간이며, 이 향기는 이 세상 최고의 명품 향기라 하였다. 이러한 정신을 바탕으로 고전을 통한 변주를 옛 법으로부터 익히고 통하여 신선함을 더하고자 한다. 그래서 염색한 종이나 캔버스 위에 오방색과 대중적인 이미지를 가진 부엉이, 매화, 동식물 등 문인들이 즐겨던 형상을 통하여 춤추듯 절도 있는 에너지를 붓의 즉흥성과 운필의 묘미로 遊(유)를 나타내고자 한다.

삶을 즐길 수 있는 에너지의 기반이 되는 것. 생각에 잠겨있는 듯 하면서, 직관적으로 응시하려는 부엉이와 함께 늙은 나뭇가지를 뚫고, 가지 끝에서 피어나는 향은, 비로소 넓고 깊게 스며들 듯 사회와 개인이 도달 하는 바를 위하여 준비하고 버터나아가야 할 투영이자 바램을 말한다.

봄봄,  종이에 먹, 채색, 45×52.5cm, 2020
봄봄, 종이에 먹, 채색, 45×52.5cm, 2020

작가의 놀이 작업이 도상의 전통적 의미가 현재 전혀 다른 의미로 상징화되거나 읽혀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캔버스 위의‘놀이’다. 마치, 획일화되는 사회를 벗어나고자 하는 듯 이러한 놀이는 캔버스나 소재가 되는 이미지는 형상(본질)을 담고자 하되, 고정된 형태와 색상에 구애받지 않고 순환되어 해석을 해석하는 과정을 말하려 한다.

#작가노트, 오지은(Oh Ji Eun)... ‘나는 늘 춤추고 싶어요’ 

채린이의 놀이 2, oil on canvas, 91×60cm, 2020(사진=갤러리세인)
채린이의 놀이 2, oil on canvas, 91×60cm, 2020(사진=갤러리세인)

나는 제각기 다른 공간, 다른 소재와 상황의 기억을 바탕으로 ‘어디서 본 듯함’과 ‘어딘지 알 수 없음’의 영역 사이를 오가는 이미지를 회화로 표현한다. 회화로 재현된 이미지가 주는 대상에 대한 정보는 대상의 실제와 거리를 좁힐 수 없다. 반면에 그 거리는 재현과 사고의 과정에서 작가와 관객에게 지나치기엔 너무 가까운 거리까지 좁혀지곤 한다.

나의 회화는 사적인 경험을 재현한 이미지로 ‘기억’과 ‘실제 사건’의 줄타기라 볼 수 있다. 작업의 근간이 되는 기억은 하루만 지나도 휘발되거나 왜곡된 형상으로 남겨지며, 기억 속 이미지는 탈각되고 추가되어 삭제와 재구성을 반복한다. 직접 경험한 사건도 ‘어떤 분위기의 영상’ 처럼 남아 그를 구성하는 ‘정신적 기억’은 하나의 장면이 되어 드문드문 내 주변을 맴돈다. 다만 기록된 사진을 통해 그것이 존재했다 믿으며 그가 사실이었음을 독백한다.

이러한 둘 사이의 완벽히 포개어지지 않을 어긋남으로 인해 한 장의 이미지는 하나의 사건에 대한 장면을 담고 있지만, 시각적 이미지만 재현될 뿐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에 대한 스토리는 알 수 없다. 이는 있어야 할 정보를 유예시켜 이미지가 가지는 의미를 조각내기 위해서이다. 의미가 벗겨진 빈 공간에 남겨진 감성은 무심한 사물이 되어 납작하게 각인된다.

이렇게 각인된 이미지는 나열되고 그 기억을 대하는 나의 태도 역시 점점 무뎌진다. 작업으로 나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부지깽이로 몇 번의 불이 타오르고 난 후 남은 재들을 주워 담는 일과 같다.

상상일지 모르는 상투적인 대화들, 너무 뻔한 문장들, 90년대 소설책에나 나올 법한 장면의 기억은 내겐 휘발되어야 할 감정의 잔여물이었다. 지금도 나는 드문드문 타오르는 불같은 돌을 후 불어 식히고 조각 내어 언젠가 이 조각을 내보이는 순간이 오길 바란다.

▶아트사이드 전시서문: 오지은은 회화를 통해 이미지의 유동성을 포착하려 한다. 작가가 바라보는 세계 그리고 세계 인식의 범주는 너무나도 짧아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없다. 우리가 마주하는 것은 언제나 순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가는 먼저 대상과 결코 가까워질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오직 '포착 가능한 순간'만을 붙잡아두려는 방식으로 세계를 읽어내려 한다.

작가가 담아내는 이미지는 흐릿하다. 그것은 마치 너무 빠른 셔터스피드에 흐릿하게 새겨진 단면을 보는 것만 같다. 스스로를 이상주의자이자 허무주의자로 자칭하는 작가는 포착하는 순간에 사라지는 감정을 담으려 노력한다. 이는 불가능한 작업일지도 모른다.

사진이 결코 왜곡을 피할 수 없듯, 회화 역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담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시선-사진-회화의 삼중으로 왜곡된 세계를 통해 그리고 다시 작가-작품-독자로 매개되는 지점에서 기표는 왜곡되고 기의는 침잠한다. 그러나 이마저도 작품 안에서만 유효한 연결일뿐, 세계는 영원히 불화할 것만 간다. 연결된 캔버스는 이 불화된 지점을 화해시키려는 내러티브의 전략처럼 느껴진다.

홀로 추는 춤, oil on canvas, 73x53cm, 2020
홀로 추는 춤, oil on canvas, 73x53cm, 2020

언뜻 이어진 듯한 지점, 약한 연결고리를 통해 작가는 어쩌면 '닿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을 내비치는 것만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다가가고 싶은 욕망을, 순간에의 염원을 거친 터치와 흐릿한 경계에 담아내려 한다. 그것이 왜곡된 진실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과거의 기억, 사진으로만 남은 흐릿한 잔상을 더듬는 방식으로 순간과 감정의 관계를 계속해서 탐구한다...(2021 오늘, 순간, 감정, 아트사이드 갤러리, 작가소개 중)

#작가노트, 이왈종(Lee Wal Chong)... 제주의 이국적 정취를 표현하는 최고의 작가

제주 생활의 중도, 83x63cm(25호)(사진=갤러리세인)
제주 생활의 중도, 83x63cm(25호)(사진=갤러리세인)

정영숙(문화예술학 박사)은 이왈종 작가의 작품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필자는 큐레이터로 활동을 시작한 1993년부터 이왈종 작가의 그림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감상해 왔다고 해도 지니치지 않는다. 그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중도의 삶'이라는 작품 제목, 그리고 갤러리현대에서 개최한 '춘화도' 시리즈였다.

당시는 이미 작가가 제주도로 내려가신 후의 일이다. 일상을 살아내면서 마음의 중심을 잡는다는 것은 몹시 어려운 일인 만큼 '중도'라는 어휘가 주는 감동의 광폭은 무한했다.

10여 년 전 필자는 제주도에 건너가 선생님이 사주신 저녁과 함께 막걸리를 한 잔 마신 기억이 있다. 선생님 단골식당이었는데 막걸리를 담은 양은 주전자에 작가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예의 춘화도였다. 중도의 삶을 실천하는 예술가의 진한 면모를 볼 수 있었다.

지난해 작가의 작업실에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그림이 가득 차있었다. 대상은 요가였다. 실제로 작가는 건강관리를 위해 요가를 배우다 작품의 대상으로 그리게 되었다고 한다.

덕망 있는 원로작가는 삶의 태도에도 밀도가 진하다. 군더더기 없는 단출한 일상에서 주변의 일상적 소재를 작품의 대상으로 실험하는 예술노동자다...(2020희망-미술에게 묻다-갤러리 나우×갤러리 세인 합동기획展, 전시서문)

이왈종의 작품 세계는 자유로운 화면구성과 풍부한 색채감, 여기에서 연출되는 화려한 장식적 파노라마가 특징적이다. 거침없고 자유로운 상상력과 감성의 세계를 보여준 이왈종의 작품은 전통 동양화를 극복하려는 새로운 조형의지를 담고 있다.

이왈종은 동양화적 재료를 사용하고 있으면서도 표현형식면에서는 서양화적 발상을 과감하게 차용한다. 그림으로서의 기본적인 골격이라고 할 수 있는 선묘는 선적인 조형미를 획득하고 있으며, 화려한 색채감으로 화면을 구성한다. 특히 보라색을 과감히 사용하는 그의 색채는 미묘한 흥분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선묘와 색채를 이끄는 미적 감각과 의식은 동양화의 깊은 정신성에 기초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생활속에서-중도'연작에서 보여준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풍경은 일상의 눈으로 바라본 생활정경을 솔직하며 대담하게 재구성하여 보여준다.

이왈종은 현재 그가 살고 있는 일상사를 서술적으로 묘사함으로서 화면 가득 시선을 이끄는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평범하고 하잘 것 없는 인간사의 모습이 그의 화면에선 따뜻한 조화와 질서의 세계로 변모한다. 생활 속에 있는 것들, 예컨데 신변 가까이에서 늘 대하는 가전제품이나 꽃, 짐승, 물고기 등이 인간과 어우러저 더욱 은유적이고 상징적인 질서와 조화를 구성한다. 인간도 존재의 어우러짐의 하나이며 자연 속의 실존적 존재로서 우주만상 가운데 하나로 융화하는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왈종의 이러한 경향은 그의 작품 주제와 공간을 중도(中道)의 세계라는 그 나름의 생활철학에 근거하고 있다. 격식이나 규범에 구애받지 않는 이왈종의 작품은 그러나 운필의 묘를 통해 문인적 격조를 지키며 풍부하고, 독자적이며, 자유로운 세계를 화면 가득 보여주고 있다.

제주생활의 중도, 판화, 97x37cm, 2016
제주생활의 중도, 판화, 97x37cm, 2016

'제주생활의 중도'연작에서는 서귀포 주변의 생생한 꽃들, 동백, 매화, 수선화 등이 장관의 풍광을 보이는 가운데 골프하는 인물과 이야기가 서사처럼 펼쳐진다. 인생도 골프도 전쟁터와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림에 탱크를 그린다는 작가의 말처럼 집착과 번뇌를 벗어나고자 하는 중도의 염원이 현실의 무력 앞에 여지없이 무너진다. 그러나 이왈종의 생활의 중도는 역설적으로 아름답다...(2009 월전미술상 수상작가 초대展, 전시서문, 류철하)

#작가노트, 이준원(Lee Jun Won)...자동기술법 드로잉으로 작가만의 토템을 만들다

Balthamor No.5 2020, Acrylic and paint on canvas, ∅37.5cm, 2020(사진=갤러리세인)
Balthamor No.5 2020, Acrylic and paint on canvas, ∅37.5cm, 2020(사진=갤러리세인)

“이미 오랜 시간 존재해온 것들을 꺼낸다. 이미 내 안에 장착되어 있는 것들을 켠다. 그것들은 한 개인, 자전적인 것들도 있지만 나라는 개체를 초월하여 이미 쌓여온 것들도 있다.”

생의 유한함에 대한 인식, 두려움과 용기, 극복과 저항, 그리고 순응 등이 뒤섞이며 만들어진 존재들…그 원시적 에너지를 지닌 존재들이 만들어내는 풍경과 드라마. 그 치열하면서도 자명한 전장 속에 던져진 한 개체로서의 내가 남기는 워 페인트 (War Paint). 그 강렬한 얼룩들은 토템(Totem)과도 같아 아주 거대하고 오래된 힘(Spiritual Force)을 내게 주곤 한다.

▶토템 시리즈 (Totem Series): 이준원(Jun-won Lee) 작가는 특유의 자동기술법(automatism) 드로잉&페인팅으로 반추상적 형상을 구축하며 작가의 에너지와 무의식이 타자화(他者化)된 일종의 토템(Totem)들을 만들어낸다.

Inner Dance 20-13, Acrylic and paint on canvas, 27.3×45.5cm, 2020
Inner Dance 20-13, Acrylic and paint on canvas, 27.3×45.5cm, 2020

이 토템들은 삶의 섭리와 뒤엉켜 살아가는 작가 본인과 그림을 보는 이에게 대항, 저항적 에너지를 주면서도 결국은 섭리의 흐름에 휩쓸리는 인간적인 가련함과 처연미(凄然美) 또한 내포한다. 작가에게 생은 존재자(existence)들의 전장이고, 죽음은 진리와 불확실성이 뒤섞인 극복의 대상이다.

#작가노트, 정진용(Jeong Jin Yong)...슬프도록 화려하고 독창적인 서양화가

Lonely high & forlorn#5, 100x80.3cm, 천에 수묵 및 채색, 혼합재료 ,2018(사진=갤러리세인)
Lonely high & forlorn#5, 100x80.3cm, 천에 수묵 및 채색, 혼합재료 ,2018(사진=갤러리세인)

심정택(미술칼럼리스트)은 정진용 작가의 작품들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정진용의 작품은 전시 조건에 따라 작품이 달리 보인다. 2년전 중국 베이징 798 예술특구. 전시 벽면이 전형적인 화이트 보드인 화이트큐브 공간에서 마주한 그의 작품들은 특유의 아우라를 잃고 있었다. 작품은 화려하게 그려진 이미지 위에 0.2 미리미터 크기의 미세한 인조 크리스탈 비즈가 표면에 덮여 있다. 역사와 세월의 흐름에 따라 사라지고 마는 이미지를 현재에 멈추어 가둬놓는 ‘감금과 정지’를 말하고자 한다.

작가의 상상이나 감성으로부터 파생된 형태와 색은 무수하게 도포되어 점착된 크리스탈 비즈의 투명막 속에서 마치 수정 속에 갇혀 화석이 된 고생대 동식물 마냥 영롱하고 생생하게 빛난다.

작가는 동양 전통의 산수화와 일월오악도(日月五岳圖 또는 日月五峰圖) 및 십장생(十長生)을 모티브로 판타지적 경관을 구현한 ‘호연지경’(浩然之景) 시리즈를 계속 선보여 왔다.

정진용은 한 때 서양 문화와 화려한 상류 사회 사교의 정점인 춤과 음악이 어울어진 파티장의 상징인 샹드리에를 색채와 점묘로 재현한 ‘hangover’시리즈를 새롭게 작업해 오고 있다. 시간의 흐름은 권력과 물질의 최고 상징을 초광속으로 퇴색시켜 메가시티 주변 소도시의 허름하고 초라한 행사장의 기물(棄物)로 전락시켜 버린다.

Lonely high & forlorn#7, 100x80.3cm, 천에 수묵 및 채색, 혼합재료 ,2018
Lonely high & forlorn#7, 100x80.3cm, 천에 수묵 및 채색, 혼합재료 ,2018

작품의 구도와 색은 장중하며 묵직한 레드 와인같다. 선은 호방하고 대륙적이다. 중국 미술 시장에서 자국 작가와 흐름을 같이하는 정진용에 대한 관심이 크다. 서양화가인 장희진과는 삶을 꾸려나가는 부부이면서 동료 작가로서, 꾸준히 응원하고 장단점을 보완하면서 서로를 성장시키는 촉매의 역할도 한다고...

#작가노트, 이재원... 우리 고유의 색감과 형태를 담은 오늘의 그릇

이재원작가는 ‘숙련된 손’만이 제작할 수 있는 디자인을 구상하고 제작과정과 노동의 ‘즐거움’을 추구하고 있다. 우리 고유의 색감과 형태를 담은 오늘의 그릇을 나타내고자 했다. 그 대표작업 흑백(黑白)시리즈의 백(白)은 분청사기의 덤벙-귀얄기법이 주는 자유스럽고 추상적인 표현보다는 화장토를 겹겹이 칠할 때 우러나오는 색감과 그로인한 자연스러운 표면의 결에 집중했다. 화장토로 반복적으로 쌓은 얇은 막은 일정한 두께를 넘어서야만 본래의 색을 나타내며, 그 경계를 손으로 기억하는 것이 매일의 과제라는 것, 

▶그릇을 사용하기 전에: ①이재원 도예의 모든 그릇은 공산품과는 다르다. 하나 하나의 물품이 제작자의 손을 거치며, 그릇마다 각각의 표정이나 크기가 약간씩 다를 수 있다. ②이재원의 그릇은 본차이나 제품에 비해 충격에 약하다. 따라서 사용 시 세심한 주의와 손길이 필요하다는 것, ③이재원의 그릇은 전자레인지나 식기세척기 사용 가능하다. 다만, 식기세척기 사용 시 그릇의 모서리부분과 충격에 의한 손상을 주의해야 한다. ④이재원의 그릇은 오븐과 직화 사용이 불가능하다.갑작스런 온도의 변화는 그릇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⑤이재원 도예의 분청그릇은 물에 한번 담가낸 후에 사용하면 냄새나 얼룩을 예비할 수 있다

▶그릇을 사용한 후에: ①장시간 물에 담가 놓을 경우 약간의 수분흡수가 발생하기에 설거지는 바로 하는 게 위생적이다. ②설거지할 때 부드러운 재질의 세척도구를 사용하면 그릇에 생기는 작은 흠집을 예방할 수 있다. ③그릇을 쌓아서 보관할 경우 그릇과 그릇사이에 종이나, 에어팩 등을 넣어 손상을 방지한다 

한편 갤러리세인의 '2021 BAMA'로의 초대는 2021년 4월 9일(금요일)부터 4월 11일(일요일)까지다. VIP 시사회(preview)는 2021년 4월 8일(목요일)17시부터 20시까지다. 출품작품은 회화와 도예 등 40여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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